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초행길이다. 근자에 잘 정비된 산길이다. 근데 그 길 가운데를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이 있다. 가늘지만 곧다. 희귀종 인가? 하얗게 두른 천은 주의를 당부하는 것일까? 아니면 치료를 위한 것일까? 그 사이 점점 가까워진다. 어이없게도 휘어진 나무를 지지하기 위해 세운 쇠기둥이다. 다른 나무들이 시야를 가려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격이 되고 말았다.

[불교신문3335호/2017년10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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