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노동위원회 등, 직접고용·복직 KTX문제 해결 촉구

KTX 여승무원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몸을 낮췄다. 걸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자벌레처럼 온 몸으로 걸었다. 승무원들을 위해 스님들과 신부, 목사 등 종교인들도 힘을 보탰다. 해고된 지 4223일째, 11년 넘도록 힘겨운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KTX 문제 해결을 위해서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용스님)는 오늘(9월21일) 오후2시 천주교서울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비정규직대책한국교회연대,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과 함께 ‘KTX여승무원 문제 해결 촉구 종교인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를 출발해 서울역까지 이어진 오체투지에는 사회노동위원회 혜찬스님을 비롯해 고금·월엄스님 등 실천위원 스님들과 정수용 천주교서울교구 노동사목위원장,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장 등 50여 명이 참가했다.

목탁 소리와 오체투지가 시작되자 지나가는 시민들도 행렬에 관심을 보였다. 오체투지를 지켜보는 시민들과 카메라에 담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총파업에 돌입해 집회 중이던 LG생활건강노동조합원들도 오체투지 행렬에 박수를 보내며 KTX 문제 해결을 기원했다.

KTX 문제는 우리사회 비정규직 문제의 상징이다. 2004년 코레일 자회사에 고용된 KTX 여승무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자 코레일은 280명을 정리해고했다. 이후 여승무원들은 코레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혀 최종 패소했고 1인당 8640만원과 이자 등 1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현재 33명이 직접고용과 복직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또 지난 20일부터 서울역에서 복직촉구 농성에 돌입했다.

사회노동위 실천위원 혜찬스님은 “촛불의 염원으로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우리사회 노동자, 농민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오체투지를 통해 KTX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김승하 지부장은 “4223일이 됐다. 하지만 철도공사는 변한 것이 없다. 11년 동안 의지를 갖고 해 온 것처럼 한다면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종교인들이 KTX문제 해결 염원을 담아 함께 오체투지를 해주시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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