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대 교수 ‘골굴석굴과 인도석굴’ 학술대회서 강조

골굴사 마애불

“경주 골굴석굴은 항마촉지인 석가불상과 토함산 석굴과 대왕암과의 관계 등으로 미루어 보아 <법화경>과 신인종(神印宗) 사상에 의해 조성되었을 것이다.” 문명대 사단법인 한국미술사연구소장(동국대 명예교수)은 지난 9일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제1강의실에서 열린 ‘골굴석굴과 인도석굴’이란 주제의 학술대회 기조발표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골굴석굴의 구조와 아잔타 19굴’이란 기조발표에서 문명대 교수는 “<법화경>의 주불인 석가불상이 골굴석굴 주불로 봉안되었으므로 신인종과 함께 법화경 사상이 상당 부분 역할을 했다”면서 아쟌타 19굴도 <법화경>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문명대 교수는 “아쟌타 19굴 본실 예배탑과 부조상들은 <법화경>에 묘사된 신비한 탑”이라면서 “탑 부조상들은 <법화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무수한 부처님을 상징한다고 본 로울랜드의 견해가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아쟌타 19굴과 골굴석굴 조성 배경에 <법화경>이란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이다.

아쟌타 19굴과 <법화경>의 관계를 조명한 벤자민 로울랜드(1904-1972)는 <동서미술론> <인도미술사> 등을 저술한 저명학자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출생해 하버드대를 졸업한 그는 1932년부터 1937년 사이에 중국, 일본, 인도, 아프가니스탄 등지를 직접 방문해 조사와 연구를 진행했다. 1960년 이후에는 하버드대에서 인도미술사와 중앙아시아미술사 등을 강의했다.

문명대 교수는 이날 기조발표에서 골굴석굴의 원류인 아쟌타 19굴을 비교사적으로 검토한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골굴석굴의 형식과 구조 △아쟌타 19굴의 형식과 구조 △아쟌타 19굴 및 부속 승원굴과 골굴석굴의 차이티야식 예배굴인 법당굴과 승방굴을 비교했다.

아잔타 석굴 19굴

문명대 교수는 “(경주) 골굴석굴의 원류는 인도 석굴에 있지만, 인도 석굴이 실크로드 석굴과 중국 석굴에 영향을 미쳐 변화를 겪게 되었다”면서 “이런 석굴 형식을 다시 수용해 우리나라 석굴로 재탄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골굴석굴에 대한 상세한 조사 연구는 세 번 이뤄졌다. 첫 번째는 1964년부터 1967년 사이에 문명대 교수가 골굴석굴을 <산중일기(山中日記)>에 실린 12굴과 비교 조사했다. 두 번째는 1983~1984년에 월성군 용역으로 태광건축이 시행한 조사사업에 동국대 경주캠퍼스 박물관(관장 장충식)과 한국미술사연구소가 참여했다. 세 번째는 2016년 한국미술사연구소가 ‘정통석굴사원 골굴사의 문화와 석굴구조’라는 주제로 연구조사를 실시하고 학술대회 및 연구논집을 간행했다.

경주 골굴사(주지 적운스님)가 후원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콘다네 석굴과 골굴석굴(이분희 불교중앙박물관 학예실장) △칸헤리 석굴과 골굴석굴(손신영 한국미술사연구소 책임연구원) △카롤리 석굴과 골굴석굴(주수완 전 고려대 교수) △인도 전기 석굴사원 벽화의 구조와 보존(이화수 충북대 교수)이란 주제의 논문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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