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강 틈바구니 신음하던 조선처럼 
조롱 듣는 과거사 되풀이 않으려면
자강하고 국론 통합하여
자유민주주의 국가 수호
            
北정권 3대 걸쳐 동족만 도발 
민족에게 끼친 해악 직시해야

저녁시간 앉거나 느긋하게 반쯤 누워서 밝고 선명한 고화질화면으로 중계되는 경기를 즐기기에는 뭔가 마음이 편하지 않은 역사적인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갑작스러운 남북 단일팀에 붉은색의 대규모 응원단, 예술단, 대표단 그리고 미소는 머금었지만 고개를 치켜들고 90이 넘은 국가수반도 쩔쩔매는 김일성 손녀, 너무도 감격스럽고 가슴 벅찬 30년만의 두 번째 올림픽인데도 불안이 스멀스멀 저녁 안개처럼 몰려드는 것은 왜일까.

어려운 일이 닥치거나 무언가 바라는 바가 절실할 때면 ‘석가모니불’ ‘관세음보살’을 소리내어 염불하면서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린다. 그렇게 모든 것을 부처님께 맡기고 나면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일 자세가 되고 마음의 안정도 찾아온다.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수지 독송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천대받으면 이 사람은 과거의 죄업으로 악도에 떨어져야 마땅하나 오늘날 천대받음으로 과거 죄업이 소멸되어 위없는 지혜를 얻으리라.” (금강경 능정업장분)

오늘 천대받듯이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민족 분단의 고통을 겪는 것은 분명 까닭이 있을 것이니 장차 이 민족에게 복덕으로 예정되어 돌아오리라.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은 작동원리를 알기 어려운 블랙박스와 같고 내부 권력다툼은 15세기 마키아벨리의 권모술수 정치판이라고 한다. 시진핑의 중국몽(夢)은 우리에게는 다름 아닌 청일전쟁(1895년)의 패배로 한반도에서 철수한 독점적 영향력의 회복이라 하겠다. 제2세계대전의 전범으로 죄과를 제대로 인정하지도 치루지도 않은 일본은 우리의 분단 상황을 빌미로 간섭과 군사대국화를 도모하고 있다.

서세동점의 조선말기 1880년 수신사 일행으로 일본에 간 38세의 김홍집에게 일본 주재 청국 공사관의 참사관이었던 32세의 황준헌이 건네준 <사의조선책략(私擬朝鮮策略)>에 보면 조선은 중국의 번국(藩國)으로 친중(親中)하고, 일본은 당시 유일한 수호 조약국이니 결일(結日)하고, 미국은 서구열강과 다르니 연미(聯美)하여야 한다는 치욕적인 권고를 하고 있다. 더욱이 황준헌의 상관인 청국 공사 하여장(何如璋)은 조선인은 어린애와 같아 거친 수단은 소용이 없지만 힘을 적절히 과시하면서 친절하게 달래면 쉽게 영향받고 따른다고 했다. 그로부터 138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당시 위정척사론을 폈던 이만손(李晩孫)등의 상소에서 주장하듯 오랑캐의 무리에는 후박(厚薄)을 구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북경대 국제관계학원장 자칭궈(賈慶國)는 중국과 미국은 이미 한반도 컨틴전시 플랜을 논의 중이라 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위험하고, 김정은 정권은 무모하고, 문재인 정부는 나이브하다고 혹평하고 있다.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가 한반도의 비상계획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 속에 조선 말기의 아픈 과거가 자꾸 떠오른다.

우리는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던 조선처럼 연작처당(燕雀處堂)의 조롱을 듣지 않도록 자강과 국론 통합으로 과거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아야한다.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것은 자유스러운 민주주의 국가이다. 김정은 정권이 우리 민족끼리 운운하며 미국을 향한 핵무력이라 하지만 6·25 남침을 비롯해 할아버지부터 3대에 걸쳐 동족에게만 도발했지 열강과 싸운 적이 있는가. 김일성 일가가 우리 민족에 끼친 그리고 지금도 북녁 동포를 짓누르고 있는 해악을 우리는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북한은 70여년을 계속 사기와 거짓으로 쌓아올린 유사종교집단이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구상 최장 3대 부자 세습 왕국이다.

우리의 자강이 미국·중국·일본·러시아는 고사하고 이제는 북이 핵을 가지는 한 김정은을 능가하지 못함을 명심해야 한다.

[불교신문3370호/2018년2월24일자] 

하복동 논설위원·동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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