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즉각 항의방문… 종로구청 “바로 시정하겠다”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영종)가 지난해 12월부터 관내 보행자 안내표지판을 새로 교체하면서 조계사 명칭 위에 십자가 표식을 넣어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종단은 종로구청에 항의 방문해 즉각 시정조치 할 것을 촉구했다.
총무원 기획국장 지상스님, 사회국장 해공스님 등 종단 관계자들은 오늘(1월16일) 오후 종로구청 도시행정과에 항의 방문했다. 기획국장 지상스님은 “사찰 이름 위에 십자가 표시를 해 놓은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의도적으로 했다는 느낌도 받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종로구청 김남석 도시행정과 교통시설팀장은 “이번 보행자 안내표지판을 제작한 업체에서 사찰과 교회 등 종교시설을 구별하지 않고 하나의 그림 표지를 사용했다”는 둥 “그림이 헷갈려서 그런 것 같다”는 둥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한국표준정보망(KSSN)에서는 일반 대중들을 안내할 표지판에 표준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공안내 그림표지’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공공안내 그림표지에 따르면 사찰 표시는 탑 모양이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로구청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전혀 몰랐던 셈이다.
종단 관계자들이 이같은 내용을 지적하자 비로소 김남석 교통시설팀장은 “검수를 제대로 한다고 했는데 세세한 기호까지 챙겨보지 못해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 같다”면서 “업체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표지판에 해당 부분을 가리던지 뜯어내던지 해서 임시 조치를 취하겠다”며 “현재 업체한테 최대한 빨리 안내표지판을 다시 제작해 달라고 말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획국장 지상스님은 “이런 상황이 종로구 내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버젓이 일어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남석 교통시설팀장은 “다른 곳에서도 이와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서울시 담당자에게 통일된 규격 표식을 사용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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