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공생회, 포항지진 이재민 무료급식소 현장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대구 백룡사 주지 현진스님이 포항 지진피해 이재민에게 따뜻한 식사를 전해주고 있는 모습.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마음껏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해 11월 규모 5.4의 강진이 몰아쳐 피해를 입은 포항지역 이재민들이다. 한순간의 자연재해는 삶을 터전을 일구고 있던 보금자리를 빼앗아버렸다. 1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학교 건물, 상수관 누수 등 공공시설도 무너져버렸다. 포항 흥해체육관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지만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는 부족한 실정.

그러나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와 희망을 전달해온 이들이 있다. 국제개발협력 NGO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스님)가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봉사를 펼치고 있는 현장을 오늘(2월9일) 찾았다.

지구촌공생회는 무료 급식봉사를 지진피해가 일어난 직후인 지난해 11월29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지진 피해로 인해 힘겨운 생활을 하는 이재민들의 어려움을 달래고,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전하기 위한 이사장 월주스님의 생각이 담겨있었다. 매일 100여 명의 이재민 등이 이곳에서 공양을 하며 위안을 얻는 중이다. 사건 발생 이후 어느새 두 달이 훌쩍 넘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히는 것은 당연지사. 지진 발생 후 70여 일 동안 지속적으로 무료 급식 봉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장을 찾은 이날도 오전 11시가 되자 부스에는 사람들로 가득 붐볐다. 지구촌공생회 사무처장 덕림스님을 비롯한 봉사단의 손길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고추 장아찌, 계란 장조림, 깻잎 무침 등 없던 입맛도 살리는 정갈한 밑반찬과 얼어있는 마음까지 녹여줄 얼큰한 순댓국까지 정성스럽게 마련돼 있었다.

살고 있던 아파트가 지진으로 반파 돼 임시 대피소에서 살고 있는 최우득(79) 할머니는 “지진 때 다리가 아직도 시원치 않아 움직이기 어려운 상태”라며 “지구촌공생회 무료 급식 봉사가 없었다면 제대로 식사도 못했을 것”이라며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반찬이 맛있다며 연신 미소를 짓고 있던 김진례(75) 할머니도 “이제 ‘쿵’ 소리만 나도 심적으로 불안하고 머리가 아프다”면서 “이곳에서 매일 이렇게 맛있는 밥을 차려주니 마음까지 안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료 급식소 부스 앞에 마련된 뜨끈한 어묵 국물도 이재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무료 급식소 부스 앞에 마련된 뜨끈한 어묵 국물도 이재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무료 급식 이외에도 경산 원효암 주지 활안스님, 구미 마하붓다사 주지 진오스님, 대구 대륜사 주지 덕신스님, 대구 백룡사 주지 현진스님 등이 요일마다 돌아가면서 어묵 대중공양을 하고 있다.

본인의 사비를 들여서 진행하는 자원봉사다. 이날 신도들과 함께 자비행을 펼친 대구 백룡사 주지 현진스님은 “돌아 갈 곳 없어 이곳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들이 마음에 걸려 꾸준히 이곳에 나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봉사는 나에 대한 참 모습을 알아갈 수 있는 또 다른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촌공생회 무료급식소 부스에는 따뜻한 식사 한끼와 위안을 얻으려는 이재민들로 가득 붐볐다.

지구촌공생회 사무처장 덕림스님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며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복구 작업 등이 마무리 될 때까지 이재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료급식소 부스를 찾은 이재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지구촌공생회 사무처장 덕림스님(사진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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