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쟁위원회 집담회/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으로 본 탈중앙화와 공유사회 논쟁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가상화폐 열풍의 본질을 살피고 불교적 관점으로 논란을 진단해보는 집담회를 개최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암호화폐) 돌풍이 지난해 말부터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불안정한 미래에 지친 청년들의 한탕주의가 이끄는 ‘도박’인지 새로운 ‘투자 상품’의 등장인지에 대한 논란도 쉽게 가라앉고 있지 않다. 가상화폐 규제와 제도화 사이에서 방향성을 잃은 정부 당국자의 발언도 혼란을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가상화폐 열풍의 본질을 살피고 불교적 관점으로 논란을 진단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스님)는 지난 21일 서울 전법회관 3층 회의실에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으로 본 탈중앙화와 공유사회에 대한 논쟁’이라는 주제로 집담회를 개최했다.

발제에 나선 황도근 상지대학교 한방의료공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가상화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급등과 급락, 도박과 투자라는 이분법에만 치우쳐 있다”며 “가상화폐 실현을 가능하게 만든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을 주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발제에 나선 황도근 상지대학교 한방의료공학과 교수(사진)는 “가상화폐 실현을 가능하게 만든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이란 국가기관이나 은행이라는 관리 권력을 거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직접 거래했을 때 투명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려 장부를 분산해서 저장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서 개인간 거래에서 생기는 불신을 해소시키는 '신뢰보장 장치'인 셈이다.

황 교수는 “비트코인 열풍으로 시작한 블록체인 기술혁명은 폐쇄된 독점 권력을 가진 중앙집권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탈중앙화·탈권력화 운동의 시작”이라며 “이를 통해 개인이 각각 정보의 주인이 돼 평등하고 진정한 공유가 가능한 사회를 만들자는 움직임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각각의 사람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블록체인 기술은 결국 투명한 구슬그물로 온 세계가 연결됐다고 하는 불교의 인드라망 사상을 지향하고 있다”며 “모든 생명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부처님 가르침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 스쳐간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대인들의 세계관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의도 여부를 떠나 국가주의 민족주의 등 강력한 중앙집권화에 저항하는 모습”이라며 황 교수 의견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 “불교의 가치관은 세상 만물 모든 것이 연결됐으며 다 함께 살아야 함을 강조한다”며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재 상황에서 불교적 세계관을 녹여내고 잘 활용할 수 있을 때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욱 빛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가상화폐 열풍의 본질을 살피고 불교적 관점으로 논란을 진단해보는 집담회를 개최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