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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출가? 아무나 하는 건 아냐”

기사승인 2018.01.23  18: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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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첫 시행되는 ‘은퇴 출가’ 궁금증 Q&A

지난 2016년 10월 월정사에서 열린 황혼기출가학교. 당시 평균 65세가 넘는 남녀 58명이 참가해 7박8일동안 행자생활을 체험했다. 불교신문자료사진
조계종이 지난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은퇴 출가’ 제도는 백세시대를 맞는 노장년층에겐 인생 2막을 열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다. 만50세 미만으로 제한돼 있던 기존 출가 연령이 만65세까지 대폭 확대되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수년간 자신만의 경험과 경력을 쌓아온 은퇴자들은 그간 몸담았던 속세를 떠나 조계종 정식 스님으로 활동하며 이를 의미 있게 회향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은퇴출가에관한특별법’이 제정되자마자 교계 안팎에서는 큰 반향이 일었다. 출가 문턱을 낮춰 늦깎이 발심자에게 스님이 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이를 반기는 분위기가 컸다. 그러나 독신 비구 승단인 조계종에서 결혼해 아이까지 있는 반백살 행자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나이가 들어 의지할 곳 없고 먹고 살 길 없어 출가하려는 ‘생계형 출가자’까지도 전부 스님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남았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은퇴 출가, 과연 아무나 가능할까. 은퇴 출가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정리해봤다.

-‘은퇴 출가’ 자격은 어떻게 되나?

만51세부터 65세까지 해당 연령에 해당되면 은퇴 출가를 할 수 있다. 다만 행자등록 신고서와 함께 사회 각 분야에서 15년 이상 활동한 경력 증명서를 제출해야만 한다.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어야하며 공적연금 또는 개인연금 수혜 예정자여야만 출가자로서의 능력을 갖췄다고 본다.

-개인연금, 국민연금 수혜 예정자여야 하는 이유는?

그동안의 경력을 의미 있게 회향하려는 출가 희망자와 달리 단지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만 절집을 찾는 ‘생계형’ 출가자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때문에 국민연금 또는 개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거나 연금 수급을 위한 의무를 모두 완료한 자여야 한다. 국민연금 수혜 예정자에 해당하는 자격조건은 최소 가입기간 10년 이상 납부자, 개인연금 수혜 예정자에 해당하는 자는 최소 5년 이상 납입 후 10년 이상의 기간을 유지한 자를 말한다.

-행자 등록 때 건강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는데, 말기암 환자의 경우는 자격 미달에 해당되나?

종단은 은퇴 출가자를 ‘사찰에서 수행 및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심신이 건강하고 불심이 돈독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수행 및 공동생활이 불가능한 심신을 갖고 있다고 판단되면 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말기암 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자격 요건은 교구본사 심사를 거쳐야 한다. 교구본사는 제출된 건강진단서를 통해 신체상 문제를 비롯해 전염성 질병이나 환각성 물질 중독 여부 등을 판단하게 된다. 국법에 의해 파렴치범, 이를테면 살인, 강도, 절도, 성폭력 등으로 처벌받은 사실이 있는 자 또한 자격 요건에 제한될 수 있다.

-사회 활동 15년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되는가? 만약 다른 직종으로 이직을 여러 번 했어도 괜찮은가? 가정주부, 자영업자는 해당사항이 없나?

은퇴 출가 제도 본래 취지는 ‘전문직종의 은퇴자들에게 새로운 선택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때문에 최소 15년 간 한 분야 동일 직종에 종사했던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 다만 다른 직종이라해도 사회경력을 활용해 불교계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합산도 가능하다. ‘사회 활동 분야’에 특별히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다. 일례로 가정주부, 자영업자도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조계종은 독신 비구 승단으로 알고 있다. 조계종 스님이 되려면 꼭 이혼해야 하나? 자녀가 있으면?

조계종 스님이 되려면 속세와의 관계는 완전히 끊어야만 한다. 이혼 경과 기간이 6개월 미만에 해당하는 자는 수계를 받을 수 없다. 일반 행자와 동일하게 미성년 자녀에 한해 친권(양육권)포기를 해야만 독신 비구 스님이 될 수 있다.

-은퇴 출가 절차는 어떻게 되나?

희망자는 행자 등록신청서와 증빙서류를 준비해 전국 교구본사에 내야 한다. 교구본사가 서류심사를 통해 자격조건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면 행자등록을 할 수 있다. 은퇴 출가자는 행자 생활과 교육 의무 등 두 가지 의무를 갖는다. 사찰에서 1년 이상 행자 생활을 해야 하며, 삭발하고 의제 또한 일반 행자와 똑같이 갖춰야 한다. 또 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정기교육에 연 1회 이상 참여해야만 한다.

-은퇴 출가자는 기존 출가자와 달리 등록사찰이 아닌 수행사찰에서만 생활할 수 있다는데, 수행사찰은 어느 곳을 말하나?

수행사찰은 은퇴 출가자가 거주하며 수행하는 사찰을 말한다. 은퇴 출가 행자는 교구본사 및 교구본사 주지 스님이 은퇴 출가자 교육을 위해 위탁지정한 사찰에서만 생활할 수 있다. 수행사찰 지정은 사찰 주지 스님이 신청하는 경우 교구본사 종무회의에서 의결해 지정한다. 단 교육기관이나 선원을 운영하는 사찰, 상주 대중이 10명 이상 거주하는 사찰, 수사찰 중 한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기존 출가자와 은퇴 출가자의 다른 점은?

은퇴 출가 행자가 사미, 사미니계를 수계하기 위해서는 6개월이 아닌 1년 이상 행자 생활을 해야 한다. 은퇴 출가한 비구, 비구니는 견덕, 계덕까지만 법계가 품수되고,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종무원 및 말사 주지 임명권과 선거권 제한을 받는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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