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보리수나무 모습. 부처님이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었듯이 행복은 멀리 숨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친구 도르지로 인해 깨달았다.

“나 곧 부탄 가” “북한에? 왜 북한에 가?” 부탄을 갈 일이 생기면 주변 사람들이 항상 보이는 반응입니다. 부탄이라는 나라가 우리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행복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행복의 나라, 부탄’이라고 말하면 그제야 대부분 알아차립니다. 

8000m가 넘는 히말라야의 고산지대 속 푸르른 나무, 파란 구름과 어우러져 고요하면서도 강렬한 자연을 품고 있는 부탄은 ‘행복의 나라’로 불립니다. 부탄에 도착하면 ‘파로’라는 지역에 가장 먼저 발을 딛게 됩니다. 파란 하늘과 초록빛 숲으로 둘러싸인 파로공항에 내리자마자 상쾌한 공기와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파로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정도를 달려 부탄의 수도 팀푸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 저의 첫 번째 부탄 친구 ‘도르지’를 만났습니다. 도르지는 문득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너 지금 행복하니?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할 것 같은데…”라고 묻습니다. 하는 일 마다 마음처럼 되지 않아 고민만 쌓였던 제게 도르지의 질문은 마치 제 마음을 읽은 사람 같았습니다. 사실 행복하지 않았던 저는 오히려 도르지에게 “넌 지금 행복해?”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도르지는 “응 당연히 행복하지. 너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하고 너에게 나의 친구들을 소개해 줄 수 있어서 행복하지”라고 답했습니다. 그가 말한 행복의 이유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았습니다. 

딱히 부탄이라서 얻을 수 있는 행복도 아니었습니다. 문득 제 모습을 되돌아봤습니다. 행복은 항상 꼭꼭 숨어있다고만 생각했던 제게 부탄 친구 도르지는 ‘사실 행복은 숨어있지 않았다’는 명쾌한 해답을 줬습니다. 행복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먼 곳을 바라보며 커다란 행복만을 좇던 저는 당장 내 앞에 놓인 소소한 행복을 놓치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행복 숨바꼭질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부탄에서 지상 최대의 행복을 맛보고 돌아오는 길에 무심코 지나쳤던 나의 지난 하루들에 대한 소중함을 되새기며 누군가 내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라고 답해줘야지 라고 다짐했습니다.

[불교신문3363호/2018년1월24일자] 

홍나연 더프라미스 국제사업국 코디네이터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