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 방문해 이사장 즉각사퇴 촉구…단식정진 설봉스님 위로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가운데)이 단식정진을 하고 있는 설봉스님을 위문하고 선학원 이사장 퇴진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정 수행자 비구니스님들이
 성추행으로 징역형 선고받은
 범계승 이사장으로 받들 순 없어

 정법 수호하려 정진하는
 선학원 비구니 스님들에게
 끝까지 의지처 돼 줄 것”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이 23일 오전 재단법인 선학원을 전격 방문해 ‘여직원 성추행’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이사장 법진스님이 사퇴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은 법인사무국이 위치한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2층에서 선학원 이사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 정진에 들어간 서울 기원정사 설봉스님을 위로하고, “정법을 수호하려 정진하는 선학원 비구니 스님들에게 끝까지 의지처가 돼 줄 것”을 밝혔다.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은 이날 오전10시10분경 현장에 도착해 설봉스님과 신도들을 위로하고 ‘선학원 기원정사 설봉스님의 단식 정진에 대하여’라는 문건을 낭독했다.

21일부터 단식정진하고 있는 설봉스님.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은 “3월21일은 영하의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눈과 비까지 내렸다”며 “이날 칠십이 넘은 선학원 비구니 원로스님 25~6명이 눈비를 맞으며 밤11시 한밤중까지 선학원 마당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재단에 사찰을 증여한 선학원의 주인인 원로스님들에게 문을 걸어 잠그고 법당참배조차 차단하는 이런 이사회가 도대체 있을 법이나 한 일이냐”며 “여태까지 일들은 모두 제쳐놓고서라도 이번 일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특히 “한평생을 청정 수행자로 불문(佛門)에 몸담아온 비구니스님네가 성추행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범계승을 이사장으로 받들 수는 없는 일”이라며 “범계승은 이미 승려라 할 수도 없는데 어찌 그 아래 머리를 조아릴 수 있겠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래서 전국비구니회는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선학원 비구니스님들과 뜻을 같이 해왔다”며 “기원정사 설봉스님은 선학원 법당 난간에서 이사장과 이사회가 사퇴할 때까지 단식정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은 “만사가 사필귀정이라, 부처님 법에 비춰 옳고 그림이 명백하니 결국에 이사장이 물러나겠지만 하루빨리 선학원이 제자리를 바로잡기 바란다”며 “1300여명의 선학원 비구니스님들이 수행과 포교에 전념할 수 있고, 설봉스님 같은 칠순이 넘은 청정 비구니가 단식 정진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전국비구니회는 정법을 수하하려 정진하는 선학원 비구니스님들에게 끝까지 의지처가 되어 줄 것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비구니회 총무부장 현견스님, 기획실장 행오스님, 섭외부장 혜욱스님,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 총무 심원 스님, 의정부 원오선원 성원스님 등이 함께했으며, 문건은 회장 육문스님을 대신해 총무부장 현견스님이 낭독했다.

지난 21일부터 단식 정진에 들어간 서울 기원정사 설봉스님은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정진하고 있지만, 이사장이 사퇴할 때까지 끝까지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앞에는 설봉스님의 상좌 스님들과 기원정사 신도들이 이사장과 이사회의 사퇴를 촉구하며 기도정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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