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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불교출판계 이끈 ‘화제의 불서들’

기사승인 2017.12.19  17: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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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 주최·불출협 주관하는
‘제14회 불교출판문화상’ 선정 

‘올해의 불서’ 10종, 번역상 등 
모두 11종 우수도서 이름 올려 

스님 평전과 수행일기는 물론
명상, 철학서, 카툰까지 다양

 

 

조계종 총무원이 주최하고 불교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한 가운데 올 한해 발간 된 불서 가운데 내용이 우수한 도서를 꼽는 ‘제14회 불교출판문화상·올해의 불서 10’ 수상작들이 결정됐다. 영예의 대상에 <성철 평전>(김택근 지음/ 모과나무)이 선정됐다. 또한 우수상에는 <심리학자의 인생실험>(장현갑 지음/ 불광출판사)과 <마음과 시간>(정은해 지음/ 서울대출판문화원)이 선정됐다. 

더불어 입선작으로 △<깨달음의 재발견>(우오가와 유지 지음·이광준 옮김/ 조계종출판사) △<문수진실명경 역해>(중암 역주/ 운주사) △<백담사 무문관 일기>(정휴스님 지음/ 우리출판사) △<불교를 철학하다>(이진경 지음/ 휴) △<아비담마 연구>(냐나포니카 테라 지음·김한상 옮김/ 씨아이알) △<어라의 라이프카툰>(지찬스님 지음/ 담앤북스) △<잘 죽는다는 것>(래리 로젠버그 지음·임희근 옮김/ 나무심는사람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별도로 <불교심리학사전>(이노우에 위마라 외 지음·윤희조 옮김/ 씨아이알)이 향산 번역상에 선정됐다. 

먼저 김택근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이 펴낸 <성철 평전>은 일제강점기 한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격변의 시대를 극복하고, 한국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성철스님의 일대기가 평전으로 엮은 것이다. 성철스님의 유년기에서 시작해 치열했던 수행자 시절, 간월암과 복천암을 걸쳐 봉암사 결사를 하던 일화, 성전암에서 10년간 동구불출하던 수행을 기록했다. 또 해인사에서 돈오돈수를 주장하며 한국 선사상을 일깨운 내용과 후학들을 지도한 내용 등이 생생하게 담았다. 

50년 넘게 뇌와 마음의 관계를 연구해온 원로 심리학자인 장현갑 영남대 명예교수가 쓴 <심리학자의 인생 실험실>은 괴로움의 실체를 밝히고 ‘인생고해’를 건너는 삶의 기술을 제시했다. 특히 저자가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객원교수로 재직 당시 여름방학을 맞아 미국으로 건너 온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아내와 딸을 잃은 이야기를 전해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마음과 시간>은 ‘현상학적-시간론적 해명’이라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통해 견성의 인식론적 구조와 존재론적 경지를 해명하는 일을 주제로 삼고 있다. 서양 현상학의 시간론을 빌려 논의를 전개해 시간론을 배제한 채 불교의 견성을 해명한 기존의 연구들과 대비되는 이 책은 동서 비교철학서로 손색이 없다. 

이와 더불어 일본의 젊은 학자 우오가와 유지가 펴낸 <깨달음의 재발견>은 깨달음의 정의와 깨달음에 도달했을 때의 상태를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하나하나 설명한다. 특히 깨달음을 설명하기 위해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라는 테마에서 시작해 연기까지 이어지는 저자의 설명은 이의가 있을 수 없어 보인다. 그 명징한 설명으로 이 책은 일본 불교학계에서 일가를 이뤘다는 수많은 학자들로부터 추천사를 받기도 했다. 네팔의 양라쉬 성지에서 티베트 경전을 번역하며 정진하고 있는 중암스님이 최근 인도와 티베트 주석서들을 참조해 방대한 설명과 각주를 달아 출간한 <문수진실명경 역해>는 문수보살의 심오한 본성과 공덕 등을 찬탄하고 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문인이자 종단 주요소임과 불교신문 사장을 역임한 정휴스님이 펴낸 <백담사 무문관 일기>는 수행자의 치열한 자기 성찰을 담아낸 구도 일기다. 오랜 사유의 시간들이 응축되어 꿈틀거리는 선(禪)의 예지와 직관을 담담하게 풀어낸 글 솜씨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불교를 철학하다>는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자 이진경 씨가 불교에 매혹돼 사유의 단면을 통찰력 넘치는 문장으로 담아낸 책이다. 불교의 개념을 현대로 가져와 우리 삶 속에 투영해보고 21세기에 걸맞은 불교를 이야기한다. 독일 출신 수행자인 냐나포니카 테라의 저서 <아비담마 연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체계화하려는 시도인 아비담마의 옛 해석들을 반복하지 않고, 옛 주석가들이 거의 손대지 않았던 분야들을 파고들었다. ‘만화 그리는 스님’으로 잘 알려진 지찬스님의 만화책 <어라의 라이프카툰>는 ‘어라’라는 캐릭터가 살면서 느끼는 희노애락을 담은 일상툰이다. 일반인들처럼 살다보면 종종 겪는 인간적인 실수담이나, 스님이라서 겪는 에피소드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잘 죽는다는 것>은 세계적인 명상지도자 래리 로젠버그가 수행 지도의 경험을 바탕으로 늙어 감, 병듦, 죽음과 친밀해지는 것이 얼마나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는지를 보여 준다. 그리고, 숭산스님, 크리슈나무르티 등 이 시대 기라성 같은 선지식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죽음의 가르침과 명상 초보자를 위한 호흡 수행법을 부록으로 제시했다. 이노우에 위마라 스님 등 일본의 불교학자들의 공저를 윤희조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우리말로 번역한 <불교심리학사전>은 불교심리학의 세계로 인도하는 키워드를 모았다. 국제적인 시각에서 불교심리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도록 편집했고, 현대의 불교와 심리학의 접점을 확대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제14회 불교출판문화상 시상식

지난 1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2층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제14회 불교출판문화상·올해의 불서 10’ 시상식.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1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2층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제14회 불교출판문화상·올해의 불서 10’ 시상식을 열고 불교출판인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총무부장 정우스님이 대독한 치사를 통해 “서원을 세우고 매순간 묵묵히 진력하는 불교출판 관계자들이야말로 불교의 정신과 가치를 널리 전파하는 시대의 공로자”라며 “불교계 출판인들과 그 결실들이 사회문제와 시사에 다양하게 접근해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엮어 낸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세상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들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대상에는 상금 1000만원, 우수상 400만원, 입선 100만원, 번역상 1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각각 전달됐다. 대상과 우수상은 출판사와 저자가 공동수상, 입선과 번역상은 출판사 단독 수상이다. 불교출판문화협회장 지홍스님은 인사말에서 “이 자리는 불교출판의 한 해를 되돌아보고,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 불철주야 땀 흘려온 모든 관계자들을 치하하는 자리”라며 “비록 이번 시상에서 선정된 도서는 11종에 불과하지만 부처님의 법을 더욱 널리 알리겠다는 서원으로 정진하는 여러분의 매일이 그 어떤 상보다 가치 있음을 깊이 새겼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이번에 선정된 도서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올해 9월30일까지 국내에서 초판 발행된 불교관련 도서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한 결과물이다. 공모 당시 34개 출판사에서 110종이 접수됐다. 이병두 심사위원장은 “올해는 예년에 비해 출품작도 많고 내용도 좋아 심사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면서 ”다만 어린이, 청소년 불서가 전무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고, 내년에는 관련 책이 출품되길 기대한다“고 평했다. 

[불교신문3355호/2017년12월20일자]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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