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본부 '사부대중공사' 기획워크숍 현장

지난 13일 '대중공사를 대중공사하다'를 주제로 기획워크숍이 서울 진관사에서 열렸다.

지난 3년간 종단의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자유롭고 평등한 대화’로 함께 모여 해결점을 찾은 사부대중공사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지혜를 모으는 시간이 마련됐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공동본부장 도법 호성 금곡스님) 산하 사부대중공사 추진위원회는 ‘대중공사를 대중공사하다’를 주제로 한 기획워크숍을 지난 13일 서울 진관사 함월당에서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지난 2015년 1월 시작된 ‘사부대중100인대중공사’부터 최근 8월에 열린 사부대중공사까지 3년간의 과정을 돌아보고 성과와 과제를 짚어내자는 취지로 열렸다. 더불어 다가오는 2018년 ‘대중공사’를 어떻게 더 펼쳐나갈까도 심도 깊게 이야기됐다.

대중공사의 미래를 고민하기 위해 함께한 30여 명의 스님과 불자들은 ‘대중’모둠과 ‘공사’모둠으로 나눠 논의를 진행했다. 사부대중공사의 개선할 점을 철저히 드러내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로 화두가 모아졌다.

‘대중공사의 성과와 한계’를 발제한 중앙승가대학교 강사 심원스님은 지난 3년간 펼쳐진 대중공사는 한국불교의 ‘의제은행’이라고 할 정도로 방대한 논의거리를 양성했지만 명확한 의제선정 기준이 모호해 더 이상 진척될 수 없는 상황을 꼬집었다. “수집된 작은 의제 과제 주제를 총괄 정리하는 작업이 우선시 돼야 한다”면서 “대중의 관심의 집중되고 피부에 와 닿는 현안문제로 적절히 배치하는 기술적 묘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부대중공사 추진위원장 호성스님(제16교구본사 고운사 주지)은 ‘집약적’이고 ‘세부적’인 대중공사로 가야한다는 생각이다. “장황하고 포괄적인 주제로는 대중들에게 관심을 끌 수 없다”고 판단한 스님은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 모아진 고견이 참석자들의 ‘말잔치’로만 끝나지 않도록 한데 모아 요약할 필요성”을 드러냈다.

포교원 포교연구실 사무국장 원묵스님도 의제 내용의 ‘명확함’에 무게를 실었다. 대표성을 가진 사부대중이 모이는 대중공사인 만큼 의제 내용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안건을 다룰 경우에는 대중공사가 힘을 잃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본지가 지난 4월 화쟁위원들과 진행한 방담에서 제기된 ‘사전(事前)’ ‘집중’ 대중공사의 필요성과 맥이 닿아있는 부분이다.

대중공사 참석 대중들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중앙종회의원 원명스님은 “변화는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며 입을 열었다. “한 자리에 모여 힘들게 도출한 결정된 사항을 꼭 이행하자고 목소리 높이는 위원들이 없다”고 느낀 스님은 “대중공사 위원을 위촉할 때 위촉장이라도 수여하면서 참가자들이 조금 더 주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도 “참가 위원들 스스로가 사명감을 가질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대중공사 위원들의 기간도 정해놓고 위촉 시 ‘위원 사명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바꿔 말하면 대중공사 위원이 사명의식과 책임감을 가져야 대중공사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둠토론을 하고 있는 기획워크숍 참가자들.

무엇보다 무수히 많은 의제거리에서 도출된 결과를 어떻게 결과로 실천할 것인가가 이날 논의의 방점을 찍었다. 조용석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지도위원장은 지난 2015년에 결의된 ‘미래세대위원회’ 발족이 다소 늦었지만 끝까지 지키려고 한 모습에 대해서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도 그동안 논의했던 내용이 진행되고 있는지, 어디까지 진척됐는지를 알 수 없다”면서 3년 동안의 내용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향민 인드라망 연구소장은 논의된 결과를 실행할 주체를 선정해야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논의된 결과가 시행되지 않은 것은 시행할 주체를 정확히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이 때문에 대중공사의 성과가 빛을 보지 못하고 무용론까지 나오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논의 결과에 따라 주체를 세분화해 나눌 필요가 있다”고 못 박았다. 백년대계본부에 모든 짐을 떠넘기는 것 대신 해결할 수 있는 주체를 정해 효율적으로 처리하자는 것이 요지이다.

“‘대중이 합의하면 소도 잡아먹는다’고 하는데 대중공사가 그만큼의 힘을 갖고 있느냐?”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이 물었다. 대중공사의 힘은 실천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한 스님은 “대중공사가 종단 정치에 이용된다는 비판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이를 이겨내려면 결국 실천밖에 없다”라는 말로 정리했다.

모둠토론을 하고 있는 기획워크숍 참가자들.

한편 이날 기획워크숍에서는 대중공사추진위원회 사무국에서 ‘2018년도 대중공사 추진방향’에 대한 브리핑도 진행됐다. 대중공사 기획워크숍을 내년도에는 ‘풀뿌리 대중공사’로 이름을 바꿔 치밀한 준비를 하겠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성만제 백년대계본부 사무행정팀장은 “이번 워크숍에서 내용을 대폭 반영해 내년도 대중공사에 적극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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