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연구회 ‘깨달음 논쟁’ 제2차 연찬회

불교학연구회가 지난 11월 11일 동국대 혜화관 고순청세미나실에서 제2차 학술연찬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불교학연구회

깨달음에 대한 세계 각국 불교의 논쟁을 조명하는 시리즈 연찬회가 두 번째로 열렸다.

불교학연구회(회장 최종남, 중앙승가대 교수)는 지난 11월 11일 동국대 혜화관 고순청세미나실에서 제2차 학술연찬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찬회에서 김한상 동국대 강의 교수는 ‘초기불교에서 본 재가자의 깨달음에 대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초기불교에 대한 오해 가운데 하나는, 세상을 버린 출가자만이 깨달음을 이룰 수 있고, 세상의 온갖 잡무와 유혹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재가자의 종교적 목표는 깨달음이 아니라 공덕을 쌓아 좋은 재생을 얻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생각은 명백히 붓다의 가르침과 상충된다”고 강조했다.

김한상 교수는 “재가자의 역할을 단지 출가자에게 음식, 의복, 거처 등과 같은 물질을 후원하는 것에만 국한한다거나 재가자의 이상이 단지 공덕을 지어 천상에 태어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은 잘못”이라며 “거시적으로 보면, 출가자에 대한 물질적 후원과 공덕을 쌓는 행위들도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순차적 단계들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이어 “깨달음에 있어서 출가자와 재가자의 차이는 출가자는 지름길을 통하여 깨달음으로 신속하게 나아가는 것”이라면서 “재가자는 돌아가는 길을 통하여 깨달음으로 서서히 나아간다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불교학연구회가 지난 11월 11일 개최한 제2차 학술연찬회에서 김한상 동국대 강의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초기불교에서 본 재가자의 깨달음에 대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불교학연구회

또한 김한상 교수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인 팔정도(八正道)는 출가자와 재가자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열려 있다”면서 “비록 가정과 사회의 의무에 억매여 있는 재가자라도 자신이 처한 환경과 상황에 맞게 최대한의 노력을 다한다면 깨달음으로 가는 길은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재가자가 이번 생에서 자신이 이룰 수 있는 깨달음의 단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스스로 명확히 인식하는 것은 정신적 향상의 동기를 부여받아서 바른 서원을 세우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본 논문이 재가자의 동기 부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10월14일 동국대 신공학관 세미나실에서 제1차 연찬회를 갖은데 이어 열린 제2차 연찬회에는 사부대중 150여명이 동참해 깨달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밖에도 이날 학술연찬회에서는 문경 한산사 선원장 월암스님의 ‘선(禪)과 깨달음’ 이란 주제의 기조강연과 △유가행파의 해탈적 인식(김성철 금강대 교수) △천태종에서 바라보는 깨달음(이병욱 고려대 강사)이란 주제의 발표와 토론도 진행됐다.

제3차 연찬회는 12월9일 동국대 혜화관 고순청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이날 연찬회는 이평래 충남대 명예교수의 ‘대승기신론에서의 깨달음’이란 주제의 기조강연에 이어 △초기불교 문헌에 나타나는 깨달음의 다원적 양상(임승택 사회, 이필원 발표, 김준호, 김한상 논평) △여래장에 대한 믿음과 깨달음의 긴장 관계(정영근사회, 차상엽 발표, 남수영, 김성철 논평) △화엄종에서 바라보는 깨달음의 유형과 방식(김원명 사회, 석길암 발표, 이병욱, 조윤경 논평) △조사선에서 깨달음의 성격과 기능(김원명 사회, 김호귀 발표, 조명제, 정운스님 논평)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불교학연구회는 세 차례 연찬회가 모두 끝나면 12월23일부터 이틀간 경북 문경새재리조트에서 ‘인도, 중국, 티벳불교의 깨달음 논쟁’이란 주제로 겨울워크숍을 겸한 종합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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