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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새싹불자 하나, 열 신도 안 부럽다

기사승인 2018.03.13  17: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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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층 포교 활성화, 작은 배려부터 시작하자

어린 시절부터 일찍 불교와 인연을 맺을수록 신심 깊은 불자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는 건 교계 공통된 의견이다. 계층 포교, 그중에서도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가 특히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사진은 조계종부산연합회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동련이 주관한 어린이 동안거 재가안거 ‘내 안의 감사향기’ 회향식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불교와 이른 시기 인연 맺을수록
독실한 평생 불자로 성장하지만,
어린이·청소년 법회는 내리막길

셔틀버스, 1학교 1사찰 연계 등
작지만 따뜻한 배려 시작해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불도(佛都) 부산에서 어린이법회 진행하는 사찰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학교 법당에서 주기적으로 법회를 여는 파라미타 청소년들과 달리 교내서 따로 법회를 하지 않는 영유아, 초등학생들은 부모를 따라 사찰을 오르내리며 불교를 익혔다. 법당에 들어서면서부터 몸으로 익힌 사찰 예절은 자연스레 습이 됐고 지도법사 스님으로부터 들은 부처님 생애는 평생 잊지 못할 이야기로 남았다. 도반과 함께 사찰 문화재 사이를 뛰놀며 굳은 머리가 아닌 어린 가슴으로 불교를 받아들였던 시절이었다. ‘불교세가 강한 부산에서조차 이제는 어린이법회를 운영하는 사찰이 40개도 채 되지 않는다’는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장 심산스님 회고다.

절에서 어린이 청소년 발소리 듣기 힘들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산율과 종교인구 감소 등으로 유아,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군 법회 참가율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참석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점차 법회 운영을 그만두는 사찰은 늘어만 가는 상황. ‘어린아이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젊은 지도법사 스님이 없다’, ‘재정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감당하기 힘들다’ 등의 이유도 계층별 법회를 없애는 빌미가 됐다.

어린이 청소년 법회 뿐 아니라 대학생 포교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콘텐츠개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대학생 포교’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100~120개 대학 불교학생회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불교연합회 중앙조직과 지회의 대표 연대행사인 여름캠프 불참률은 54%, 템플스테이 불참률은 61%, 총회 불참률은 41%로 집계됐다. 가입 인원에 비해 활동률은 그 절반에 불과한 셈이다.

어린 시절부터 일찍이 불교와 인연을 맺을수록 신심 깊은 불자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는 건 교계 공통된 의견이다. 계층 포교, 그중에서도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가 특히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현장 활동가들은 포교에 있어서만큼은 ‘찾아가는 불교’ ‘친절한 불교’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장 활동가들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불교를 처음 접하는 초심자일수록 감화 능력이 크다”며 “이들에겐 불교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불교를 통해 삶의 즐거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주머니 가득 이른바 ‘전도 사탕’을 넣고 다니며 어린아이들을 교회로 이끄는 기독교식 포교 방식에서 배워야 할 점도 있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던 날, 혹시라도 수험생이 극단적 선택을 할까봐 밤새 마포대교를 지켰던 전도사, 유교와 불교세가 강한 경북 영주 농가 주택에 교회를 지은 전도사 등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대중은 ‘혐오’ 보다 ‘온정’과 '열정'을 먼저 떠올린다. 기독교 교단이 최근 들어 “사회봉사활동을 하되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는 데 가치를 두고 전도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불교 또한 기존의 신행활동에서 벗어나 “절에 가면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무언가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데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유아‧어린이법회 운영 모범 사찰로 꼽히는 서울 봉은사 지도법사 현혜스님은 “아직까지도 몇몇 사찰에 가면 아이들이 장난치고 떠든다고 혼내는 스님이나 신도들을 볼 수 있다”며 “예절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절에 오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게끔 조금만 더 신경 써 배려하면 법회도 활성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포교가 된다는 것이다.

화엄군포교후원회 지원을 받아 영평사 주지 환성스님이 논산 육군훈련소 훈련병에게 수계 연비를 하고 있는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일례로 셔틀버스를 운행을 통해 사찰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서울 영화사는 법회가 열리는 날이면 아차산을 기점으로 중곡동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거동이 힘든 고령의 신도들 뿐 아니라 유아, 어린이 등도 함께 생각해 마련한 제도다. 이뿐만 아니다. 법회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신도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법회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신도들에게 부처님 말씀과 일정을 담은 소책자를 나눠 사찰에 오지 않더라도 늘 신도들과 함께 한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조금이나마 거부감 없이 절에 올 수 있도록 소소한 것부터 바꾸려는 배려다. 최근 각 사찰에서 젊은층 발길을 돌리고자 수유실, 어린이집 등을 운영하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청소년, 대학생, 군 포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천기 남양주 광동고 교장은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불교에 대한 호감을 먼저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불교 교리나 경전 공부를 강요하게 되면 괜한 반항심과 거부감만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장은 “굳이 불교 교리를 달달 외우거나 어려운 경전 말씀을 알려주려 하지 않아도 사찰에 자주 가고 스님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스레 불교 문화를 온 몸으로 체득하게 된다”며 “처음 접하는 불교에 대해 호감과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그 인연을 지속적으로 이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1학교 1사찰 결연’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학교와 연계한 지역 사찰 스님 초청 법회, 주민을 위한 봉사활동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장려해나가다 보면, 유아‧어린이법회 출신이 청소년‧대학생법회를 거쳐 신심 깊은 성인 불자로 거듭날 수 있다.

군법사 지용스님은 “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군인들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금강경> <천수경>을 무조건 독송하게 하거나 어려운 교리만 잔뜩 늘어놓으면 불교를 기피하게 하는 역효과만 낸다”고 강조한다. “청년 불자를 대상으로 하는 군포교를 비롯해 초심자를 위한 포교야 말로 불교를 전혀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포교 선두주자 동련 이사장을 지낸 심산스님은 이같이 말한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한 사찰에서 1년에 동자승 10명을 키우면 10년 뒤 100명이 된다. 절에 찾아오는 젊은 사람 없다고 마치 달나라 유영하듯 정확한 목표와 중심 없이 천천히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계층 포교를 한다고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지금부터라도 사찰이 각자의 형편에 맞춰 아주 작은 것부터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불교를 가르치려 드려는 자세부터 바꿔야 한다. 조금 더 사찰에 있고 싶고, 스님과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부터 들도록 작은 것부터 바꿔나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절을 찾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를 충분히 고려하고 배려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불교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제언이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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