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불교문화재단, ‘퇴옹성철…’학술대회

이날 세미나에는 원로회의 부의장 세민스님, 총무원장 설정스님, 해인사 주지 향적스님 등이 참석했다.

“봉암사 결사가 역사적으로 의미를 갖는 가장 큰 이유는 해방 이후 왜색불교의 배격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가장 강렬한 메시지를 불교계에서 던져 주었기 때문이다.” 이종수 순천대 교수는 봉암사 결사 70주년과 해인총림 50주년을 기념해 11월 17일 열린 ‘퇴옹성철과 현대 한국불교의 정체성’이란 주제의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봉암사 결사의 배경과 불교사적 의의’라는 주제로 발표한 이종수 순천대 교수는 “(한국) 전쟁으로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그 결사의 정신이 조계종을 건설하고 간화선 수행가풍을 확립시켰다”면서 △승가 계율 정신의 회복 △한국불교 수행전통의 복원 △간화선 중심의 정체성 확립을 긍정적 영향으로 꼽았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축사를 하고 있다.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해인총림 결성의 배경과 현재적 의의’란 주제 발표에서 “성철스님의 총림 운영 요체는 엄격한 계율, 철저한 참선, 일관된 이론, 즉 계율을 지키고 선정을 닦아 지혜를 갖출 수 있는 종합 수도장(修道場)이었다”면서 “(하지만) 해인총림이 조계종의 큰 기대를 갖고 출범했고, 방장인 성철스님의 의지도 강건했으나 재정이 충분하지 못하고, 통합종단 이후에도 종단 내 갈등으로 이상을 제대로 실현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근현대 불교에서 퇴옹성철의 역할과 백일법문의 위치(서재영, 불광연구원) △퇴옹성철의 선문헌 번역사업의 내용과 의의(박인석, 동국대 불교학술원) △퇴옹성철의 대중포교 내용과 불교사적 의의(최원섭, 동국대) △성철의 교외별전 - 성철의 ‘거짓말’에 속아야 할까, 속지 말아야 할까?(변희욱,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원) 등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주제발표가 모두 끝난 뒤에는 최연식 동국대 교수의 사회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백련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또한 원택스님은 “1967년 성립된 해인총림 역시 불교계 총림 제도의 초석을 놓은 아주 중요한 일로 승가가 지향해야 할 본연의 모습이 구체화됐기 때문”이라면서 “봉암사 결사와 해인총림 성립은 현대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한편 주제발표에 앞서 진행된 개회식에서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이 제 모습을 찾아가는 55년 과정 중에 성철큰스님은 늘 중심에 서 계셨다”면서 “부처님 법대로 산다는 정신아래 펼친 투철한 결사운동인 봉암사 결사는 왜색으로 물든 한국 불교계의 악습을 혁파하고 한국불교가 나갈 방향성을 제시한 역사적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봉암사 결사는 오늘에 이르러서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한국불교계가 앞으로 늘 나침반으로 삼아야 할 수행의 지침”이라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축사를 통해 “성철 큰스님은 영원한 우리의 지도자요 스승이요 대선사”라면서 “법을 지도할 때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웠고, 중생들을 향해서 자비심을 베풀 때는 관음보살처럼 자비스러운 어머니같은 위대한 스승”이라고 회고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큰스님이 떠나신 지금 우리들은 위대한 스승이며 위대한 지도자이고 위대한 대선사를 가슴 속에 담아 한국불교에 처한 현실 되새겨보아야 한다”면서 “한국불교 정체성과 한국불교 좌표가 무엇인지 생각할 때 부처님 법대로 살아야 한다는 큰스님의 간절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해인총림 해인사 주지 향적스님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원로회의 부의장 세민스님,  총무원장 설정스님, 교육원장 현응스님, 해인사 주지 향적스님, 총무원 사회부장 진각스님을 비롯해 사부대중 100여 명이 자리를 같이했다.해인사 주지 향적스님은 격려사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대처승화 된 한국불교를 청정비구승단으로 회복하기 위한 정화불사의 초석을 다진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되는 봉암사 결사는 부처님법대로 살자는 기치아래 모인 선각자들의 결사였다”면서 “봉암사 결사 정신을 이어 태동한 해인총림은 한국불교의 수행가풍을 선도한 도량으로 선원, 강원, 율원을 통한 승가교육을 선도한 보고이자 눈 푸른 납자의 산실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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