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선수 누구 있나

모태범 선수.

심석희, 모태범, 이상호 출전
김용규 선수 등 괴력 신예까지

불심으로 안정 찾고 정신력 강화
긴장 이겨내고 좋은 결과 이어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불자 선수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동계올림픽계 ‘지각 변동’을 일으킬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초조와 불안을 불심으로 달래며 스스로를 다독거리는 불자 선수들의 ‘멘탈 관리’는 한국 대표팀을 승리로 이끄는 동시에 국민에게 짜릿함을 선사할 것이다. 오는 2018년 2월 강원도 평창에서 금빛 질주를 담당할 기대주를 소개한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 선수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최고 기대주로 꼽힌다. 강한 체력과 지구력을 갖춘 선수로, 175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힘과 스피드가 장점이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부 개인종합 3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평창행을 확정지었다.

지난달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쇼트트랙 2차 월드컵에서는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29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으며 3차 대회에서는 쌍두마차로 꼽히는 최민정 선수를 밀어내고 1500m 패권을 거머쥐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17살의 나이로 대표팀 막내였던 심석희 선수는 이제 어엿한 쇼트트랙 여제가 됐다. 소치에서 돌아온 뒤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를 ‘2018’로 바꾸며 평창 올림픽을 기다려왔다는 후문이다. 할머니를 따라 절에 다니며 불교와 인연을 맺은 심 선수는 늘 손목에 단주를 차고 다닐 정도로 불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행복바라미’ 캠페인 홍보대사로 활약하며 나눔 활동을 펼쳐오기도 했다.

심 선수는 2014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훈련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태릉선수촌) 법당을 찾아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간다”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만족하고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하는 것이 더욱 뜻 깊을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종립학교 은석초등학교 출신이자 남양주 봉선사 신도로 알려진 모태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는 이번 평창서 다시 한 번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2010 벤쿠버동계올림픽 당시 남자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따내며 ‘모터범’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소치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하며 한 때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모태범 선수는 좌절 대신 양팔에 ‘Sustine et abstine(참고 절제하라)’ ‘Acta Non Verba(말보다 행동)’을 라틴어로 새겼다. 불제자답게 지나간 일에 집착하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결연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증명하듯 모태범 선수는 지난달 올림픽 대표 선발전 500m와 1000m에서 모두 태극마크를 달았다.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내로라하는 세계선수들을 제치고 한국 스노보드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스키 스노보드 이상호(22) 선수 활약도 기대를 높인다. 이상호 선수는 이미 2016~2017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평행대회전 은메달,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 회전과 대회전에서 1위를 따내며 아시아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걸 입증했다. 불심 깊은 부모님 아래 자란 이상호 선수는 지난 2월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대회에 참가하기 전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으로부터 격려를 받기도 했다. 

김용규 선수.

평행대회전의 최보군(26) 선수 역시 강력한 메달 후보다. 최보군 선수는 터키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이상호와 함께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 최초 동계아시안게임 바이애슬론 개인 종목 메달리스트로 기록된 김용규 선수도 떠오르는 메달 기대주다. 올림픽 출전은 내년 1월경 확정될 예정이지만 한국이 동계아시안게임 14년 만에 따낸 바이애슬론 메달 개인전 첫 쾌거를 안긴 만큼 김용규 선수에 거는 기대도 크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결국 정신력 싸움이라 불리는 스포츠 분야에서 불자 선수들은 유독 두각을 드러낸다. 박종길 체육인불자연합회장은 “올림픽이나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경기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 평소에도 체력 뿐 아니라 정신력 강화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며 “긴장 속에서도 명상이나 자기최면을 통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정신력 강화법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릴 ‘평창올림픽 스타디움’. 사진=올림픽 홍보 캠페인 사이트 ‘헬로우 평창’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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