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의 물결로…
사람이 인간지능을 초월한
비생체 인공지능에게
점령 당하지 아니하고
인간성을 지켜낼 수 있는
직업적 사회적 정신적
활동영역은 과연 얼마나 남을까

사바세상, 지구촌 세계정세가 혁명적인 변화에 휘둘리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완성 단계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국제정세가 일촉즉발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또 한 편으로는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 발전으로 모든 인류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우월한 초인공지능이 출현하고 인류 생활패턴의 혁명적 변화가 20~30년 이내에 도래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조간신문, 저녁 TV 뉴스를 접할 때마다 한반도를 태풍의 눈으로 하여 세계정세와 인류문명이 시시각각 요동침을 목도한다.

인생 60년, 육십갑자(六十甲子) 한 바퀴를 돌아 60세에서 75세까지 포함하는 신중년 시절에 접어들며 백세 시대를 실감한다. 주위를 돌아보면 여전히 현업에 왕성한 경우도 있지만, 태반은 은퇴나 정년퇴직을 비롯해 현역을 떠나 등산, 서예, 운동, 귀농 등 인생 이모작(二毛作)에 접어든 삶들이 흔해진 시대이다. 

인생 일모작 한바퀴 60여 년 성상(星霜)을 돌아보니 나름 분투노력하며 방황했던 수많은 날들이 한줄기 섬광처럼 <금강경> 마지막 사구게(四句偈) 그대로 꿈, 환상, 물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같이 지나갔다. 숙세의 인연이 있어 사바세계 지구촌 한반도에 이목총명(耳目聰明)한 남아로 태어나 좋은 부모님 형제, 선생님, 친구들, 배우자, 자녀를 점지 받아 대한민국 고도성장과 민주화, 선진화의 시대를 한 몸으로 겪으며 백천만겁 만나기 어렵다는 불법(佛法) 진리와 아름다운 선지식 도반들을 만나 행복한 중생놀음 원 없이 하였다. 

몰록 ‘거울 속에 비친 저 한 물건, 나는 누구인가’고 ‘인생 일대사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문’을 또 다시 품어본다. 지금까지 흘러 온 기간 동안 알게 모르게 지어 온 수많은 신구의(身口意) 삼업을 돌아보며 인생 이모작 임기 종료 전에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수많은 유형 무형의 은혜로운 존재들에게 신세 갚으며 사람으로 태어난 소명과 숙제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부족한 나를 품어 준 가족과 이웃, 대한민국과 한반도, 지구촌 인류 생명계와 태양계 우주의 평화와 안전을 위하여 이 한 마음, 한 몸 아낌없이 돌려 주리라던 결심을 되새긴다. 

ICBM(IoT, Cloud, Biotech, Mobile), Big Data, AI(Artificial Intelligence), 3D Print 등 서방의 첨단 과학 기술과 동방의 주역(周易) 및 음양오행 사상을 융섭해, 동서 문명이 조화된 신인류상을 찾는 길에 나선다. 가톨릭, 개신교, 이슬람교의 하나님과 한민족 전래의 하느님(한얼님 또는 하눌님), 유학과 도교의 천명(天命)과 천도(天道)가 불생불멸한 한마음 자리에 모여 형제처럼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그려 본다. 

본격화되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로 20, 30년 내에 인간 지능을 초월한 슈퍼 인공지능이 특이점(Singularity)을 통과한 이후, 사람이 인간 지능을 초월한 비생체 인공지능에게 점령당하지 아니하고 인간성을 지켜낼 수 있는 직업적 사회적 정신적 활동영역은 과연 얼마나 남을까. 첨단 기술이나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는 인간의 혼과 감성, 덕성이 살아있는 문화예술, 영적 영역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조금씩 나이테를 발견하는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며, 시시각각 밀려오는 지구촌 신문명 시대의 물결 속에 살아갈 인생 이모작 기간에 정답 없는 화두를 품고 바람처럼 물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그려본다.

[불교신문3332호/2017년9월23일자] 

손수일 논설위원·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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