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정욱스님

김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정욱스님은 “다문화는 이제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사찰이 포교를 위해서라도 다문화가정을 안아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이 다문화가정과 어울려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포교 활성화를 위해서도
사찰이 관심갖고 나서야”

이민자 200만명 시대를 맞아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노동자 등은 우리사회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이 이제 더 이상 낯선 모습은 아니다. 이처럼 다문화가정은 우리사회가 마주한 현실이 됐지만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들은 이방인이나 못 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도 생각하는 편견이 존재하고 있다. 편견에서 벗어나 이민자들이 사회 적응을 돕는 교계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정욱스님)는 지역 결혼이주여성 한국사회 적응을 도우며 부처님 자비사상을 전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직지사 지원으로 지난 2008년 문을 연 김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수준별 한국어 교육과 가정을 찾아가는 방문교육,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언어발달지원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6년 건강가정지원센터와 통합해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일 뿐만 아니라 가족교육 및 문화 사업 등 지역사회의 상생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의 인권과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미 결혼이주여성 1세대 자녀들의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와 활동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혼이주여성의 정착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2세들을 위한 활동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결혼이주여성의 자존감을 높이는 프로그램과 함께 다문화가정 2세들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센터 운영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센터장 정욱스님은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어 교육과 국적취득 프로그램, 검정고시반 운영 등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세들의 양육과 사회 적응을 위해 결혼이주여성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 스님의 생각이다.

특히 센터에서 운영하는 검정고시반 프로그램은 김천을 비롯해 상주나 칠곡 등 인근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호응이 높다. 검정고시반을 통해 90% 이상이 합격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지역 대학과 연계한 입학설명회도 계획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2세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어와 모국어를 함께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이중 언어 교실 프로그램도 센터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다.

“결혼이주여성과 이주 노동자들 없이는 농촌 일손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기 울음소리도 들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센터장 정욱스님은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지역사회가 함께 다문화가정과 어울려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결혼이주여성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점이 경제적 어려움도, 문화 차이도 아닌 “무시하는 듯한 행동과 언어”라고 설명했다.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결혼이주여성을 대하는 사회적 편견이 그들의 사회적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님은 교육과 함께 다문화가정과 일반 가정이 함께 어울리는 기회를 자주 마련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교육이 아닌 체험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또 지역 사찰들의 관심과 지원도 호소했다. 불자들과 일반 시민들의 인식 개선도 당부했다. 정욱스님은 “결혼이주여성은 불교 국가에서 온 이들이 많다. 포교 차원에서도 교계에서 더욱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한다. 직접적인 포교는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활동을 통해 불교와 인연을 맺게 해 줄 수 있다”며 “특히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즐겁고 따뜻한 기억을 심어주고 불교는 친숙한 종교라는 점을 인식하게 해 주면 성인이 되어 힘이 들 때 절을 찾을 것이다. 지역 사찰도 결혼이주여성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돌봐준다면 포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이제 다문화가정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가정의 한 형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문화는 이제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그들이 우리와 다르다는 점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안아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자들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색안경을 벗고 맑은 눈으로 그들을 인정하고 함께 손잡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 3340호/ 2017년 10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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