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아미타여래좌상에서 나온 <성불수구대다라니>.

국내 유일 '성불수구대다라니' 비롯
고려 '대방광불화엄경' 28책 등 발견

관음보살입상, 지장보살입상 복장 개봉 안해
"복장 원형 유지한 사례로 비불로 모실 것"

600년 간 일반에 공개되지 않아  비불(秘佛)로 꼽히던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삼존불상의 비밀이 풀렸다. 고려시대 경전을 비롯해 불상 조성 경위와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불복장이 대거 발견된 것.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오늘(10월16일) 해인총림 해인사 원당암 보광전에 모셔진 목조아미타삼존불상을 정밀 조사한 결과 불상 내부에서 고려 우왕 1년(1375년)에 제작된 <성불수구대다라니>를 비롯해 고려대장경으로 찍어낸 <대방광불화엄경> 28책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성불수구대다라니>는 소매에 넣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수진본으로 국내 전존본이 확인되지 않은 유일본이다. 마리지천도상이 그려진 변상도를 비롯해 그 간행 기록이 명확히 새겨져 있어 불교회화, 서지학적 연구 등에 높은 가치를 지닐 것으로 평가된다. 함께 발견된 <대방광불화엄경>은 고려대장경을 비롯해 고려시대 때의 해인사 사간판(寺刊板)에 대해 알 수 있는 중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목조아미타여래좌상에서 발견된 <대방광불화엄경>.

불상 조성 경위와 시기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수발원문(1694년)과 은제후령통, 고려시대 경전 등도 함께 발견됐다. 복장물에 따르면 목조아미타삼존불상은 15세기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본존인 아미타불좌상에서 발견된 중수발원문에 그 기록이 새겨져 있다. 중수발원문에는 1694년 해인사 스님인 숭열스님, 종안스님 등이 모연해 불상을 조성했고 증사로 탁근스님, 일원스님 등이 조각에 법능스님, 법종스님 등이 참여했다고 적혀 있다.

함께 발견된 은제후령통은 조선전기 고승 학조스님 주도 하에 불상이 조성된 것을 추정케 한다. 1490년 학조스님은 왕실 후원을 받아 같은 해 해인사 법보전과 대광명전에 비로자나불을 모셨는데 이 때 납입했던 은제후령통과 유사한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조계종은 목조아미타불상 양 옆에 위치한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을 'X-ray'로 촬영, 복장을 열지 않고 불상 내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보살상 내부에 아미타불좌상에서 출토된 후령통과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후령통이 추가로 발견됐으며 그 주변에 6행 17자로 구성된 절첩본(折帖本) 형태 경전과 17자로 구성된 족자형 사경이 확인됐다. 금속장식이 달린 족자형 사경의 경우 현재 일본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 사경 <불설대길상다라니경>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계종은 목조아미타삼존불상이 국보 제 282호 ‘흑석사 아미타불좌상’, 보물 제 1615호 ‘경주 왕룡사원 아미타불좌상’과 양식이 유사하며 조선 전기 유행했던 아미타삼존 형식(중앙에 있는 아미타불 좌측에 관음보살, 우측에 지장보살을 안치한 형태)으로 구성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15세기 조성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종단은 이와 함께 1983년 이래 60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복장을 개봉하지 않은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 신성성을 그대로 보존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용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 문화재팀장은 “두 보살상은 현존하는 불상 가운데 복장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사례”라며 “광학적 조사를 통해 내부 복장물을 확인하는 것에 그 의미를 두고 전 종정 스님인 혜암스님 유지와 방장인 원각스님 뜻에 따라 향후에도 복장을 열지 않고 비불(祕佛)로 법당에 모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은 앞서 원당암 목조아미타삼존불상과 복장물로 나온 전적을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한 상태다.

보살상 'X-ray'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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