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본사주지협의회, 본사와 소통없는 중앙종회의원들에 우려 표명

교구본사주지협의회(회장 성우스님)는 3월21일 순천 송광사에서 제55차 회의를 열고 원로의원 추천과 관련해 본사와 소통없이 중앙종회의원들이 추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본사 의견과 다른 원로의원 추천 이뤄져
"종회의원 독단, 교구체계 흔든다" 지적

전국의 교구를 이끌고 있는 본사주지 스님들이 교구본사와 뜻이 다르게 원로의원이 추천되거나 교구본사가 알지도 못한채 원로의원이 추천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중앙종회가 갖고 있는 원로의원 추천권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3월21일 순천 송광사 정혜사에서 열린 제55차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의에서 제기됐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현재 교구마다 한명씩 원로의원을 두고 있는데, 교구의 뜻과 다르게 원로의원이 모셔진 경우가 있다”며 “해당 교구의 원로의원을 모시는 중대한 일을 교구본사가 모르게 진행되거나 교구의 뜻과 다르게 추천된다면 해당 교구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원로의원 추천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중앙종회의원 한 사람이 권한을 이용해 교구의 체계를 흔드는 것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다시는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줄 것을 중앙종회에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도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앙종회에 강력하게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중앙종회 종헌종법특위에 이와 관련한 종법 개정안 마련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결의했다. 아울러 총무원에 ‘본사주지회의법’ 개정 발의도 요청키로 했다.

'본사주지회의법' 개정 발의도 요청키로

현행 ‘본사주지회의법’은 기능 조항에서 ‘중앙종무기관과 본말사의 종무에 관한 사항’, ‘중앙예산과 교구예산에 관한 사항’, ‘종단 중요 불사에 관한 사항’, ‘기타 종단 발전에 관한 사항’을 협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앙종회 등 중앙종무기관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여기에 ‘교구에 관한 입법과 종무행정에 관한 종헌 종법 종령 제개정에 관한 사항’을 조목에 추가해야 하며, ‘중앙종회 등은 교구에 관한 입법과 종무행정에 관련한 종헌 종법 종령을 제개정할 때에는 사전에 본사주지와 협의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할 수 있도록 총무원장 설정스님에게 ‘본사주지회의법’ 개정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개정안 취지 설명에서 “교구의 종무행정과 관련 종헌 종법 종령 등을 개정할 때 본사주지의 의견을 사전에 반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서 의견 반영 절차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종단의 중요 종책 결정에 본사주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제35대 집행부가 추진하는 교구중심제의 기초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20일 교구본사주지 스님들은 종단과 교구 현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복수의 본사주지 스님들에 따르면, 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서 총무원에 요청한 사안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한 불만 섞인 의견이 다수 표출됐다. 총무원 집행부에서 이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는채 중앙종회 임시회를 이유로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데 대해서도 섭섭함을 드러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성우스님(금산사 주지)은 “이번 회의에서 결의된 사항을 총무원과 중앙종회에 분명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또 “본사주지 스님들의 의견을 받들어 중앙종회 임시회 회기 중이라는 이유로 총무원 부실장 스님 중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데 대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분명한 뜻을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회장 성우스님, 부회장 진화스님(송광사 주지), 부회장 원경스님(마곡사 주지)을 비롯해 신흥사 주지 우송스님,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법주사 주지 정도스님,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 동화사 주지 효광스님, 은해사 주지 돈관스님, 불국사 주지 종우스님, 쌍계사 주지 원정스님, 고운사 주지 호성스님,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대흥사 주지 월우스님,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군종교구장 선묵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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