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사 산사음악회 나서는 가수 한영애 

한영애는 오는 21일 봉화 청량사 산사음악회 무대에 올라 사부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어둠은 늘 그렇게 벌써 깔려 있어/ 창문을 두드리는 달빛에/ 대답하듯/ 검어진 골목길에 그냥 한번 불러봤소~”

힘차게 내달리는 코뿔소처럼 혼을 담아 노래하는 블루스의 여제. 파격적인 무대연출로 무대를 장악하는 가수 한영애가 오는 21일 봉화 청량사 산사음악회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01년 청량사 제1회 산사음악회에 가수 장사익, 안치환과 함께 초대된 이래 오랜 만에 천년고찰에서 사부대중을 만난다. 

지난 13일 서울 대학로 사무실에서 만난 한영애는 “산사음악회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것이 청량사였던 만큼 아무리 바빠도 의뢰를 거절할 수 없었다”면서 “더욱이 고찰과 자연의 조화가 일품이 무대에서 대중을 만날 수 있어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소회를 전했다. 

평소 체력관리를 위해 등산을 즐긴다는 그는 산을 찾을 때면 인근 사찰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등 불교와 인연이 각별하다. 한국적 블루스 음악의 지평을 연 그룹 ‘신촌블루스’로 활동하면서 ‘노래하는 수행자’ 도신스님과도 음악적으로 교류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산사음악회는 더욱 특별한 무대다. 지난 4월에는 서울 북한산 심곡암 봄 산꽃축제에서 노래를 불렀다. 한영애는 “특별히 종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사찰을 다니면서 불교와 맞는 부분이 적지 않은 것 같다”면서 “자연 속에서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산사음악회는 앞으로도 인연이 닿는 데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1975년 혼성 통기타 그룹 해바라기 1집으로 데뷔한 그는 1985년 솔로 1집 '여울목'을 냈고 1986년 신촌블루스의 창단 멤버로도 활동했다. 한때는 극단 자유극장에서 배우로 활동하며 연극에 빠진 적도 있었다. 1992년 발매한 3집 수록곡 ‘조율’은 25년이 지나 지난해 겨울 촛불집회와 올해 봄 세월호 참사 기억문화제 등에서 울려 퍼지며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주세요’라는 노랫말은 많은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작곡가 한돌 씨가 만든 곡을 토대로 개작한 것으로 ‘알고 있지 꽃들은’ 한 줄을 써놓고 완성하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려 완성한 노래”라며 “당시 대중과 함께 연대감을 나누기 위해 숭고한 마음으로 광화문 무대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한영애는 지난달 9일 여수를 시작으로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오는 11월3~4일 경기 문화의전당 소극장, 12월24일 익산 예술의전당 대극장 등 전국 투어를 통해 ‘명품가수’로서 재도약에 나선다. 공연 제목인 ‘바람’은 2014년 11월 발매된 6집 ‘샤키포’의 수록곡에서 따왔다. 

그는 “첫 공연지가 결정되면서 ‘여수에 부는 바람’이란 단어가 불현듯 떠올랐다”면서 “자연에서 불어오는 ‘바람(wind)’과 무언가 이뤄지길 바라는 ‘바람(wish)’이라는 두 가지 뜻을 모두 담았다”고 말했다. “힘들 때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노래한다”는 그가 2시간의 공연시간 동안 부르는 노래만 20여 곡. 영상이나 안무, 코러스 없이 오직 보컬과 밴드의 연주로만 무대를 채운다. 1970~1980년대 공연처럼 오직 ‘음악’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품은 6집의 수록곡이 이제야 비로소 세상과 어울리는 것 같다”면서 내년까지 이어질 투어에 전념할 계획이다. 이어 “40년 넘게 가수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무대는 여전히 나를 성장하게 하고 발전시켜주는 ‘성장판’ 같은 존재”라며 “대중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그저 노력할 뿐”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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