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입방, 3개월간 용맹정진 돌입…조계종 100개 선원도 일제히 입재

신흥사 조실 무산스님.
신흥사 조실 무산스님이 결제대중과 외호대중에게 결제법어를 내리고 있다.

전국의 선원이 12월2일 일제히 불기 2561년 정유년 동안거 결제에 들었다. 100여개 선원에서 2000여명의 스님들이 앞으로 3개월간 수행에 매진한다.

안거는 부처님 재세시부터 현재까지 2600년을 이어오는 전통적인 수행방식이다. 여름과 겨울 각각 3개월씩 스님들이 산문을 닫고 참선수행을 정진에 정진을 거듭한다.

문 없는 수행처 무문관이 있는 인제 백담사도 이날 동안거 결제에 들었다. 무문관에 방부를 들인 스님은 10명. 그 가운데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포함돼 있다. 결제 대중이 첫날 일정인 동안거결제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제3교구본사 신흥사로 향했다. 조실 무산스님과 주지 우송스님이 결제 대중을 반갑게 맞았다.

결제법회에 앞서 조실 무산스님이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백담사 무금선원 무문관 결제대중과 차담을 나눴다.

무산스님은 “전 원장 스님이 무문관 결제에 든다는 소식이 널리 퍼져 다들 부러워 한다”고 덕담했다. 무금선원 유나 영진스님은 “2년 전 자승스님이 총무원장 임기가 끝나면 무문관에 들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출가본분사를 해결하기 위해 정진하겠다는 스님의 뜻에 기꺼이 함께 정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흥사는 본사 내 향성선원에 방부를 들인 11명의 스님과 백담사 무금선원 무문관 대중 10명, 조계종 기본선원 대중 36명 등 교구내 선원 대중 스님들로 활기가 가득했다. 특히 결제 중에는 누구도 만날 수 없는 무문관 입방 스님들을 미리 만나기 위해 결제 첫날부터 대중공양에 나선 금곡스님, 호산스님, 진각스님, 태원스님, 성화스님, 설도스님 등 10여명의 중앙종회의원들이 신흥사를 찾았다.

3교구 내 선원 결제대중은 조실 무산스님에게 결제법어를 청했다.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신흥사에서 열린 동안거 결제법회를 마치고 백담사 무문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자승스님은 이 곳에서 하루 한끼의 공양으로 3개월간 용맹정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무문관 수행은 선원대중이 함께 정진하는 일반 선원과 달리 가장 힘들고 혹독한 수행과정을 거친다. 자물쇠로 걸어잠근 방 안에서 3개월간 홀로 수행해야 한다. 외부와의 연결고리는 배식구로 들여주는 하루 한끼 공양물이 전부다. 대중공양을 오더라도 직접 만날 수 없다. 조사록에서 접하는 면벽수행이 무문관 수행의 일반적 풍경이다. 자승스님은 입방 전 휴대폰을 정지시켰다. 일체의 잡념을 끊고 오로지 수행에만 매진하기 위한 선택이다.

외호대중으로 본사를 찾은 낙산사 주지 도후스님은 “이번 결제에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무문관 방부를 들인데 대해 많은 스님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소임을 내려놓자마자 무문관에 든 것이야말로 ‘이것이 출가수행자가 지녀야할 본연의 모습’이라고 한다”고 반색했다.

제3교구본사 신흥사에서 열린 불기 2561년 정유년 동안거 결제법회 모습.

결제법회는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다. 안거 수행의 단편이다. 선원 결제대중과 외호대중이 안거에 임하는 각오를 다지는 법석으로 조실 스님의 결제법어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 신도들이 참석하는 여느 법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날 무산스님은 조계종 진제 종정예하의 결제법어를 대독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결제 대중을 향해 “모든 시비는 다 놓아 버리고 오직 자기의 본분사(本分事)를 밝히는 이 일을 해야 한 생(生)을 허비하지 않고 값지게 사는 것”이라며 “인생백년이 길다고 해도 참선수행의 한나절 한가로움에 미치지 못한다”고 격려했다.

제3교구본사 신흥사와 백담사의 불기 2561년 정유산 동안거 결제대중.

이날 시작된 동안거 결제에 따라 선원이 없는 일반 사찰에서도 산문 밖 출입을 자제하고 재가안거, 안거기도 등 각각의 방식으로 안거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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