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사 선재대학 이송무 문광자 부부

신행생활도 여가도 늘 함께 한다는 이송무, 문광자 부부는 불광사 선재대학에서 노년의 즐거움을 찾았다고 말했다.

“일흔 넘으니까 건강도 예전 같지 않고 우울한 마음이 들거든요. 근데 선재대학에서 도반들이랑 같이 노래도 부르고 레크리에이션도 함께 하다보면 즐겁고 신나요. 목요일에는 선재대학에 와서 노래하고 춤추면서 스트레스를 풉니다.”

불광사가 70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해 개원한 선재대학에 함께 다니는 이송무(71, 법명 성원) 문광자(71, 법명 명현성)부부를 지난 15일 불광사에서 만났다. 동갑내기로 신행활동도 운동도 함께 한다는 부부는 3월 선재대학에도 같이 입학하는 등 남다른 금슬을 보여준다. 부부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 권유로 지난 2004년부터 불광사에서 신행활동을 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빠지지 않고 일요법회에 나오는데, 선재대학 개강 공지를 듣고 흥미를 갖게 됐다. “70세 이상이라길래 우리도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으로 수강신청을 했어요. 그런데 첫 수업에 가보니 거사는 저희 남편 1명뿐이더라고요. 45명이 수업을 듣는데 남편 혼자 머쓱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참아준 덕분에 열심히 다니고 있어요.” “남자는 혼자라 처음엔 쑥스러웠어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아내가 하고 싶어 하니까 제가 부끄러움을 참아야죠. 요새는 도반들 낯도 익혔고, 또 한 분이 등록해서 청일점 신세는 면했습니다. 허허.”

요새는 일요법회와 목요일 선재대학 출석이 부부의 일상이 됐다. 선재대학 프로그램이 건강과 오락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덕분에 절에 나와서 실컷 웃고 돌아갈 수 있다. 3월 개강 이후부터 지금까지 스님 법문은 딱 한번 뿐이고, 노래교실과 특강으로 채워졌다. 봄가을로는 여주 신륵사와 평창 월정사로 성지순례도 다녀왔다. 특히 전문 강사가 와서 직접 지도하는 노래교실은 수강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만큼 교육원 건물은 노래방을 방불케 한다. 신나게 노래 부르고 박수 치다보면 엔돌핀이 절로 돈다. 1시간30분이 짧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법회는 엄숙하잖아요. 선재대학은 그런 면이 전혀 없어요. 70대 불자들이 모여 편하게 노래를 부르다가 흥이 나면 춤도 춰요. 이 시간만큼은 모든 게 가능합니다. 춤추고 노래하면 웃음도 많아지고, 분위기도 좋아져요. 우울함이나 답답함도 날려버릴 수 있어요. 노인건강에 당연히 좋지 않겠습니까.”

또 건강 특강을 들으며 노후건강유지 비법에 대한 노하우도 전수받았다고 한다. 지난 학기에는 손지영 송파노인요양센터 원장이 치매노인 요양제도와 복지제도를 설명해줬다. 또 약사와 의사로부터 약 복용방법과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법을 배웠다. “이 나이가 되면 아픈데도 늘고, 누구나 약 하나 씩을 복용하거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죠. 한 번씩 건강강의를 들으면 생활에 도움이 돼요. 요양제도도 잘 모르는 내용이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됐어요.”

부부는 기회가 되면 선재대학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집에서 불광사까지 오는 길 함께 드라이브하고, 도반들과 놀다보면 기분전환도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요법회에서는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선재대학에서는 활기를 얻으니 노년의 삶이 건강하고 풍요로워졌다”며 “부처님과 인연 맺은 덕분에 행복한 삶으로 회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불교신문 3338호/ 2017년 10월21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