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와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국빈만찬서 케익을 자르고 있다. 사진=청와대.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 방한 기념을 위해 열린 청와대 국빈만찬에서 ‘사찰음식’이 양국 정상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민간 외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과 스리랑카 수교 40주년을 기념하고 한국을 방문한 시리세나 대통령을 위한 국빈만찬을 개최했다. 앞서 서울 조계사에서 처음 만난 양국 정상은 이날 한국 전통음식으로 만든 채식위주 만찬을 즐기며 화기애애한 이야기를 나눴다.

청와대 측은 불자이자 채식주의자인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을 배려해 채소와 대게살을 넣은 밀쌈말이 등 채식위주의 전채요리를 준비했고, 후식으로는 조계종 사찰음식명장1호 선재스님을 초청해 ‘사찰음식’이 후식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했다. 후식 메뉴로는 측백나무 열매와 토종꿀로 만든 가평잣이 들어간 백자인다식, 완도김에 간장과 죽염을 더한 김재피자반, 능이버섯 찹쌀구이 등이 준비됐다.

이날 후식으로 제공된 ‘사찰음식’은 양국 초청인사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초청인사들은 선재스님이 소나무와 약수를 3년 동안 숙성시켜 만든 송차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재스님은 “본행사가 끝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장관으로부터 송차의 깊은 향에 감탄했다고 전해들었다”며 “후식이 훌륭해 좋은 이야기가 오갔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말했다.

후식으로 제공된 측백나무 열매와 토종꿀로 만든 가평잣이 들어간 백자인다식, 완도김에 간장과 죽염을 더한 김재피자반, 능이버섯 찹쌀구이. 사진=청와대.
선재스님. 사진=청와대

청와대가 호텔 측에 전채요리로 채식위주 식단을 준비하면서 후식만 따로 사찰식으로 요청한 것에 대해 선재스님은 “만찬이 있기 며칠전부터 청와대 측에서 전채 메뉴를 보내와 이에 맞는 후식을 준비해줄 것을 요구해왔다”며 “양국 정상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소화가 잘되고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사찰 음식들로 신경 써 준비했다”고 했다.

이날 만찬엔 지난 2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양국 정상과 첫 만남을 가진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각회 회장 주호영, 명예회장 강창일 의원을 비롯해 불자 산악인 엄홍길 씨 등 불교계 인사도 만찬을 함께했다.

사찰음식으로 만든 후식을 준비중인 선재스님.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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