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사 화계사 등 전국 사찰
사라져가는 전통문화 되살려
달집태우기 지신밟기 등 다양 

정월대보름날. 전국 사찰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사진은 화계사 달집태우기. 불교신문 자료사진

오는 3월2일은 정월대보름날. 겨울 밤하늘을 환희 비추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복을 빌고 새 봄의 기운을 맞이하는 풍속이 전국 사찰에서 다시 되살아난다. 마을 사람들과 달집을 만들어 태우는 사찰이 있는가 하면 온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며 당산제를 올리는 사찰도 있다. 전통적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방생도 많은 사찰에서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진행된다.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달집을 태우며 민속마당을 열었던 제25교구본사 봉선사는 오는 3월2일 지역주민들이 주축이 된 ‘달집태우기 들불축제’를 개최한다. 범종루에서 소원지를 단 달집을 이운해 일주문 앞 주차장에서 태우며 한 해의 액막이를 발원한다. 지역민 문화축제로 자리잡은 봉선사 행사는 지신 밟기와 부럼 깨기 등 잊혀져가는 풍속을 되살리면서 문화공연까지 마련해 풍성한 정월대보름을 맞게 돕는다. 

제9교구본사 동화사와 대구불교사원연합회는 오는 3월2일 한 해의 액운을 태우고 희망과 행복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 달맞이 방생대법회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올해 처음으로 동화사가 공동주최 함으로써 지역 불교계는 화합과 전진을 위한 불자들의 마음을 모으는 대동 한마당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는 5000여 대중이 달맞이 달집태우고 소원풍선 날리는 장관이 연출된다. 조계종울산사암연합회도 이날 경주 양남 진리해변에서 ‘정월대보름 합동 방생법회’를 봉행한다. 

서울 화계사는 오는 3월1일 달집태우기 문화한마당으로 정월대보름을 맞는다. 방송인 김병조의 사회로 가수 한혜진, 정태준, 소명, 윤은서, 화계사합창단의 노래 공연을 비롯해 야단법석의 타악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문화마당 후에는 지역민과 화계사 불자들이 함께 한 해의 소망을 담은 소원지를 달집과 함께 태우며 보름달에 소원을 비는 시간을 갖는다.

세종 영평사도 오는 3월1일 ‘제3회 영평사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와 다양한 전통놀이 체험행사를 연다. 쥐불놀이와 널뛰기, 투호놀이, 떡매치기, 소원지쓰기, 윷놀이, 연날리기, 줄다리기, 강강수월래 등의 다양한 체험마당이 펼쳐지며 오곡밥과 부럼, 군고구마, 군밤, 귀밝이술 등의 풍성한 먹거리도 제공된다.

이 밖에도 부산 홍법사와 범어사금정불교대학총동문회, 대구 법왕사, 강화 전등사, 고양 정혜사 등도 달집태우기, 지신 밟기 등 정월대보름 행사로 소원성취와 무사태평을 기원할 예정이다.

지역과 결합된 당산제로 정월대보름을 맞는 사찰도 있다. 부안 내소사는 오는 3월1일 내소사 안뜰의 할머니 당산나무와 일주문 밖 할아버지 당산나무에 공양을 올리는 석포리 당산제를 개최한다. 매년 정월대보름에 맞춰 열리는 내소사 당산제는 지역민들이 함께 풍년과 평안을 기원하는 전통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남 미황사는 오는 3월2일 미황사 군고를 계승하고 있는 산정마을의 당제를 주관한다. 사찰이 지역민과 결합해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한 전형을 보여주는 정월대보름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홍법사 주지 심산스님은 “부럼을 깨물면 건강하고 귀밝이술을 마시면 귀가 맑아진다는 미풍양속이 점차 사라져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보다 많은 사찰이 우리의 전통문화와 세시풍속을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371호/2018년2월28일자] 

박봉영 기자 이시영 유진상 박광호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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