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공생회, 부처님 고향 룸비니에 펼친 교육불사 현장

백천도서관 준공식

8번째 학교 자혜초등학교 준공
도서관 2곳도 새로 들어서
부모은혜 영원히 기리는
불자 부부 효심으로 도서관 준공

부지 제공 등 현지인 기여
적극성 보고 후원 여부 결정
월주스님, 현장 답사부터
준공 후 보완까지 챙겨 후원자 신뢰

지구촌공생회는 네팔 지진피해 복구와 더불어 부처님 고향 룸비니에서 교육불사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비행기로 30분 가량 거리에 위치한 룸비니는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영향이 강한 지역이다. 지진피해가 집중된 신두팔촉 지역이 히말라야의 험준한 산악 지역이라면, 룸비니는 드넓은 평야다. 기후 역시 한 겨울이 27도에 이를 정도로 더운 아열대 기후다.

다와 라마 지구촌공생회 운영위원장은 “네팔어 보다 인도어를 더 잘할 정도로 인도와 가까운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따뜻한 기후, 넓은 평야, 풍부한 수량 등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룸비니 사람들은 가난하다. 땅의 대부분은 소수 지주와 정부가 소유하고 소작으로 살아가는 토지 구조 때문이다.

지구촌공생회는 부처님 땅 룸비니에 2008년부터 지부를 개설하고 활동가를 파견하여 청소년 지원 육성과 학교 건립 등 교육불사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2010년 송명례초등학교 설립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교육시설 8곳을 설립하여 운영 중이다. 송명례초등학교를 비롯해 스리 마하 락시미 초교, 영화초교, 선원사 초교, 스리 바그완풀 초교, 분황초교, 스리 람자니초교, 자혜초교 등이다. 모두 한국 불자와 사찰을 비롯해 한국의 기업 단체 등이 후원했다.

송명례초등학교는 후원자 명칭을 딴 이름이며, 스리 마하 락시미 초등학교는 해외 빈민국가 후원, 장학지원으로 유명한 백천문화재단이, 영화초등학교는 영화사, 선원사, 불교신문사,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지구촌공생회 후원자들이, 선원사 초등학교는 선원사, 부산 혜일암, 주식회사 삼경테크와 개인 불자가, 스리 바그완풀 초등학교는 한국세무사회가, 스리 나와두르가 분황초등학교는 네팔 지진피해 지역에 같은 이름을 딴 학교를 지은 설매 연취 법명을 쓰는 두 보살이 후원했다.

신두팔촉 지역에서 지진 피해 학교 4곳을 개교하거나 준공 기공한 후 월주스님과 지구촌공생회 관계자들은 13일 룸비니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기존에 지구촌공생회가 후원해 설립한 학교 2곳에 도서관을 추가 개설하고 초등학교 한 곳을 준공하는 일정이 잡혔다. 이곳 역시 개인과 법인 등이 후원했다. 신두팔촉 지역처럼 룸비니에서도 감동과 눈물이 어린 사연이 담겨 있다.

부처님이 태어나신 룸비니 동산과 인접한 스리 바그완풀 초등학교는 기존 교사가 낡고 좁아 한국세무사회 후원금과 지구촌공생회 후원회원 그리고 정부 협조로 지난 해 4월 10칸 규모의 교실을 새로 지었다. 학생수가 6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학교다. 이 학교에 한 한국인 불자의 효심으로 도서관이 새로 들어섰다. 이름이 금실 도서관이다.

‘금실’은 후원자 부모의 고향 이름이다. 후원자는 부모의 택호(宅號)를 따 도서관 이름을 지었다. 다섯 딸 집안의 유일한 아들로 태어나 부모 형제의 사랑을 독차지한 후원자는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해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30년 넘게 공직자로 복무한 뒤 퇴직했다. 부모님이 2년 전부터 차례로 세상을 떠나자 후원자 부부는 부모의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고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고향인 금실을 붙인 도서관을 지었다. 룸비니 금실 도서관 명패에 아로새긴 최필향 김기용 이름이 후원자 부모다.

금실도서관 준공식에 참석한 후원자 부부
도서관을 둘러보는 주민

도서관을 둘러본 후원자는 “잇따라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릴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큰 스님 제안으로 학교에 도서관을 짓게 됐다”며 “둘러보니 생각보다 아주 잘 지었다”며 기뻐했다. 부부는 감격에 겨운 듯 한참동안 도서관을 둘러보고 기념 명패 앞에서 현지 주민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이사장 월주스님은 이 날 준공식에서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리고자하는 두 부부의 효심이 담긴 금실도서관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1남5녀의 자녀를 키우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억해주시기를 바라며 고향 금실을 딴 도서관을 지었다”며 “도서관 건립을 위해 주민들이 스스로 관 내 300여권의 도서를 채우기로 약속했다하니 주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함께 할 때 학교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네팔인 교장은 환영사에서 “룸비니의 가난한 이들을 늘 보살피고 돕는 지구촌공생회에 감사드리며, 인재 양성을 위해 교실과 도서관을 건립해 주셔서 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룸비니 지역 지방정부 문화장관도 “학교와 도서관이 있어 아이들이 행복할 것”이라고 감사인사를 했다.

다음날에도 도서관이 새로 문을 열었다. 독실한 불교신자가 운영하는 백천문화재단이 이번 후원의 주인공이다. 백천문화재단이 세운 도서관은 스리 마하락시미 초등학교 안에 있다. 이 학교 역시 지난 2011년 백천재단이 세웠다. 지구촌공생회가 룸비니 지역에 건립한 학교 중 가장 작은 학교였는데 건립 후에도 관심과 지원의 손길을 끊지 않고 계속 해 학생 수가 대폭 늘어났다.

지난 2014년 방범 철창 지원, 2015년 사인보드를 재설치, 2016년 1동 칸의 천장과 운영비 지원 등 학교에 계속 관심을 두었다. 그러자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해 감당할 수 없게 됐다. 늘어난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새 교사가 필요했다. 그 소식을 들은 백천문화재단이 다시 도서관을 후원해 14일 준공식을 했다. 백천도서관 준공행사에서 월주스님은 “이 도서관을 통해 다양한 도서를 접하고 우리 아이들이 독서를 통해 더 큰 꿈을 키워나가길 기대하며, 양질의 교육을 통해 자비심과 지혜가 넘치는 네팔의 기둥으로 자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준공식을 마친 월주스님과 일행은 운영 중인 학교에 들러 현황을 점검했다. 큰 길 가에 위치한 선원사 초등학교에서는 학교 설립 후 아이들이 학교를 잘 나오는지 살폈다. 오가는 차들로 먼지 날리는 야외에서, 교사도 부족한 상태서 공부하다 보니 아이들도 툭하면 나오지 않았다. 지원으로 제대로 된 학교가 세워지자 비로소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다.

송명례초등학교는 현지인이 부지를 제공하고 그 아들이 대를 이어 운영위원장을 맡아 꾸려나가는, 공생회 후원과 현지인의 참여가 일궈낸 성공 사례다. 유치원부터 7학년 까지 재학생이 600여명에 이르는 큰 학교다. 일행이 들렀을 때 교실 마다 책 읽는 학생들의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곳 역시 공생회 지원으로 크고 번듯한 학교가 들어서고 교문과 담장이 생기면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졌다. 떠났던 교원들도 제자리를 잡았다.

월주스님 보다 30여년 어린 운영위원장은 돌아가신 부친을 대하듯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그는 “자주 방문해주시라”고 연신 당부했다. 이처럼 지구촌공생회가 세계 각국에서 성공하는 원동력은 후원지 선정부터 공사 예산, 후원 내역, 공사 과정 까지 월주스님이 현장을 방문해 직접 챙기고, 현지인들이 학교나 우물 등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고 부지 제공, 담장 건립 등 현지인 스스로 나서는 지를 살피는데 있다.

사후 점검 역시 성공 요인이다. 월주스님은 틈 나는 대로 학교를 들러 시설을 둘러보고 필요한 물품을 확인한다. 주민들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학교를 가꾸고 보수하는 의지를 보이는지 확인한다. 활동가 들도 룸비니에 상주하며 부족한 점을 보충하며 학교가 필요한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선다. 지구촌공생회 네팔지부에는 지부장 프로젝트매니저 봉사단원 현지직원 등 모두 19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이미 설립된 학교와 시설을 관리하고 새로운 곳을 찾는 작업을 펼친다.

네팔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케냐,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몽골 등 8개 국가에 현지 지부를 두고 있다. 지구촌 공생회에 후원이 끊이지 않고 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8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지부를 찾아 격려하고 사업을 챙기는 이사장 월주스님의 열정과 이를 발로 뛰며 실천하는 활동가와 이를 믿고 지원하는 국민들과 불자들의 후원이 지구촌을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밑거름이다.

자혜초등학교 준공식
지구촌공생회가 세운 학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15일에는 지구촌공생회가 룸비니에 짓는 8번 째 학교가 준공했다. 스리 갼조띠 자혜초등학교다. 유치원부터 5학년 까지 200여명의 학생이 다니는 중급규모 학교다. 교실 5칸을 신축했다. 도서관도 포함됐다. 2동 3칸은 개보수하고 화장실을 새로 지었다. 식수펌프, 담장 재료, 도서관 서가 책걸상 캐비닛 칠판 명판 사인보드 등 수업에 필요한 각종 물품도 지원했다. 교실 2칸에 100명이 수업 할 정도로 시설이 열악한 것을 이번에 일거에 해결했다.

룸비니와 카필라성 중간에 위치한 이 학교에는 3개 지역 학생들이 이용할 정도로 지역적으로 중요하다. 자혜장학회가 1억5천만원을 후원했다. 자혜장학회는 어린 나이에 실수로 수감생활을 하는 고봉중학교 아이들을 30년 째 후원하고 빈곤국가 아이들 교육에 꾸준히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단체로 회원들은 모두 나이가 많다. 지난해 연말 지구촌공생회를 찾아 후원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월주스님은 준공식에서 “지식의 빛을 뜻하는 교명처럼 양질의 교육을 통해 스리갼조띠 자혜초등학교 학생들이 자비심과 지혜가 넘치는 어른으로, 시민지도자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

자혜초등학교와 스리 마하락시미 초등학교는 부처님의 고국 카필라성과 태어나신 룸비니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이 학교 외에도 지구촌 공생회가 지은 송명례초교, 선원사 초교, 스리람자나키 초교 등이 룸비니에서 카필라성으로 가는 가운데 있다. 월주스님은 룸비니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에 대해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고향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스님은 “한국불자들에게 네팔과 룸비니는 특별한 곳이다. 많은 불자들이 이 곳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어 룸비니 아이들을 위해 학교 도서관 등을 짓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 동행한 완주 대원사 주지 석문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으로 밝고 건강한 나라를 일궈온 한국 국민과 불자들이 부처님의 고향에 학교를 짓고 인재를 양성하는 불사는 이 나라에 불교를 다시 꽃 피우게 할 것”이라며 “지구촌 공생회가 한국민과 불자들 후원으로 룸비니 곳곳에 세운 학교가 미래의 룸비니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석문스님의 말 대로 현재 룸비니 동산에는 한국 대성석가사를 비롯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오스트리아 네팔 등 전 세계 나라에서 세운 사찰이 불교를 꽃 피우고 있다. 10만 평이 넘는 룸비니 동산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각국의 사찰이 새로 들어서고 지금도 사찰 건립 불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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