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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위기? 뿌리깊은 봄나무처럼 늘 살아있다"

기사승인 2018.04.16  13: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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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문태준 지음/ 문학동네

한국 현대시단 대표 시인
신작 담은 7번째 시집출간

불교적 시상 담은 시편들
맑고 온유한 세계로 인도

지난 3년 일상의 사유
시집 한 권에 담아내...

불교방송 현직 PD로 한국 현대시단에서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한 문태준 시인(사진)이 7번째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를 최근 출간했다. 김형주 기자

“백담사 계곡에서/ 흰 반석을 보니// 한 철에는 물 아래 눈 감고/ 한 철에는 물 위에 눈 뜨고// 쏟아져 흐르는 때에 얼고 마르는 때에// 앉아만 있으니// 구름은 가버리고/ 또 생겨나도// 고요뿐// 흰 뼈만 남은/ 고요뿐.” (문태준의 시 ‘흰 반석-무산 오현스님께’)

유심작품상을 비롯해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애지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문학인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 ‘가장 좋은 시집’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한국 현대시단에서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한 문태준 시인. 지난 1994년 <문예중앙>의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이래 그 동안 6권의 시집을 펴낸 중견시인이 3년 만에 펴낸 새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로 사부대중 앞에 나섰다.

문태준 시인은 1996년 불교방송에 입사해 현재 자용스님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자용스님의 최고의 하루’를 연출하고 있는 현직 방송 PD다. 지난 10일 서울 마포 불교방송 인근에서 만난 그는 “스님들과 함께하는 방송 일을 하면서 떠오르는 불교적 시상을 틈틈이 메모해 완성해 7번째 시집을 펴냈다”면서 “신작으로 묶어내긴 했지만, 시 쓰는 작업은 평소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만큼 지난 3년의 일상 속에서 보고 느낀 감정 등 모든 사유가 이번에 시로 드러난 것”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문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자신만의 속도와 보폭으로 우직하면서도 믿음직스럽게 써내려간 63편의 시편을 펼쳐 보인다. 조금은 낯설게도 느껴지는 시집의 제목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는 더욱 낮아지고, 여려지고, 보드라워진 시인의 목소리를 반영됐다. 삼라만상을 ‘사모’의 마음으로 올려다보는 시인의 시선을 잘 대변해주는 문장이기도 하다.

그는 “시집의 제목은 시 ‘호수’의 구절에서 따왔는데, 지금까지 나온 시집 가운데 가장 긴 제목”이라며 “여기서 말하는 ‘사모’는 남녀 간의 사랑보다는 생명존중과 희생을 통해 누군가를 모시는 마음에 더 가깝다”고 의미를 밝혔다. 더욱이 방송포교 현장에서 20년 넘게 매진한 불교 언론인답게 이번 시집에도 ‘흰 반석-무산 오현스님께’, ‘유연(由緣)’, ‘미륵석불’, ‘알람시계’ 등 불교를 소재로 삼은 시들이 눈에 띈다. 그는 “불교의 생명관, 연기법, 소멸에 대한 인식 등 평소 불교방송 PD로 일하며 사유한 철학과 세계관들이 자연스럽게 시에 담겼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문 시인이 등단 이후 2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는 이홍섭 시인의 시 해설 ‘숨결의 시, 숨결의 삶’을 함께 수록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홍섭 시인은 “문태준의 시를 읽을 때는 마치 숨결을 엿듣듯, 숨결을 느끼듯 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의 시는 모래알처럼 스르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버리거나 새털구름처럼 허공에 흩어져버리고 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시는 어린아이의 숨결, 어머니의 숨결, 사랑하는 연인의 숨결처럼 맑고 온유하며 보드라운 세계로 열려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는 샘물과 같으며, 봄이 되면 새순이 돋듯이 도처에서 시가 생겨난다”는 문 시인은 벌써부터 다음 시집에 대한 구상에 들어갔다. 차기작은 생명에 관한 짧은 단시를 쓸 계획이다. 그는 “예전부터 ‘시의 위기’라는 말은 수없이 많았지만, 뿌리가 깊은 봄 나무처럼 시는 늘 살아났다”면서 “최근 불교계에도 실력 있는 젊은 문인들이 불교적 상상력을 통한 좋은 시를 많이 선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 역시 불교적 안목을 갖춘 ‘시심’을 유지하는 시인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려대 국문과와 동국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한 문태준 시인은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곳>과 시 해설집 <포옹>,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 <우리 가슴에 꽃핀 세계의 명시 1>, 산문집 <느림보 마음> 등을 펴냈다. 현재 불교신문에서 ‘문태준의 오늘은 詩’를 연재하고 있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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