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화엄세계 꽃피운 천호월서희망재단

 

국제구호 천호월서희망재단
캄보디아 왕립불교大 ‘보시행’ 
2013년 이후 꾸준한 지원 
선진화된 교육시설로 급부상

1964년 금오스님 캄 방문 인연
은사 스님 뜻 기려 ‘선연’ 이어
고령의 텝봉 승왕 얼싸안고 반겨
올 부처님오신날 ‘韓-캄 교류’  

캄보디아 왕립 불교대학을 방문한 월서스님은 “컴퓨터와 소정의 장학금 등을 지원하는 것이 그들에게 규모상 크진 않지만 큰 희망이 되는 것 같아 감사하는 마음”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1월10일 아침 8시, 캄보디아 메콩강변에 있는 쁘레아 시하누크라자(Preah Sihanouk Raja Buddhist Univ, 이하 왕립 불교대학) 왕립 불교대학교 대강당. 500여명의 교직원과 학생 전원은 한국에서 온 월서 큰스님(조계종 명예원로의원, 법주사 조실)을 향해 합장했다. “여러분에게도 스승이 있으실 겁니다. 제 은사이신 금오 큰스님께서는 지금으로부터 56년 전인 1961년 이 곳 캄보디아 프놈펜에 오셔서 세계불교도대회에 동참하셨습니다. 큰스님께서 캄보디아와 맺으신 고귀한 인연으로 오늘 제가 여러분 앞에 서 있습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정진하셔서 연구활동에 전념하고 학교가 발전하면 그것이야말로 캄보디아 발전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환호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월서스님은 이 학교에 다량의 컴퓨터를 기증했다. 스님의 법명을 딴 전산실이 구비돼 있을 정도다. 이번 방문은 2013년 이래 세 번째 기증이다. 천호월서재단의 컴퓨터 지원으로 인해 왕립 불교대학은 내실있는 전산교육을 펼치게 됐고 이로 인해 캄보디아 교육선진화도 한층 앞당긴 셈이다.  

월서스님은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몸이 허락할 때까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자비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날 행사를 주관한 왕립 불교대학 부총장 욘 셍예(Yon Sengyeath, 캄보디아불교협회장) 스님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월서 큰스님께서 지속적으로 컴퓨터를 후원해 주셔서 우리 대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 주셨습니다. 특히 이번 기증을 통해 불교대학교의 지방 분교인 바땀방과 깜퐁 츠낭, 깜퐁짬의 대학교까지 혜택을 입게 돼 더 큰 감사인사 드립니다.” 

월서스님은 대학측의 요청에 따라, 불교대학 경쟁력 제고와 교직원의 글로벌 마인드 함양을 위한 교육연수 활동을 후원하고 연수비용도 지원키로 약속했다. 왕립 불교대학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향후 법주사와 학교간에 자매결연을 맺고 보다 활발한 교류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우선적으로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캄보디아 승왕청에 있는 고위급 스님 30여명이 방한해서 한국의 연등축제를 함께 봉행하고 법주사 템플스테이와 사찰탐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월서스님은 “캄보디아는 불교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 스님들은 한국의 찬란한 불교문화와 오늘날 계승되는 한국불교의 전통에 관해 높은 관심과 애정을 표하고 있다”며 “이를 체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면 언제나 환영하고 한-캄 교류불사를 통해 그들을 지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왕립 불교대학은 1953년 캄보디아의 정치적 독립에 따라 이듬해 캄보디아 전 국왕 노로돔 시하누크에 의해 유일의 전문불교교육기관으로 설립됐다. 1972년 크메르 루즈 정권하에서 폐교의 비운을 맞았다 1997년 학교는 다시 문을 열었다. 중등학교와 불교고등교육기관을 거쳐 왕립 종합대학교로 자리매김했다. 초창기 50명에 머물었던 입학생에서 철학과 종교학부, 교육정보기술 학부, 산스크리트 및 외국어 학부, 크메르문학 학부 등 4개의 학부 석사과정, 교사연수센터까지 갖추고 스님과 일반학생을 합쳐 현재 1000명이 웃돈다. 

월서스님은 이 날 왕립 불교대학 행사를 마치고 캄보디아 승왕청을 방문했다. 캄보디아의 승왕 텝봉(Samdech Preah Agga Maha Sangharajadhipati Tep Vong, 87)스님은 최근 건강악화로 거동이 불편함에도 월서스님을 환대하면서 캄보디아 교육발전에 지속적으로 후원을 하는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다. 

월서스님은 1993년 일본에서 텝봉 승왕을 처음 만난 이후 세계불교도대회 등 국제행사를 통해 수차례의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승왕청에서 공식 만남은 2013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월서스님보다 세 살 위인 텝봉 승왕(사진 왼쪽)은 건강 악화로 거동이 불편함에도 월서스님을 승왕청으로 초청, 고마움을 표했다.

텝봉스님은 “이미 오랜 세월이 흘러버린 금오 큰스님의 캄보디아 방문인연으로 아직까지도 캄보디아에 변함없는 관심과 아낌없는 애정을 가져주셔서 각별히 감사인사 드린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월서스님을 얼싸안기도 했다. 

이에 월서스님은 “승왕청의 초청에 감사하며 그간의 텝봉 승왕과의 만남은 언제나 유익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크메르 루즈의 만행에 의해 초토화된 캄보디아 불교를 다시 원래의 모습대로 복구시킨 승왕의 법력을 높이 평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불교의 최대 종단인 모하니까야 종단의 수장인 텝봉 승왕은 1981년 승왕으로 추대됐다. 2006년 대종사로 승격돼 캄보디아 불교사에서 150년만에 첫 대종사로 이름을 올렸다. 텝봉 승왕은 유엔 산하 ‘평화를 위한 종교(Religions for Peace)’ 분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세계평화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12년 6월 출범한 천호월서희망재단은 법주사 조실 월서스님의 기부금으로 설립됐다. 월서스님은 캄보디아 승왕 초청으로 방문 중 산간 오지와 빈민촌을 둘러보면서 해맑은 아이들이 교과서 한 권도 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희망재단을 설립, 본격적인 구호활동에 나섰다. 

[불교신문3363호/2018년1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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