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 중국에 전해진지 수천 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므로 불교는 중국의 많은 전통과 풍속 중에 일부가 됐습니다. 불교 명절도 중국 전통문화 중 하나로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 민중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초하루와 보름은 물론이며 다른 불교의 특별한 명절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석가모니 부처님과 관세음보살에 대한 명절은 ‘가유호효(家戶曉)’라고 할 만큼 크게 지내고 있습니다. 

먼저 석가모니 부처님에 관한 명절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불교의 교주입니다. 음력 4월8일은 부처님오신날, 12월8일은 부처님성도일, 7월15일은 부처님환희일(佛歡喜日)입니다. 가장 중요한 불교 명절입니다. 부처님오신날에 중국은 사찰 곳곳마다 꽃을 이용해 부처님 탄생지인 난비원(藍毘園-룸비니 동산)을 만듭니다. 성대한 욕불법회(관욕법회)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서는 ‘행상(行像)’이라는 경축행사도 합니다. 행상은 화려하게 꾸민 차에 불상을 모시고 도시 거리를 순행하며 민중들은 불상에 예배를 합니다. 복(福)의 씨앗을 심는 행사를 뜻합니다. 

부처님 성도일에는 사찰에서 강경법회, 전등법회를 많이 합니다. 특별한 것은 절에서 만든 난팔죽(臘八粥)입니다. 난팔죽은 부처님께서 수자타에게 받은 유미죽을 기념해 8가지 재료로 만든 죽입니다, 사찰에서는 보통 15일 혹은 7일 전에 이 죽을 준비해 12월 초파일에 절과 학교, 병원, 마트, 버스 정류장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누구나 먹을 수 있도록 죽을 무료로 공양합니다. 그래서 중국인들에게는 신앙과 상관없이 이날은 꼭 난팔죽을 먹어야 한 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는 계속해서 이어져 오는 전통이 됐습니다. 

7월15일은 부처님환희일입니다. 왜냐하면 이날은 스님들이 하안거 동안 열심히 수행한 뒤 회향하는 날인데 부처님께서도 이날 환희하신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환희일을 효도의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 스승들을 위해 절에 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스님들에게 음식, 의류, 약 등을 공양합니다. 

관세음보살은 대자대비의 상징으로서 그 신앙은 수·당시대부터 불교의 융성에 따라 점진적으로 자비롭고 순결한 의미를 가진 중국 여성의 모습으로 변화돼 왔습니다. 인도의 이미지를 벗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중국은 ‘가가아미타 호호관세음(家家阿彌陀 戶戶觀世音)’이라 불릴 정도로 관세음 신앙이 성행했습니다. 관세음보살의 명절 행사는 어느 면에서 보면 부처님 명절 보다 더 크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절에 더 많이 가기도 합니다. 

관세음보살의 중요한 명절은 세 번의 19일입니다. 바로 2월19일 탄신일, 6월19일 성도일, 9월19일 출가일입니다. 특히 관음성지 보타산의 경우는 19일 전날 밤에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산 곳곳 절에 모여 밤새도록 관음염불을 하고 관음재일을 축하합니다. 보타산 이외의 다른 절에서도 관음재일 때는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고 법회도 많이 엽니다. 중국인들은 관음보살님을 보살이지만 어머님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절 밖의 민간에서도 자발적으로 이 관음보살의 명절날(세 번의 19일)에는 성대한 관음 축제를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미륵보살, 지장보살, 약사여래 등 여러 보살님들의 성일에 축하행사를 엽니다. 이는 불보살의 공덕과 자비를 칭송하고 기리고, 우리들의 마음도 맑게 해 해탈에 이르도록 신심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입니다. 

[불교신문3378호/2018년3월24일자] 

명진(明臻)스님  동국대 불교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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