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사리외호와 금제사리내호 사진=문화재청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가 보물로 지정예고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오늘(4월25일) 미륵사지 서탑 사리장엄구와 호림박물관 소장 지장시왕도 등을 보물로 지정예고했다.

국립익산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이 소장한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2009년 서탑 심주석 사리공에서 출토됐다. 백제 무왕 40년(639)에 조성됐다는 절대연대가 기록된 금제사리봉영기(金製舍利奉迎記)와 함께 금동사리외호(金銅舍利外壺) 및 금제사리내호(金製舍利內壺), 각종 구슬과 공양품을 담은 6점의 청동합(靑銅合)으로 이뤄졌다.

미륵사지 출토 사리장엄구는 백제 왕실에서 발원하여 제작됐다. 사리공에서 봉안 당시 모습으로 발굴돼 고대 동아시아 사리장엄 연구에 있어 절대기준이 된다. 제작 기술면에 있어서도 최고급 금속재료를 사용해 조형미와 조각미가 뛰어나 백제 금속공예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얇은 금판으로 된 금제사리봉영기는 앞 뒷면에 각각 11줄 총 193자가 새겨져 있다. 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인 백제 왕후가 재물을 시주해 사찰을 창건하고 기해년(己亥年, 639년)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동안 <삼국유사(三國遺事)>를 통해 전해진 미륵사 창건설화에서 구체적으로 나아가 조성 연대와 주체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이 밝혀져 학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금동사리외호와 금제사리내호는 모두 허리부분을 돌려서 여는 구조로, 동아시아 사리기 중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구조이다. 또 소라모양을 한 넝쿨문과 어자문 등 문양의 생동감이 뛰어나다. 청동합은 구리와 주석을 합금한 것으로 총 6점이 발견됐다. 이 중 하나에는 ‘달솔(達率) 목근(目近)’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달솔이라는 벼슬(2품)을 한 목근이라는 인물이 시주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호림박물관 소장 16세기 지장시왕도 사진=문화재청

함께 보물로 지정예고된 지장시왕도는 조선 선조13년(1580)에 조성됐다. 지장보살과 무독귀왕, 도명존자를 중심으로 열 명의 시왕, 판결과 형벌 집행을 보좌하는 판관들을 한 폭에 그렸다. 현존하는 16세기 불화 대부분이 일본 등 국외에 있고 국내에 전해지는 것이 드문데다가 국내에 유일하게 알려진 16세기 지장시왕도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지정예고기간동안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다.

2009년 출토당시 심주석 사리공에서 사리호를 꺼내는 모습. 사진=문화재청
사리봉영기 앞면 사진=문화재청
사리봉영기 뒷면
청동합 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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