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지역 주민과 부처꽃 심기 행사 개최

지리산 화엄사가 지난 23일 부처꽃으로 도량을 장엄했다.

지난 23일,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가 개산 1474번째 봄을 맞이하던 날, 아침부터 내리던 봄비를 맞으며 화엄사 대중 스님과 지역 주민 60여 명이 보제루에 모였다. 부처님 전에 꽃을 공양하기 위한 특별한 불사를 펼치기 위해서였다. 특별한 불사란 앞으로 석달 후 꽃을 피워 100일 간 향기를 품어내는 부처꽃 모종을 심는 것.

화엄사가 이날 심을 부처꽃은 모두 2000여 주. 화엄사 강원 스님과 소임자 스님, 종무소 직원, 여기에 화엄사 사하촌 지역민, 야생화 전문가학교 학생, 불자들이 한손에 호미를 또 다른 손엔 꽃 모종을 들고 도량 곳곳으로 나섰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도 직접 부처꽃 심기에 나섰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모종 심기에 앞서 “화엄사 도량에 자비를 상징하는 부처꽃 심기를 발원했다”며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꽃을심어 부처님의 자비향이 널리 퍼지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화엄사가 이날 심은 부처꽃은 여러 살이 꽃이다. 여름내 홍자색의 꽃이 잎겨드랑이에 3~5송이 씩 돌려난다. 옛날 가난한 여인이 부처님께 연꽃을 공양하고자 했으나 돈이 없어 들에 핀 꽃을 올렸다고 하여 부처꽃이라 불린다. 한여름 날, 사찰에서 우란분절이 되면 불전에 올리는 꽃이기도 한다.

야생화 박사로 불리는 정연권 한국야생화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은 이같은 내용을 소개하며 부처꽃 심는 방법을 함께 소개해나갔다. 정연권 이사장은 “오늘 심는 부처꽃은 지난해 파종해 1년 된 모종”이라며 “양지와 그늘, 물가 등 어디를 막론하고 잘 자라는 야생화로 꽃이 피면 꿀이 많아 나비가 많이 모이고, 7월경 만개해 100여 일 간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엄사 스님과 대중은 화엄사 경내 삼층석탑 옆 화단에서 시작해 대웅전과 각황전 아래, 성보박물관 옆 담벼락 등에 부처꽃을 심었다.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모종 심기는 계속됐다. 화엄사 사하촌에 거주하는 마산면발전회원 문필자 씨는 “화엄사 상가와 마산면 마을 앞 도로변에 부처꽃과 황색 코스모스 단지를 조성키로 했다”며 “화엄사와 지리산을 찾으면 마음이 꽃처럼 아름다워질 것이다”고 했다.

화엄사는 다음달까지 1만주의 부처꽃을 심을 예정이다. 여기에 불두화, 꽃무릇, 동자꽃 등 불교를 상징하는 야생화를 심어 도량을 장엄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부처꽃 심기 행사를 마치고 마산면발전회원과 야생화전문가학교 학생들은 화엄사에서 제공한 사찰음식으로 점심을 공양하고 정영권 이사장이 들려주는 ‘화엄사의 나무와 지리산야생화’ 특강을 경청했다.

성보박물관옆 담장아래에도 부처꽃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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