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법당은 
꼭 필요한 곳에 지어야 한다
지원하는 스님 사찰 신도들도 어렵고
추진하는 군승과 군불자도 
어려운 상황에서 모든 역량과 재원을 
총동원해서 수행한다
군장병과 강군육성에 꼭 필요한 
‘부처님의 일’이기 때문이다

불사(佛事)는 절의 일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보통 절을 짓는 일을 가리킨다. 절을 짓는 일은 귀하고 소중한 일이다. 그러나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어떤 이는 그 어렵고 힘든 일을 신심과 환희로 이루어 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손을 내저으며 마다하기도 한다. 군 포교 현장에 있으면 불사 인연이 많다. 400 곳 넘는 군 사찰이 있는데다 해마다 10여 개의 절이 새로 생기니 직접 불사를 맡을 기회가 많다. 직접 하지 않는다 해도 옆에서 응원하거나 함께 화주를 하니 이래저래 불사의 연을 놓지 못한다.

군부대 법당은 대부분 그 자리에 꼭 필요해서 짓는다. 병사 수, 불자 병사 비율,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 버스 운행 거리를 꼼꼼히 고려한다. 절 규모 형태, 심지어 기후 장병들의 법회 형태 까지 참고사항이다. 이처럼 군법당은 허술해보여도 하나 하나 수많은 고려를 통해 가장 적합한 지역, 필요한 부대에 들어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사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도 이제 새로 지은 법당을 보면 잘 되었네 못 되었네 어설픈 훈수를 두기도 한다. 하지만 간혹 필요하지 않은 불사도 더러 보인다. 부대장의 간절한 발원으로 혹은 군법사나 인근 스님의 원력에 의해 법당을 짓기도 하는데 가만히 보면 법당이 들어설 자리가 아닌 경우가 있다. 근처에 좋은 법당이 있는데 또 들어선 법당, 제자리에 잘 들어섰지만 주변 환경이나 군내 소요에 비춰 필요 이상으로 크고 웅대한 불사가 이런 사례에 속한다. 

불사는 어느 한 사람의 힘이나 돈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러 불자들의 땀과 정성이 모여 결실을 맺는다. 풍족하게 이루어지는 불사는 없다. 갖은 어려움과 난관을 헤치고 말 그대로 겨우 성사되는 것이 불사이다. 군법당 불사는 더욱 그렇다. 불자들의 보시와 정성은 고맙고 다채롭지만, 분명히 한계는 있다. 퍼도 퍼도 솟아나는 화수분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소중하고 귀하다. 그러므로 시주 받는 스님들은 최선을 다해 꼭 필요한 곳에 법당을 지어야 할 의무가 있다. 반드시 필요한 불사,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 많은 사람이 혜택 받고 찾는 그런 사찰을 지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며 배우고 고민해야한다. 어디 군 법당 불사만이 그러하겠는가? 아마 일반 사찰 불사도 군 법당 보다 더 많은 고민과 노력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이 부처님의 일(佛事)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군부대는 변화가 한창이다. 국방개혁 일환으로 많은 부대가 이동하거나 사라진다. 법사들도 변화에 맞춰 분주해진다. 정리해야 하는 사찰과 새로 지어야 하는 사찰이 생기기 때문에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인 포교도량을 만들 고민을 한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그 자리에 사찰이 꼭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어떤 모습과 규모여야 하는가’ 이다, 불사 내내 끊임없이 묻고 답한다. 그래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새해에도 불사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가까운 군 법당에서도 불사 계획이 섰다고 한다. 모두 함께 마음을 모아 불자는 물론 사회에도 꼭 필요한 불사이기를 기대해 본다.

△ 지용스님은…

조계사에서 송강스님 은사로 출가, 2004년 통도사에서 구족계 수지. 군승임관 후 2사단, 25사단, 8사단, 항공작전사령부, 육군3사관학교 등 근무. 현재 육군본부에서 육군 군종 정책 수행.

[불교신문3362호/2018년1월20일자] 

지용스님 논설위원·군법사·육군본부 군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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