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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회견을 통해 본 2018 조계종 이슈 ‘TOP 5’

기사승인 2018.01.12  15: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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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탕평 ‧ 선거제 혁신 ‧ 민영소년원 … ‘존경받는 불교’ 향한 발걸음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종단 운영의 틀을 ‘수행’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천명했다. ‘존경받는 불교’라는 목표를 향한 첫걸음이다. 종무시스템의 점진적인 변화도 예고된다. 이와 함께 기자회견에서는 ‘징계승 대사면’, ‘선거제도 일대 혁신’, ‘민영소년원 설립’, ‘불교문화재정책 개선’ 등 굵직한 사업과 종책도 쏟아져 나왔다. 올 한해 종단의 주요 이슈이기도 하다.


▲ 징계승 대사면 

3월 종회 '분수령'...사부대중 설득이 관건

1962년 통합종단 출범 이후 모든 ‘정치적’ 징계승에 대한 대사면이 가장 뜨거운 화두로 부상했다. 사면 시기의 목표를 올해 부처님오신날(양력 5월22일) 이전으로 명시하면서 발걸음이 빨라져야 하는 상황이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종단에는 시대적 또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종단의 제재로 대중들과 멀어진 출가수행자들이 있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다시 조계종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회향하길 희망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출가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지키며 살고 있다”고 밝혔다.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진심으로 참회하고 스님답게 살아간다면, 흔쾌히 용서하고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더구나 “돌아가신 분들까지 명예회복을 해드리겠다”고도 선언한 만큼 대사면의 범위는 매우 방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이다. 과거 종단 집행부는 10여 년 전부터 서의현 전 총무원장을 비롯한 징계자들에 대한 사면복권을 계속해서 시도해 왔다. 그러나 ‘정당성’이 없다는 재야단체의 반발과 분규과정에서 서로 싸운 스님들 간의 앙금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사면의 형식은 “사부대중이 모여 조계종 공동체의 대화합을 선언하는 법석”으로 진행된다. 곧 징계를 받은 당사자의 진정한 반성과 함께, 사부대중의 이해와 동의가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다. 사면대상의 핵심이 종헌 상으로 사면이 금지된 ‘멸빈자’인 만큼, 종헌 개정의 주체인 중앙종회에 대한 설득이 현안을 푸는 근본적 열쇠이기도 하다. 3월에 열릴 임시종회가 분수령이다. 

사부대중공사를 통해 징계자 사면과 종단 과거사 정리에 앞장서온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은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상호 존중의 정신이 발휘된다면 의외로 순조롭게 풀릴 수 있는 사안”이라며 “원한과 오해를 푸는 자리가 공개적으로 자주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 선거제도 개혁 

중앙종회 선출특위와 공조...공청회 계획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입장을 밝힌 주제는 ‘선거’다. “선거로 인해 승가 화합이 깨지고 종단 위상이 훼손되는 것을 기필코 막겠다”며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강한 신념과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20년 넘게 시행되며 금품 살포, 흑색 선전, 상호 비방 등으로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종단의 모든 선거제도를 원점으로 돌아가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총무원장 스님은 이날 당선 과정에서 절감했던 선거제도 폐단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직선제와 간선제를 떠나 ‘불교다운 선거제도’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총무원장 선거뿐만 아니라 중앙종회의원 및 교구본사 주지 선거 등 전반에 대한 과감한 혁신이 예고된다.

총무원장 스님이 그리는 새로운 밑그림은 ‘불교다운 지도자 선출법’으로 보인다. 신년기자회견에서 ‘장로정신’을 언급하며 원로 스님들의 가르침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가 보편적인 존경을 받는 이유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현재 중앙종회 총무원장 선출제도 개선특별위원회가 오는 6월 임시 종회 안건 상정을 목표로 총무원장 선출제도에 대한 구체적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종회의 행보에 발을 맞춰 총무원은 종단 내 선거제도개선을 위한 대중공의의 장을 우선 마련할 방침이다.

총무원 총무부장 정우스님은 “100인 대중공사 형식을 띠게 될지, 얼마나 많은 인원이 참여할 지 단언할 수 없지만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논의의 장을 만들어 차근차근 공론을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 ‘민영소년원’ 등 대사회활동 

법무부도 관심...남북교류사업 ‘속개’

대사회 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사업은 ‘민영소년원’ 설립이다. 총무원장 스님은 신년기자회견문 발표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불교적 자연관과 인성관으로 지도할 소년원을 설립하고 싶다”는 원력을 강하게 표명했다. 자신의 임기 중에 완수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출가수행자로서 우리 사회의 미래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침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11일 법무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조계종에서 민영 소년원에 적극 관심이 보이고 있어 관련 법률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화답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개신교계가 운영하는 민영교도소는 있으나 민영소년원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에 따르면 법무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국회 제출을 목표로 민영소년원 설립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논의단계이며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대작불사’다. 다만 총무원장 스님과 35대 집행부의 진정성이 담긴 대계(大計)임은 확실하다. 이밖에도 전임 집행부부터 이어온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쏟으리란 예상이다.

한편 최근 훈풍을 타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에도 종단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무원 사회부장 진각스님은 “2월에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 공동응원단 구성,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남북불교대표단 상호 교차방문, 합동법회 등의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며 “정부 간 관계개선 의 추이에 따라 단절됐던 공동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 ‘수행’ 중심 종단 

행정이든 포교든 복지든...'수행'하는 마음으로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35대 집행부의 첫 번째 종단운영 화두를 ‘수행가풍 확립’으로 뽑았다. 11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한국불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행가풍을 확립하는데 중점을 두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종단 운영의 근간을 수행중심으로 바꿔 수행종단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고 천명했다.

따라서 총무원장 취임 후 매일 아침 열리는 총무원 아침예불에 빠짐없이 참석해 솔선수범을 보이는 등 60여 년 동안 올곧게 ‘수행’을 강조한 총무원장 스님의 일념(一念)이 종무행정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아울러 ‘수행가풍 회복’만이 이번 집행부가 발원하는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나는 불교’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읽힌다. 스님들이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는 풍토를 완성하기 위한 ‘승려복지 확대’도 이러한 맥락이다.

관련된 대외적 활동으로는 ‘(가칭) 자비(慈悲)와 공심(公心) 회복 캠페인’이 눈에 띈다. 현재 포교원의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는 ‘신행혁신운동’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대사회적으로 수행하는 문화 풍토를 만들겠다는 총무원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 1994년 법정스님이 주창한 ‘맑고 향기롭게 살기’ 운동과 같은 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 무엇보다 행정 분야뿐만 아니라 입법과 사법제도에서도 수행가풍을 진작하는 쪽으로 개선한다고 밝혀 향후 종단운영의 귀추가 주목된다.

총무원 기획실장 정문스님은 “이번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종단 운영의 틀이 ‘수행’으로 드러난 만큼 이에 알맞은 사업들이 주를 이룰 것”이라며 “사업과 관련된 유관부서와 긴밀히 협의하는 한편 수행가풍을 굳게 세워 존경받는 종단을 만드는데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 불교문화재 정책 개선 

국가문화재와 동등한 지위로 ‘격상’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기자회견에서 “불교 문화유산은 1700년 동안 우리 민족의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역사이자 민족의 전통문화임에도 홀대를 받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한국 불교문화는 박제화 된 전시용 문화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삶이자 생활문화로 국가가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빈약한 재정과 제도 지원으로 불교문화재를 홀대하면서 결과적으로 종단과 사찰의 부담을 늘려왔다는 인식이다. 정부가 자발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전통사찰임에도, 자부담을 편성하도록 하고 있는 것 또한 불교에 대한 지나친 규제로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불교문화재를 국가문화재와 동등한 지위로 격상하고, ‘규제’ 아닌 ‘지원’ 중심의 정책을 펼치도록 정부를 설득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집행부는 문화재 관련 정부부처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기구 활성화에 나선다. 총무원 문화부장 정현스님은 “지난해 조계종과 문화재청 관계자들로 구성된 불교문화유산정책 협의회와 분기별로 회의를 갖고 현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불교문화재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종단이 반드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영섭 이경민 이성진 기자 fuel@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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