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17/ 불교출판

올 한해 불교출판계는 국내 출판시장의 불황 속에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양질의 불서를 출간한 불교출판사들의 노력이 두드러졌다. 사진은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가 주최하고 불교출판문화협회이 주관한 가운데 지난 4월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제10회 불교도서전’.

연초 ‘송인서적’ 부도로 출발
탄핵정국, 경기침체 등 악재

스님 에세이, 명상 안내서 등
현대인 눈높이 맞춘 전략으로
출간 이어가며 문서포교 앞장
대중서 쏠림현상은 극복 과제

2017년 불교출판계는 한 해의 시작을 국내 대형 도서유통업체인 송인서적의 부도 등 악재로 출발한 가운데 탄핵정국 등 전반적인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교계 출판사들이 고군분투하며 선전한 한 해였다. 이는 조계종 총무원이 주최, 불교출판문화협회 주관으로 올해 발간 된 불서 가운데 우수 도서를 꼽는 ‘제14회 불교출판문화상·올해의 불서 10’ 시상식에서 이병두 심사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올해는 예년에 비해 출품작도 많고 내용도 좋아 심사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는 심사평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 각지에서 수행과 전법에 매진하고 있는 스님들의 에세이가 잇달아 출간되며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감로수 같은 삶의 지혜를 전했다. 불교신문에 ‘현진스님의 산방한담’을 연재하고 있는 청주 마야사 주지 현진스님의 10번째 산문집 <좋은 봄날에 울지 마라>를 비롯해 양평 서종사에 머물며 온라인 도량 ‘조아질라고’를 가꾸고 있는 범일스님의 <통과통과>,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로 널리 알려져 있는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의 <물흐르고 꽃은피네>, 힐링멘토 정목스님의 <꽃도 꽃피우기 위해 애를 쓴다>, 조계종 포교대상 공로상을 수상한 인천 수미정사 회주 종연스님의 <홀가분한 동행>, 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장 원철스님이 ‘등불’을 ‘달빛’으로 바꾼 ‘자월명(自月明)’의 가르침을 담은 산문집 <스스로를 달빛 삼다>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인터넷 도서판매 전문점 ‘예스24’가 지난 2007년부터 올해 3월까지 10년간 판매된 에세이 분야 누적 순위를 분석한 결과, ‘국민멘토’ 혜민스님의 저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2012)이 1위를 차지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또한 올해로 열반 7주기를 맞은 ‘무소유의 향기’ 법정스님의 저서 <아름다운 마무리>(2008)가 7위, 청춘콘서트를 통해 힐링을 선사하고 있는 법륜스님의 저서 <인생수업>(2013)도 9위에 오르는 등 스님들의 가르침이 종교를 초월해 대중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와 더불어 갈수록 각박해진 현대사회의 일상을 반영하듯 불교의 명상수행을 화두로 삼은 국내외 명상 안내서의 출간도 두드러졌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리리의 스승인 세계적인 위빠사나 명상지도자 고엔카(1924~2013)의 명상법을 국내 처음으로 번역해 소개한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티베트 수행자들이 제자들에게 비밀리에 전한 ‘마음수련법’인 로종(Lojong)‘을 깊이 있게 다룬 <티베트 마음수련법 로종>을 비롯해 40년 넘게 불교명상수행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의 뇌 과학자 쿨라다사 박사와 그의 제자들이 명상과 깨달음의 수행을 위한 안내서 <비추는 마음 비추인 마음>, 명상의 스승인 아잔 브람 스님의 제자인 혜안스님의 삶을 바꾸는 명상 이야기를 담은 <마음 다루기 수업>, 성주 자비선사 주지 지운스님이 그 동안의 경험으로 녹여낸 명상 논서 <명상 깨달음을 논하다>·<명상 지혜를 논하다>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인을 위한 달라이 라마의 인생론>, <달라이 라마, 명상을 말하다>, <JOY, 기쁨의 발견> 등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명상론을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 책들도 잇달아 선보여 불교계 안팎의 눈길을 끌었다.

반면 지속되는 불교출판 시장의 열악한 여건 속에 소위 ‘돈이 되는’ 대중서에 대한 쏠림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교학술서와 어린이, 청소년 관련 불서들은 열세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무비스님의 법화경 법문>, <당송시대 선종사원의 생활과 철학>, <문수진실명경 역해>, <염불, 정토에 왕생하는 길>, <불화의 비밀>, <한국 마애불의 조형성> 등 경전과 교리, 문화재 관련 양질의 불교 인문서적 출간이 꾸준히 이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밖에도 지난 4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불교출판문화협회 주관으로 ‘제10회 불교도서전’을 열고 수익금 전액을 ‘부처님 글사랑 사찰도서관’ 만들기 사업에 보시했다. 또한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10월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추석 명절선물의 일환으로 불서 2500여 권을 구입해 각계 인사들에게 불서를 보내는 등 불교출판 시장에 활력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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