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참석해달라더니 발원권도 안줘…“이사장 즉각 사퇴하라”
‘여직원 성추행’ 사건 등으로 재단법인 선학원이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최근 시국선언을 낸 원로 스님들이 선학원을 항의 방문해 이사장의 즉각 사퇴를 재촉구했다. 또 원로 스님들 가운데 서울 기원정사 설봉스님이 선학원 이사장이 사퇴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하겠다고 나서, 이사장 측의 공개참회를 포함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포교원 성열스님과 천안 연대선원 자민스님 등 10여명의 스님들은 21일 오후 법인사무국이 위치한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을 방문했다.
이날 스님들은 “기념관 개관식 준비 이사회가 21일 개최될 예정이니, 선학원 원로 시국 성명서에 동참한 현 창건주, 분원장 스님들은 이사회에 직접 동참해 달라”는 선학원 측의 공문을 받고 회의에 참석하게 됐다.
하지만 두 시간 가량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원로 스님들에게 발언권을 거의 주지 않는 등 일방적으로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독선과 불통으로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회의에 참석한 천안 연대선원 자민스님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경고 차원에서 오게 됐는데 발언권은 주지도 않았다. (이사장이) 오는 4월24일께 분원장 회의를 열고 거취를 밝히겠다고 했다”고 성토했다.
서울 강남포교원 성열스님도 “이사장에게 즉각 사퇴할 것과 상식적으로 일하라고 주문했지만 답변을 피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선학원은 법당을 참배하고 싶다는 선학원 소속 스님들에게조차 문을 걸어 잠궈 논란을 키웠다. “시국선언에 동참한 스님들은 이사회에 참석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스님들을 절에 못 들어가게 하면 어떻게 하냐”며 선학원 소속 스님들이 따져 물었지만 굳게 잠긴 문은 열리지 않았다.
부산 수월선원 법상스님, 대전 청화사 효경스님 등 20여 명의 스님들은 회의가 진행되는 내내 눈과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불통 이사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부산 수월선원 법상스님은 “법당 참배라도 하겠다는 스님들을 막는 집단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 스님들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 흥륜사에서 온 법념스님은 “시국성명에 동참한 스님들은 회의에 참석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왔는데 문도 걸어 잠그고 정말 심각하다”며 “사바라이죄 중 음에 해당하는 죄를 짓고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정말 창피스럽다”고 한탄했다.
한편 현재 선학원 소속 스님 10여 명도 이사장이 사퇴할 때까지 기도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를 하고 있다. (21일 오후7시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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