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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온세상 밝히는 희망의 등불입니다”

기사승인 2018.01.19  17: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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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에 화엄세계 꽃피운 천호월서희망재단

 

국제구호 천호월서희망재단
캄보디아 왕립불교大 ‘보시행’ 
2013년 이후 꾸준한 지원 
선진화된 교육시설로 급부상

1964년 금오스님 캄 방문 인연
은사 스님 뜻 기려 ‘선연’ 이어
고령의 텝봉 승왕 얼싸안고 반겨
올 부처님오신날 ‘韓-캄 교류’  

캄보디아 왕립 불교대학을 방문한 월서스님은 “컴퓨터와 소정의 장학금 등을 지원하는 것이 그들에게 규모상 크진 않지만 큰 희망이 되는 것 같아 감사하는 마음”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1월10일 아침 8시, 캄보디아 메콩강변에 있는 쁘레아 시하누크라자(Preah Sihanouk Raja Buddhist Univ, 이하 왕립 불교대학) 왕립 불교대학교 대강당. 500여명의 교직원과 학생 전원은 한국에서 온 월서 큰스님(조계종 명예원로의원, 법주사 조실)을 향해 합장했다. “여러분에게도 스승이 있으실 겁니다. 제 은사이신 금오 큰스님께서는 지금으로부터 56년 전인 1961년 이 곳 캄보디아 프놈펜에 오셔서 세계불교도대회에 동참하셨습니다. 큰스님께서 캄보디아와 맺으신 고귀한 인연으로 오늘 제가 여러분 앞에 서 있습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정진하셔서 연구활동에 전념하고 학교가 발전하면 그것이야말로 캄보디아 발전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환호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월서스님은 이 학교에 다량의 컴퓨터를 기증했다. 스님의 법명을 딴 전산실이 구비돼 있을 정도다. 이번 방문은 2013년 이래 세 번째 기증이다. 천호월서재단의 컴퓨터 지원으로 인해 왕립 불교대학은 내실있는 전산교육을 펼치게 됐고 이로 인해 캄보디아 교육선진화도 한층 앞당긴 셈이다.  

월서스님은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몸이 허락할 때까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자비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날 행사를 주관한 왕립 불교대학 부총장 욘 셍예(Yon Sengyeath, 캄보디아불교협회장) 스님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월서 큰스님께서 지속적으로 컴퓨터를 후원해 주셔서 우리 대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 주셨습니다. 특히 이번 기증을 통해 불교대학교의 지방 분교인 바땀방과 깜퐁 츠낭, 깜퐁짬의 대학교까지 혜택을 입게 돼 더 큰 감사인사 드립니다.” 

월서스님은 대학측의 요청에 따라, 불교대학 경쟁력 제고와 교직원의 글로벌 마인드 함양을 위한 교육연수 활동을 후원하고 연수비용도 지원키로 약속했다. 왕립 불교대학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향후 법주사와 학교간에 자매결연을 맺고 보다 활발한 교류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우선적으로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캄보디아 승왕청에 있는 고위급 스님 30여명이 방한해서 한국의 연등축제를 함께 봉행하고 법주사 템플스테이와 사찰탐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월서스님은 “캄보디아는 불교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 스님들은 한국의 찬란한 불교문화와 오늘날 계승되는 한국불교의 전통에 관해 높은 관심과 애정을 표하고 있다”며 “이를 체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면 언제나 환영하고 한-캄 교류불사를 통해 그들을 지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왕립 불교대학은 1953년 캄보디아의 정치적 독립에 따라 이듬해 캄보디아 전 국왕 노로돔 시하누크에 의해 유일의 전문불교교육기관으로 설립됐다. 1972년 크메르 루즈 정권하에서 폐교의 비운을 맞았다 1997년 학교는 다시 문을 열었다. 중등학교와 불교고등교육기관을 거쳐 왕립 종합대학교로 자리매김했다. 초창기 50명에 머물었던 입학생에서 철학과 종교학부, 교육정보기술 학부, 산스크리트 및 외국어 학부, 크메르문학 학부 등 4개의 학부 석사과정, 교사연수센터까지 갖추고 스님과 일반학생을 합쳐 현재 1000명이 웃돈다. 

월서스님은 이 날 왕립 불교대학 행사를 마치고 캄보디아 승왕청을 방문했다. 캄보디아의 승왕 텝봉(Samdech Preah Agga Maha Sangharajadhipati Tep Vong, 87)스님은 최근 건강악화로 거동이 불편함에도 월서스님을 환대하면서 캄보디아 교육발전에 지속적으로 후원을 하는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다. 

월서스님은 1993년 일본에서 텝봉 승왕을 처음 만난 이후 세계불교도대회 등 국제행사를 통해 수차례의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승왕청에서 공식 만남은 2013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월서스님보다 세 살 위인 텝봉 승왕(사진 왼쪽)은 건강 악화로 거동이 불편함에도 월서스님을 승왕청으로 초청, 고마움을 표했다.

텝봉스님은 “이미 오랜 세월이 흘러버린 금오 큰스님의 캄보디아 방문인연으로 아직까지도 캄보디아에 변함없는 관심과 아낌없는 애정을 가져주셔서 각별히 감사인사 드린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월서스님을 얼싸안기도 했다. 

이에 월서스님은 “승왕청의 초청에 감사하며 그간의 텝봉 승왕과의 만남은 언제나 유익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크메르 루즈의 만행에 의해 초토화된 캄보디아 불교를 다시 원래의 모습대로 복구시킨 승왕의 법력을 높이 평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불교의 최대 종단인 모하니까야 종단의 수장인 텝봉 승왕은 1981년 승왕으로 추대됐다. 2006년 대종사로 승격돼 캄보디아 불교사에서 150년만에 첫 대종사로 이름을 올렸다. 텝봉 승왕은 유엔 산하 ‘평화를 위한 종교(Religions for Peace)’ 분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세계평화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12년 6월 출범한 천호월서희망재단은 법주사 조실 월서스님의 기부금으로 설립됐다. 월서스님은 캄보디아 승왕 초청으로 방문 중 산간 오지와 빈민촌을 둘러보면서 해맑은 아이들이 교과서 한 권도 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희망재단을 설립, 본격적인 구호활동에 나섰다. 

인터뷰/ 천호월서희망재단 이사장 월서스님 

“이 몸 움직이는 날까지 좋은 일 하겠습니다” 

“1961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6차 세계불교도대회에, 저의 은사이신 금오 큰스님이 참석하셨어요. 당시만도 캄보디아가 경제사정이 어렵지 않았죠. 큰스님께서 프놈펜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언젠가는 나도 꼭 가보리라, 가서 뭔가 도움을 주리라 원력을 세웠지요. 하하하.” 

지난 1월17일 서울 봉국사에서 만난 월서스님은 캄보디아를 향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보였다. 반백년도 훨씬 지났지만, 옛 스승의 발자취에 제자의 이름으로 동행했다는 것만으로도 환희심이 넘쳐나는 듯, 연실 특유의 너털웃음을 보였다. 

월서스님이 캄보디아에 첫 발을 디딘 때는 불과 6년여 전이다. 2012년 2월 캄보디아 승왕 텝봉스님의 초청으로 프놈펜 승왕청을 방문하고 앙코르왓트를 참배하는 순례여행을 갔었다. 우연찮게 들렀던 산간 오지마을 빈민촌에서 너무나 열악한 환경서 공부하는 가난한 학생들을 만난 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 승왕 스님의 간곡한 지원요청에 힘입어 ‘그토록 해맑은 눈동자를 가진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줘야 겠다’고 발심했다. 

“300여명 아이들이 한 교실에 모여 앉아서 수업을 받는데, 앞줄 몇 명을 빼고는 교과서 한권이 없는 겁니다. 책 한권 노트 연필 한자루 없이 앉아 있어도 배우고자 하는 그 열망의 눈동자는 어찌나 맑고 깨끗하게 빛나는지….” 월서스님은 말했다. “인간의 삶은 입고 먹는 것, 그리고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집 등 의식주에 있지만 오늘날의 사회에 있어 필요불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교육입니다. 인간은 교육을 받지 못하면 죽은 것과 같습니다. 그들이 냄새나고 불안전한 주거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스님은 캄보디아 승왕 텝봉스님과 전국 오지마을에 국정교과서 지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년간 캄보디아 전역에 약 5만여부의 교과서가 ‘천호월서희망재단’의 이름으로 배포됐다. 2013년 5월에는 캄보디아 오도르민째이주 오지마을에 있는 안롱 벵 고등학교에 손수 가서 교과서를 전달했다. “교과서와 공책을 학생들 손에 일일이 쥐어주면서, 그들의 모습 속에서 캄보디아의 희망적인 미래를 목격했습니다. 열심히 공부를 해서 꼭 한국에 유학을 가겠다는 한 여학생의 말은 저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팔십 노구를 이끌고 40도가 넘는 무더운 오지마을은 비포장도로를 거쳐 왕복 10시간이 넘게 걸렸다. “육체적으로 정말 힘든 고행길이었습니다만,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고나니 금세 피곤이 풀렸습니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된 삶의 터전과 교육환경을 보면 노승의 어린 시절과 겹쳐 보여 코끝이 찡했습니다. 제3세계 어린이와 스님들이 한국의 불자들이 정성껏 배포한 교과서를 갖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월서스님의 보시행은 교과서에 그치지 않았다. 캄보디아의 왕립 쁘레아 시하누크라자 불교대학교(Preah Sihanouk Raja Buddhist Univ)에 100여대의 컴퓨터를 기증하기에 이르렀다. 대학측은 한국의 큰스님을 향한 감사와 고마움을 표현할 길이 없어 대학 도서관 중앙에 월서스님의 진영을 모시고 있으며 월서스님의 법명을 딴 컴퓨터실도 개설했다. 

“깜짝 놀랐지요. 2012년 7월 처음 대학에 갔었는데 수십명의 학인 스님들이 도열하고 서서 저를 환대해 주셨어요. 감사의 뜻인지 모르지만 그저 송구할 따름이지요. 하하하.” 컴퓨터 기증 이전에도 2012년 5월에는 왕립 대학 온사맛 교수 스님과 반딴봉 분교 총장 스님 등이 직접 봉국사를 찾았고, 천호월서희망재단은 컴퓨터 외에 교육기금도 전달했다. 

“올해로 이제 팔십다섯입니다. 내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수행자로서, 부처님 제자로서 좋은 일만 하다 가고 싶어요. 내 힘이 닿을 때까지 인연있는 모든 이들이 평화롭게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울 수만 있다면 가장 큰 보람이자 기쁨입니다. 건강한 삶, 만족하며 사는 삶, 그리고 신뢰하고 신뢰받는 삶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흔들림 없이 기도정진하면서 무술년 한해도 잘 살아봅시다. 하하하.” 

[불교신문3363호/2018년1월24일자] 

 

 

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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