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이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이념 논쟁에 휘말려 마지막 순간까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故) 윤이상 선생을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스님)는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추모재를 오는 5월2일 오후2시 경남 통영 윤이상 묘역에서 봉행한다.

이번 추모재는 1995년 독일에서 생을 마감한 윤이상 선생이 지난 3월 고향인 경남 통영에 돌아온 것을 추념하고 고인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열린다. 통영·고성 사암연합회에서 함께하며 윤이상 선생의 부인 이수자 씨와 딸 윤 정 씨가 참석해 의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윤이상 선생은 독실한 불자이며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곡가 중 30인’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음악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1967년 당시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된 ‘동베를린 간첩단 조작 사건’에 연루돼 영면할 때까지 고국 땅을 밟지 못한 비운의 인물로 기록돼 있다.

특히 윤이상 선생은 총무원장 설정스님과의 인연도 깊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1995년 직접 독일으로 가서 윤이상 선생의 49재 추모법회를 봉행해준 바 있다. 그 시기 현안인 비전향 장기수 문제로 국가보안법 위세가 대단해 남한에서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힌 윤이상 선생을 멀리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불교의식으로 장례를 치르길 원했던 유가족의 절절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독일에서 천도재를 지내준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또한 총무원장 스님은 당시 49재를 진행하며 고인의 묘비에 ‘처염상정(處染常淨, 진흙탕 속에 피어나도 더러운 흙탕물에 묻히지 않는다)’이라는 경구를 직접 써줬으며 현재 통영에 있는 묘역에도 새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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