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사학회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28일 개최

개성 현화사 7층석탑 앞에서 고유섭, 황수영, 진홍섭 박사. 사진=한국미술사학회 제공.

한국 미술사학을 이끌었던 두 거장, 황수영(1918~2011) 전 동국대 총장과 진홍섭(1918~2010) 전 이화여대 교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두 학자의 연구궤적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미술사학회(회장 박정혜)는 오는 28일 오전10시30분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초우 황수영.수묵 진홍섭 박사 탄신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한 황수영 진홍섭 박사는 한국미술사학을 태동시킨 우현 고유섭 선생의 제자들이다. 고유섭 선생이 개성부립박물관장을 지내던 당시 함께 답사를 하면서 미술사학에 입문한 두 학자는 한국미술사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 또 1960년 ‘고고미술동인회’ 창립위원으로 나란히 참여하고 학술지 <고고미술>을 간행함으로써 황무지 같던 고고미술사학계를 이끌었다. 훗날 고고미술동인회는 한국미술사학회로 개편됐다.

특히 황수영 박사는 불교미술과 불교문화재 연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1년 도쿄제국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황 박사는 개성상업중학교 교감으로 일하다가 고유섭 선생과 인연을 맺는다. 이후 미술사학에 뛰어든 그는 1947년부터 1950년까지 국립박물관 박물감을 역임했다. 이후 1956년 동국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불교미술학과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창립을 주도했다. 이는 종립대학인 동국대에서 불교미술전공자를 배출할 창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장과 대학원장을 거쳐 1982년부터 4년간 동국대 총장을 맡았다.

불교미술사학의 개척자라 불리는 황 박사는 불상, 금속공예, 금석문은 물론 건축, 회화 등 장르를 망라해 불교미술을 연구했다. 석굴암, 서산마애삼존불상과 군위 제2석굴암, 경주 감포 앞바다 문무대왕릉, 울주 반구대 암각화 등 발굴조사도 주도했다. 특히 석굴암 중수공사는 손꼽히는 업적이다. 1965년 공사 당시 수석조사관이었던 그는 3년간 석굴암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중수를 주도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시멘트를 발라놔 풍화가 급속하게 진행됐던 석굴암의 훼손을 막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해 나갔다. 시굴조사를 통해 무너져 있던 팔부중 부조상의 배치위치를 찾아내 복원했고, 해풍으로 인한 훼손을 막기 위해 목조건축형태의 전실을 복원했다.

불상연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독보적이었다. 백제시대부터 신라, 고려시대까지 아우르며 70편에 달하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문헌조사에 그치지 않고 유물 실측과 탁본, 명문을 활하면서 수차례 현장조사를 진행, 현지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얘기까지 청취할 정도로 열정을 보여줬다.

2002년 본지에 연재한 불적일화(佛跡逸話)에서 황 박사는 후학들에게 “학문에 요령이란 있을 수 없는 것, 적어도 공부만큼은 자신의 온 정열을 바쳐서 신앙과도 같이 경건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일러준바 있다. 일평생 현장을 누빈 학자다운 조언이다.

오는 28일 열리는 학술대회는 황수영 박사와 함께 진홍섭 박사가 한국미술사학회에 미친 절대적 영향을 확인하는 자리다. 정우택 동국대 교수가 ‘초우 황수영 박사 : 미술사와의 운명적 만남’에 대해, 강경숙 전 충북대 교수가 ‘수묵 진홍섭 박사 : 학문세계와 한국미술사에 남긴 업적’을 조명한다. 이어 김춘실 충북대 교수가 ‘초우와 수묵의 불상연구’에 대해, 엄기표 단국대 교수가 ‘초우와 수묵의 석조미술 연구와 의의’를 살펴본다. 또 주경미 충남대 강사가 ‘초우와 수묵의 한국공예사 연구와 과제’를 고찰하며, 최연식 동국대 교수가 ‘초우와 수묵의 금석문 자료연구와 의의’를 주제로 발표한다. 총평은 김동현 전 동국대 교수가 맡았다.

[불교신문3387호/2018년4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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