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추는 마음 비추인 마음

쿨라다사 지음·김용환 옮김/ 학지사

40년 넘게 불교수행 이어 온
뇌 과학자와 제자들 힘 모아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명상안내서’ 펴내

“명상은 마음 수련하는 과정
행복과 자유 향할 길 될 것“

불교수행에 뿌리를 두고 있는 명상은 과학적으로 그 효능이 입증된 만큼 이제 종교와 국경을 초월해 우리의 삶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방편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외에서 관련 책이 수없이 출판됐고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명상의 이익이나 효과, 또는 심리학적, 과학적 근거를 다루는 책이나 자료는 많지만,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고 제대로 다스릴 수 있는 방법으로 이끄는 책을 만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뇌 과학자로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다 명상에 매료돼 40년 넘게 불교명상수행을 이어가고 있는 쿨라다사 박사와 그의 제자들이 명상과 깨달음의 수행을 위한 안내서 <비추는 마음 비추인 마음>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불교명상을 발견했을 때, 이제까지 내 인생의 많은 조각이 완벽하게 제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이 책의 주 저자 쿨라다사 박사는 서론에서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세하고 종합적인 명상 안내서를 만드는데 있다”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초심자부터 수십 년 이상 수행한 이들에 이르기까지 명상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다. 1996년 은퇴 후 미국 애리조나에서 명상센터를 개설해 아내와 함께 불교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저자 스스로가 오랫동안의 수련을 바탕으로 쓰인 것인 만큼 그 내용이 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미국의 뇌 과학자로 40년 넘게 불교명상수행을 이어온 쿨라다사 박사와 그의 제자들이 펴낸 명상안내서 <비추는 마음 비추인 마음>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선보였다. 사진은 이 책에 수록된 ‘명상 10단계’ 그림.

더불어 이 책은 “명상은 과학, 즉 마음을 수련하는 체계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천차만별의 사람들에게 똑같이 놀랄 만한 이익을 경험하게 하는 명상의 과학인 것이다. 정기적으로 참선을 하면 집중도 향상, 혈압 강하, 수면개선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 만성통증, 트라우마 이후의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강박 신경증 등을 치유하는데 사용된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부수적인 이익일 뿐이다. 쿨라다사 박사는 “명상수련이 완전히 연마되면, 우리는 물리적 안정과 쾌락, 기쁨과 행복, 깊은 차원의 만족감, 그리고 심원한 내적 평화 등의 특징이 있는 정신세계에 들어가게 된다”면서 “이러한 체험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며, 단지 더 높은 목표에 이르는 수단일 뿐이며, 명상의 궁극적인 이익은 바로 깨달음”이라고 강조한다. 때문에 그는 이 책에서 여러 불교전통의 가르침과 현대과학을 융합했다. 인도, 티베트의 대승불교와 전통 소승불교를 결합하고, 어떻게 하나가 다른 것의 빈틈을 메우는지 보여준다. 여기서 제시된 기법은 모든 종류의 명상수련에 적용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이 책은 마음 수련의 전 과정은 △입문 △단속적 주의력 및 방심극복 △장시간 주의력 및 잊어버림 극복 △연속적 주의력 및 거친 산란심과 강력한 둔감성 극복 △미세 둔감성 극복 및 알아차림 증가 △미세 산란심 조복 △배타적 주의력 및 마음의 통일 △정신적 유연성 및 감각의 평정 △정신적·물리적 유연성 및 선정의 기쁨 조복 △안온과 평정심 등 10단계를 통해 펼쳐진다고 분석했다. 단계마다 고유의 특성, 극복할 난관, 이를 뚫고 나갈 기법이 있다고 말한다. 각 단계는 자신의 역량이 점진적으로 커가는 것을 표시한다. 아울러 단계별 진전 상태에 대한 4가지 성취지표도 제시한다.

또한 명상의 10단계를 그림으로 표현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 그림에서 스님은 수행자를 나타내고, 들고 있는 밧줄은 방심하지 않고 민첩한 알아차림, 다른 손에 주장자는 강력한 의지 및 확고한 결정력을 의미한다. 코끼리는 마음, 검은색은 5가지 장애와 그로 인한 7가지 문제를 말한다. 원숭이는 주의력을 방해하는 존재, 불꽃은 방심하지 않고 정진하는 것을 나타냈다. 7단계 까지는 서로 가까워지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다. 길이 굽이쳐 올라가기 때문에 높은 단계로 뛰어오르거나 그 아래로 떨어질 수 있음을 한 장에 그림으로 표현했다. 쿨라다사 박사는 “명상단계와 성취지표를 함께 고려한다면, 당신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계속할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큰 지도가 될 것”이라며 “특히 명확하게 수행의 단계를 이해하고 왜 그런 순서로 일어나는지 알게 될수록, 빠르고 즐겁게 행복과 자유를 향할 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