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출가자 급격 감소
세계 분위기는 불교 상승세
명상 중심 세계적 추세 맞춰
내부부터 혁명적 변화 필요

2017년 우리나라 1인당 출산율은 1.05명을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정부에서 출산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년 10조원 이상을 들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로 암울한 지표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인구절벽의 여파는 조계종에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2007년 336명이었던 출가자는 2017년 151명으로 무려 55%나 급감했다. 2018년 상반기 수계자가 55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18년 출가자 수는 110명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팔라도 너무나 가파른 속도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반해 출가한지 30년 이상 되는 승려들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구조의 변화 속에서, 조계종은 항아리모양도 아닌 역삼각형의 구조 모순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승단의 고령화는 포교역량 위축과 복지비 증대라는 이중고를 양산하면서 악순환을 촉발한다. 재정이 줄어들면서 변화를 꾀하기가 어려워지고 이러한 점이 다시 재정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거듭되는 것이다.

출가자 수 감소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조계종에서 올해부터 제한적이지만 51〜65세를 대상으로 은퇴출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자 유입이 보완책은 될지언정 해법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현대인이 출가하지 않는 데는 탈종교화를 비롯한 많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으며, 이는 4차 산업시대의 본격적인 개막과 더불어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초지능과 초연결로 빠르게 변모하는 4차 산업혁명에서 실족은 자칫 몰락을 초래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조계종은 한국불교 1700년 역사에서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해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불교의 위기와 달리 세계적으로 놓고 보면 불교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불교는 기독교나 이슬람교와 달리 확대되는 유일한 보편종교인 동시에, 서구 지성들에 의해 미래세계를 주도할 종교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세계 종교의 지형변화는 종교보다 명상으로 접근하는 티베트불교가 한 몫 한다.

현대인들은 자유와 자아성취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명상과 행복의 가치를 앞세운 티베트불교의 약진은 한국불교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왜냐하면 조계종이야말로 현존하는 가장 명상적인 수행불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조계종은 전통적인 인습에 갇혀 우수한 장점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선불교가 최상승이라고만 말하지 말고, 이제는 왜 최고인지를 현대인들에게 드러내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 

혜능스님이 천명한 ‘누구나 붓다가 될 수 있는 쉬운 선불교의 가치’를 환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조계종은 종교를 초월한 명상주의를 통해 외연을 확대하여 출가와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명상이라는 시대적인 요청을 활용한 출가의 구조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한국불교 명운이 걸린 문제다. 

조계종은 전통과 연관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현대와 소통하려는 자기로부터의 혁명에 돌입해야 한다. 진리를 위해서 몸을 버리고 집단을 위해 사사로움을 떨쳐내는 ‘위법망구(爲法忘軀) 위공망사(爲公忘私)’의 정신이 절실한 때이다. 

[불교신문3382호/2018년4월7일자] 

자현스님 논설위원·중앙승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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