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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스님의 산방한담]<끝> 내 인생에 후한 점수를 …

기사승인 2017.12.22  17: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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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릎 건강이 좋지 않아서 치료를 받았다. 그동안 팔 다리가 불편해서 힘든 적은 없었는데 나이 먹는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였다. 지난 가을에 집을 고치고 나무 옮기는 일을 하느라 작업현장에 오래 서 있었더니 그게 무리이기도 했을 것이다. 어찌 보면 50년 이상을 멀쩡하게 사용했으니 관리하고 살펴달라는 몸의 신호이기도 하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사지(四肢)가 온전하다는 것은 참 소중하고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신체의 어느 한 곳이 고장나봐야 그 역할을 비로소 알게 된다. 다리 통증이 심할 때는 걸어 다니는 일도 힘들었을 뿐 아니라 일상에서 마주하는 계단은 아득한 장애물이었다. 무엇보다 앉고 일어설 때마다 저절로 입에서 ‘어이구’하는 소리가 나왔는데, 그 때마다 내 귀에는 ‘아고고(我苦苦)!’라는 발음으로 들렸다. 그러니까 내 몸이 지금, 아프고 힘들다는 소리였던 것이다. 

다시 말해 입에서 이런 소리가 나오면 바쁜 일을 잠시 멈추고 몸에게 휴식을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긴 세월 삶의 길에 동행해준 육체에게 격려와 위로를 보낼 시점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열심히 살아온 자신의 그림자에게 토닥토닥 응원하라는 의미. 이번 병고의 시간에 나는 내 그림자에게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독백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에 설 때마다 “지금까지 가장 잘 한 일은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생존해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안부와 소식을 물어볼 수 있는 것이다. 저 묘지의 주인공이 되었더라면 삶의 호흡은 현재에서 과거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이나 실패의 잘잘못을 크게 따지지 말고 내 인생에게 후한 점수를 줄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사회적인 평가나 업적에 상관없이 험한 세상을 부지런히 살아온 인생이니까 충분히 축하받을 만하다. 이즈음에서 한 해 동안 수고해준 내 육신에게 극진한 예우를 하면서 휴식이라는 선물을 주고 싶다.

[불교신문3356호/2017년12월23일자] 

청주 마야사 주지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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