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상호 선수

지난 4월19일 총무원장 설정스님을 예방해 조계종에서 운영하는 아프리카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에 후원기금을 보시한 이상호 선수. 불교신문 자료사진

차분한 분위기 향냄새 좋아
부모님도 늘 기도해줘 감사
국민들 응원 용기 힘 솟아

“그동안 불교와 인연이 깊었던 것은 아니지만 절에 가면 마음이 편합니다. 특히 차분한 분위기와 향냄새가 좋습니다.”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설상(雪上) 종목 메달을 대한민국에 안긴 이상호 선수는 불교와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4월26일 서울 공릉역 인근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이상호 선수는 “동계아시안게임에 참석하기 전에 다른 선수들과 조계사를 방문해 스님들의 말씀을 들으며 불교신도가 되었다”고 말했다. “언제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부모님이 불교신도가 되신지 오래됐습니다. 늘 제가 잘 되도록 기도해 주십니다.”

이상호 선수는 “불교는 강제적인 느낌이 전혀 없고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을 줘서 좋다”면서 “마음의 불편함이 ‘1’도 없고, 언제든 스님에게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있어 자연스럽게 호감이 간다”고 덧붙였다. 숙소에서 차로 20~30분 거리에 있는 서울 수국사를 찾아 주지 호산스님을 만나 차도 마시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집중력과 마음의 안식을 주는 것이 불교의 장점입니다.”

지난 4월19일 총무원장 설정스님을 예방해 조계종에서 운영하는 아프리카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에 후원기금을 500만원을 보시한 이상호 선수는 “호산스님 권유도 있었고, 제가 이 자리에 오기 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면서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게 지내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평소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크게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닿는 대로 사회에 공헌하고 싶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뿌듯합니다. 나눔의 기회가 되면 (보리가람학교 외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할 생각입니다.”

이상호 선수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고 4월초까지는 엄청 바빴다”면서 “5월11일 선수촌 입촌을 앞두고 조금씩 몸을 만들고, 지인도 만나면서 쉬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요즘은 여유가 생겨 일상을 찾아 편안하게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상호 선수는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면서 “그래도 가장 기뻐한 것은 당연히 가족”이라고 미소 지었다. “아버지께서 메달에 너무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열심히 운동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함께 노력한 동료들도 진정성 있는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선
도전 정신, 긍정적 생각가져야“

고향인 강원도 사북의 고랭지 배추밭 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해 '배추보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상호 선수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기분이 좋다”면서 “모든 언론에서 좋은 취지로 올림픽 메달 획득 소식을 보도해 주어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비인기 종목이지만 스노보드 꿈나무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호산스님과 인연이 깊은 이상호 선수는 지난 3월1일 평창 휘닉스 스노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달마 오픈 스노 페스티벌’에 직접 참석해 후배들을 격려했다. “국내에 스노보드 대회가 여러 개 있지만 달마 오픈 정도의 규모로 꾸준히 이어오고 있지 못합니다. 스노보드인(人) 사이에서는 유명한 대회입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이상호 선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면서 “종목을 떠나 훌륭한 선수가 돼서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단기적인 목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입니다.”

선수생활이 끝난 뒤에는 “교수가 되어 강단에 서고 싶다”면서 “인연이 되면 IOC 선수위원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스노보드 국가대표팀 감독을 가장 해보고 싶다”면서 “선수 생활을 하며 익힌 테크닉을 알려주고 케어를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 감독으로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좋은 선수가 되는 첫 번째 조건을 묻는 질문에 이상호 선수는 “성격이다”면서 “도전 정신이 강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선수는 “올림픽 당시 출발선에서도 관중들의 응원소리가 들렸다”면서 “부담이 되기보다 오히려 긴장이 풀리고 에너지가 샘 솟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응원의 힘을 느꼈습니다. 관중과 국민의 응원 때문에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계속 응원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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