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성 옥천사 성보박물관장 원명스님 

옥천사 성보박물관 
3월21일부터 3개월간 
‘돌아온 성보’ 특별전 
환수불사에도 관심을…

“욕심에 눈 먼 몇몇 사람에 의해 사라졌던 불보살님들을 본래 자리로 모셔야죠.” 

오는 3월21일부터 6월30일까지 ‘만행, 돌아온 성보展’을 준비하는 고성 옥천사 성보박물관장 원명스님을 지난 12일 불교신문사에서 만났다. 이번 전시는 영남 일대서 유출된 성보문화재가 돌아온 것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다. 삼십년 만에 돌아온 팔공총림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를 비롯 천축산 불영사 시왕도 등 영남 일대 환수문화재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혼란했던 근·현대 사찰의 성보들이 많이 사라졌다. 1999년 조계종에서 <불교문화재 도난백서>를 발간한 후 어둠속에서 거래되던 불교성보들이 수면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후 도난 문화재가 발견되고 ‘본지환처’ 했다는 환희심 나는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됐다. 더욱이 2016년부터 해외에서 발견된 도난문화재까지 되찾기 시작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옥천사 시왕도 환수다. 

옥천사 명부전에 모셔진 시왕도는 모두 10폭으로 구성돼 있는데 지난 1976년 제1진광대왕도와 제2초강대왕도 2폭이 도난당했다. 남아 있는 8폭의 시왕도와 명부전에 함께 봉안된 지장보살도는 지난 2010년 보물로 지정될 만큼 그 가치가 높다. 

2016년 도난 된 두 점의 시왕도 중 제2초강대왕도가 프랑스에 있는 것을 알려지자 원명스님은 빠르게 움직였다. 불화전문가인 중앙승가대학교 문화재학과 강소연 교수와 함께 프랑스에 있는 소유자 자택까지 찾아가 설득해 유상기증을 받아 무사히 옥천사에 다시 모실 수 있게 됐다. 

또한 늘 도난 문화재에 관심을 두고 있는 스님은 전시회나 경매 등 공개되는 모든 자료를 살펴본다. “2016년 본태박물관 개관도록을 살펴보다 옥천사 나한상 두 분을 발견했습니다. 사진자료로 남아있던 나한상의 모습은 수백 번을 봐서 보는 순간 옥천사 나한상임을 확신했죠.” 

스님의 노력 때문인지 두 분 나한상은 소유자가 도난 문화재임을 알고 난 후 무상으로 기증했다. 지난 2014년에 경찰이 사립박물관에서 찾은 두 분의 나한상과 지난 해 미국 경매에 올라와 있던 한 분의 나한상 또한 돌아와 불교중앙 박물관에 모셔져 있다.

이렇게 해서 사라졌던 일곱 나한상 중 다섯 분을 찾았다. 스님은 박물관장 소임을 맡은 이후 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중앙승가대 대학원에서 문화재학을 전공하고 있다. 

스님은 언젠가 남은 두 분의 나한상을 모두 찾아 온전한 16나한상이 불자들을 만나는 날을 늘 생각하고 있다. 또한 사라진 영산회상도, 삼장보살도, 진광대왕도 또한 반드시 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여건은 녹록치 않다. 

지역 말사 박물관으로서 불교성보 환수 불사를 하는데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도난 문화재라는 사실이 밝혀져 무상으로 돌려받는 경우는 극히 일부다. 성보를 이운하는 등 환수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게 현실이라 몇몇 사찰은 비용부담으로 환수를 포기하기도 한다. 

옥천사의 경우에도 불화를 환수하는 과정에서 신도들 도움을 받아야 했고, 이번 전시회 또한 신도들과 함께 준비했다. 스님은 “옥천사의 귀중한 성보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많은 불자님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환수 불사의 후원을 당부했다.  

도난 나한상. 빈도라발타라사 1존자. 낙거라 5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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