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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정] 이제라도 기도를 올리자

기사승인 2018.03.02  11: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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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와 아무런 관련 없는 정월달에 
풍성한 수확을 하는 한가위에 붙는
대보름을 붙이는 까닭은 왜일까?

보름 전에 액난 물리치고 복 기원
방생 기도 등으로 행복 발원하길

조선은 농사를 중심으로 하는 중농(重農) 국가였다. 이는 ‘농자천하지대본’ 즉 농사가 천하의 근본이라는 사농공상의 사회 구조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농사를 중시 여기기 때문에 달을 중심으로 하는 태음력을 사용하며, 풍요를 상징하는 보름과 관련된 명절이 많다. 

보름을 명절로 삼는 달은 ‘6월 유두’, ‘7월 백중’, ‘8월 한가위’와 ‘1월’이다. 6월 유두(流頭)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감고 목욕한다는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을 줄인 말이다. 이는 바쁜 농사일을 마치고, 동쪽 즉 양기가 충만한 물에 목욕재계해 무탈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다. 7월 백중(百中)은 1년의 가운데라는 뜻이다. 또 백중을 백종(百種)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100가지 음식이 산출된다는 풍요를 상징한다. 8월 한가위는 크다는 의미의 ‘한’과 가을의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가 결합된 명칭이다. ‘가을 추수의 메인’이라는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이렇게 3 보름은 농사 및 풍요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 1월 보름은 계절을 고려하면 다소 생뚱맞다. 1월은 농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1월 보름에 ‘대보름’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는다. ‘대보름’은 보름 중에서도 으뜸이라는 의미로 8월과 정월에만 부여한다. 정월보름이 한가위 보름과 같은 위상을 갖는 것이다. 풍요로운 추석과 추위로 인해 농사를 쉬는 겨울의 보름을 함께 대접하는 셈이다. 

그 이유는 정월대보름이 벽사(邪), 모든 삿된 기운을 물리치는 ‘도액(度厄)의 명절’이기 때문이다. 우리문화에 ‘일 년의 모든 액난은 연초에 도액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연초에 잘하면 한 해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연초는 설날부터 대보름까지다. 이런 점에서 정월대보름은 벽사의식의 피날레가 된다. 실제로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과 부럼 깨기 이외에도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잣 불 밝히기, 폭죽 터트리기 등 다양한 세시풍속이 열린다. 이 풍속은 큰 소리나 불을 이용해서 삿된 기운을 물리치는 특징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대보름에는 또 겨우내 날리던 연(鳶) 줄을 끊어 날려 보내는데 이는 ‘송액(送厄)’ ‘액을 떨쳐 보낸다’는 의미다. 모든 액을 날려 버리는 의식으로 연을 날리는 것이다. 

사찰에서도 연초에 1년 동안의 모든 삿됨을 물리치고 행복을 기원하는 정초기도를 올린다. 그리고 대보름 안에 방생을 간다. 방생을 통해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는 동시에 자비의 마음을 북돋아 복을 증장한다. 방생 때는 단순히 방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유서 깊은 영험한 사찰을 순례한다. 이를 통해서 좋은 기운을 충만히 한다. 사찰과 민가의 풍속은 액난 방지라는 측면에서는 언뜻 같은 것 같지만 그 내용은 다르다.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이 액난을 물리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불교의례는 여기에 복됨과 행복을 추가한다. 액을 물리치려는 것은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의 발로 이니 불교의례가 세시풍속 보다 그 의미를 더 정확하게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정초기도를 놓쳤다면, 이제라도 기도를 올리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것은 어리석다. 그러므로 대보름 전에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 나쁜 액난은 날리고,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복된 한 해를 누리자. 

[불교신문3372호/2018년3월3일자] 

자현스님 논설위원·중앙승가대 교수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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