화쟁위원장 도법스님 ‘화쟁의 이론과 실제’ 특강

지난 18일 열린 ‘화쟁의 이론과 실제’ 첫 강의에서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이 화쟁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붓다가 일생동안 걸어간 길이 바로 화쟁’

“붓다는 언제나 탐·진·치로 인한 싸움이 일어나는 현장 속에 있었다. 그러나 붓다는 우리들처럼 습관적으로 시시비비를 따지지는 않았다. 무엇이 옳다 고집하거나 다투지 않았다. 다만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보라고만 가르쳤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이 대중 앞에서 화쟁(和諍)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도법스님은 지난 18일 전법회관 3층 회의실에서 열린 연수인증교육 ‘화쟁의 이론과 실제’ 첫 강의에서 ‘붓다가 걸어간 화쟁의 길’을 주제로 연수교육의 서막을 열었다. “갈등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진실을 드러내 쌍방을 공감케 하는 것”이란 말이 가장 울렸다.

스님은 부처님이 실제로 체험했던 갈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부처님이 ‘난초처럼’ 고귀하게만 살았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항상 싸움이 가득한 흙탕물 같은 곳에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부처님이 어떻게 갈등을 해결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부처님은 평생에 걸쳐 전쟁, 제자들의 분쟁, 자신에 대한 비난과 저주와 욕설 심지어 자신을 살해하려는 음모까지 누구보다 괴롭고 복잡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이 끝내 부처님일 수 있었던 이유는 뭇 중생들처럼 이를 분노와 증오로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스님은 “‘싸움은 싸움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진리를 결코 잊지 않으며 배려와 화합을 실천한 것이 부처님의 일생”이라고 강조했다. 곧 부처와 중생을 가르는 관건은 욕심과 사심 없이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에 달린 셈이다.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이 화쟁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불교와 화쟁에 익숙지 않은 삶은 눈먼 자의 삶이다. 도법스님은 코끼리의 전체 모습을 보지 못해서 드잡이를 하는 맹인들을 비유로 제시했다. “코끼리의 코를 만진 봉사와 코끼리의 다리를 만진 봉사는 그게 코끼리인 줄 압니다. 이렇듯 참 모습에 대한 무지, 왜곡된 이해와 인식 이 싸움을 만드는 법입니다. 반면 누군가 코끼리의 실상에 대해 친절하게 자세하게 설명해준다면 갈등은 금세 멈출 것입니다.” 실상을 잘 이해시켜 다투던 서로가 인정하고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세상에 처한 불자들의 역할이다.

무엇보다 스님은 싸움을 화해로 바꾸기 위해서 “진실을 드러내고, 진실을 존중하고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침착하게 서로의 일리를 존중하고 배려함으로써 감정의 파도를 가라앉히면 화해와 회통(會通)의 길이 열린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화쟁’이란 무지와 착각으로 이뤄진 양극단의 편견에서 벗어난 중도인 것이다.

한편 오는 10월30일까지 매주 월·목 오후7시에 진행되는 연수인증교육 ‘화쟁의 이론과 실제’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흥선스님(화쟁위원회 부위원장), 인문운동가 이남곡 씨,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등의 강연이 잇달아 펼쳐진다.

지난 18일 열린 '화쟁의 이론과 실제' 강의 모습.
강의가 끝난 후에는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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