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원력·공심으로 ‘불교를 불교답게’

공약 및 주요 종책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된 설정스님이 지난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수행가풍과 승풍 진작’ 비롯 
교구중심제 강화 종단쇄신 등 
‘10대 기조 60대 과제’ 제시 
“바꿀 것은 과감하게 바꿀 것”

제35대 총무원장 당선인 설정스님의 핵심 공약 ‘신심(信心) 원력(願力) 공심(公心)’은 평생 스스로 걸어온 길이다. 한국불교와 종단을 위해 원력을 세우고 신심을 다해 공심으로 매진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일심(一心), 위법망구 위공망사(爲法忘軀 爲公忘私),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 자리이타(自利利他), 조고각하(照顧脚下), 심즉시불(心卽是佛)이 이를 대변하는 단어들이다. “죽도록 해보세요. 안되는 게 없습니다. 원력과 능력을 하나로 모으면 세상에 못 이룰 것이 없습니다. 무엇이든 한마음으로 할 수 있습니다(一心)”, “나를 버리고 모두를 위해 살겠다는 공심이야말로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입니다. 공심이 없으면 어떠한 소임도 맡아서는 안됩니다(爲法忘軀 爲公忘私).” 설정스님이 제시한 10대 종단 운영 기조와 주요 종책의 근간을 이룬 단어들이기도 하다. ‘불교를 불교답게’ 만들겠다는 원력의 귀결이다.

‘불교를 불교답게’를 구체화한 10대 기조는 △수행가풍과 승풍 진작 △교구중심제 강화 △대중공사에 기초한 종단 쇄신 △종무행정 시스템 개선 및 종단재정 안정화 △불교·전통문화에 대한 획기적 국가정책 수립 △승려복지시스템 확대 및 내실화 △승가교육 체계화 및 전문인재 양성 △포교정책의 다각화·내실화 △한국불교의 세계화 △종단의 사회적 역량 강화 및 대국민 신뢰 제고 등이다.  

첫 번째 종책은 수행가풍과 승풍진작이다. 총림 및 본사 단위의 수행결사를 통해 수행가풍을 진작시키고 평생 수행지원제도를 종단에서 갖춰나갈 계획이다. 호법기능 강화, 현재 시행 중인 은퇴출가제도를 강화하는 등 종단 차원의 출가 TF 구성도 약속했다. 존경받는 승가상 구현이 목표다. 34대 총무원의 핵심 과제이기도 했던 교구중심제를 강화해 계승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본사 사찰행정과 구분되는 교구 종무행정사무를 전담할 교구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말사주지 인사권을 교구로 완전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교구별 특성화된 수행·포교방안을 수립하고 지원함으로써 교구의 역할 강화, 경쟁력 강화에 힘써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광역자치단체에 교구본사급 사찰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비구니부 신설, 비구니 특별교구 설립, 종법 체계 가운데 비구니 스님 차별조항 개정 등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종단 쇄신을 위한 대중공사를 지속하겠다는 종책도 제시했다. 중앙 중심의 대중공사를 교구 단위 대중공사로 확대시키고 이를 통해 종단 쇄신 과제와 실행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승가복지 확대 발전을 위해 생애주기별 승려복지모델을 구축하고 치료가 아닌 예방으로 승가복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도 꼽았다. 종도들이 노후에 대한 걱정 없이 수행을 비롯한 각각의 영역에서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승려복지시스템 확대 및 내실화’를 최우선 종책 과제로 선정해 승가공동체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에 대한 종단 의료지원 확대, 종단 스님의 50%까지 국민연금 지원 확대, 교구별 노스님 수행관 건립 지원, 승보공양운동 확대 발전 등을 주요 종책으로 추진한다.

승가교육 체계화도 주요 종책 가운데 하나다. 수행과 학습, 삶이 조화를 이루는 평생교육체계를 구축하고, 시대변화에 조응하는 승가교육 과정으로의 대전환을 모색하는 방안이다. 권역별 연수교육시설 마련, 학인 스님 대상 외국어교육 강화을 비롯한 분야별 인재 육성, 연수교육비 지원과 법계별 가사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각종 사회의제를 총체적으로 다루는 대사회정책 전담기구를 설립하고, 정치·경제 환경·통일 등 전문 인력들과의 연구를 통해 종책에 반영하는 ‘미래불교원(가칭)’을 설립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종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주요 공원에 편입된 사찰 토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상, 문화재관람료 문제 해결, 전통사찰 미등기 건축물 양성화 및 강제이행금 면제 등도 구체적 종책으로 제시했다.

설정스님은 선거기간 중 발행한 종책자료집을 통해 “잘하고 있는 것은 더 잘하도록 하고, 고칠 것은 고칠 것이며, 바꿀 것은 과감하게 바꿀 것”이라며 “한국불교와 종단을 위해 원력을 세우고 신심을 다해 공심으로 매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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