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PD수첩 관련 MBC 항의방문..."사과 방송 않으면 법적 책임 묻겠다"

조계종 교권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종단과 적대적인 관계를 가진 세력의 일방적인 주장을 중심으로 조계종에 의혹을 제기하며 PD수첩 ‘큰 스님께 묻습니다’ 편을 제작·방영한 MBC에 항의 방문해 강력대응 의지를 표명했다, 사진은 비상대책위를 대표해 진각스님(총무원 사회부장, 오른쪽)이 PD수첩 방송과 관련된 종단의 입장문을 이근행 MBC 시사교양본부장에게 전달하는 모습.

공영방송 MBC가 지난 1일 종단과 적대적인 관계를 가진 세력의 일방적인 주장을 중심으로 조계종에 의혹을 제기하며 PD수첩 ‘큰 스님께 묻습니다’ 편을 제작·방영한 가운데 조계종 교권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MBC에 항의 방문해 강력대응 의지를 표명했다.

총무원 사회부장 진각스님, 사업부장 승원스님, 불교사회연구소장 주경스님, 총무국장 선웅스님, 홍보국장 효신스님 등으로 꾸려진 교권수호 비대위 대표단은 오늘(5월3일) 오후 MBC에 방문해 이근행 시사교양본부장, 박건식 PD수첩 팀장(문화사업국 차장급)을 만나 강력히 항의하고 PD수첩 방영에 대한 종단의 입장이 담긴 입장문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사회부장 진각스님은 “이번 PD수첩 방송의 주된 흐름은 종단과 재판 중에 있는 피고인 이석만 불교닷컴 대표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토대로 구성됐다”며 “공식 명칭 변경 이후 처음 맞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의혹제기 수준의 방송이 얼마만큼의 공공의 이익과 시급성이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스럽다”고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이어 “불교닷컴은 지난 2012년 국정원 결탁의혹으로 해종매체로 지정됐고, 아직까지 해명이 없는 상태”라며 “이석만 불교닷컴 대표는 모 스님을 찾아가 총무원장 스님의 비리를 폭로해 달라는 청탁을 하는 등 그동안 종단 및 종단 소속 스님들을 향해 악의적 비방과 비판도 모자라 폭로청탁의 행위까지도 서슴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방송된 내용 중 이석만 대표는 현재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취득한 정보를 MBC에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개인정보보호법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며 이런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책임을 물을 뿐만 아니라 불법정보를 가공해 자료화면을 사용한 MBC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진각스님은 지난 4월24일 휴대폰과 녹음기를 전부 반납한 채 진행됐던 ‘종단현안 긴급 간담회’ 내용이 불법 도·감청 돼 방송된 점도 지적했다.

총무원 사회부장 진각스님 등으로 꾸려진 조계종 교권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단은 일방적인 주장을 중심으로 PD수첩 방송을 보도한 MBC를 항의 방문했다.

또한 “종단에서 제적 징계를 받은 명진(속명 한기중)과 불교와 무관한 이들이 다수 포함된 자칭 ‘적폐청산 시민연대’라는 단체의 구성원들의 인터뷰 등의 화면으로 내보내 공영방송으로 최소한 균형성을 상실했다”며 “PD수첩 방송 이후 바로 방영된 100분 토론에서 명진을 패널을 출연시킨 사실이 그 의도를 의심하기에 충분하다”며 비판했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주경스님도 “건전하고 건강한 비판은 종단을 건강하게 만들겠지만 이번 방송은 종단 제적자 명진스님과 해종언론 불교닷컴의 일반적인 주장을 담았고, 취재원칙 또한 지키지 않았다”며 “스님과 불자들의 상처와 불쾌감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사업부장 승원스님은 “최승호 MBC 사장은 지난해 9월 공영방송이 정상화된다면 조계종 적폐 특집 방송을 내보겠다는 발언을 했던 과거전력을 볼 때 조계종에 편향된 의식을 갖고 있다고 누구든지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객관성을 상실했으며 최 사장이 공영방송을 의도적인 사적 목적으로 이용한 결과물이 이번 PD수첩으로 방송된 것”이라고 힐책했다.

이에 대해 이근행 본부장은 “제작보도에 관해서는 최 사장이 관여를 안 한다”며 “이번 보도는 PD들이 자율 판단해서 진행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방송 시기와 관련된 질책에는 “만약 12월 성탄절을 앞두고 기독교 관련 의혹 보도가 있는 그런 상황이여도 방영했을 것”이라며 “마치 재 뿌리려는 행동을 하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건식 팀장은 “스님들 의견을 잘 듣겠다”라고 재차 답했다.

총무국장 선웅스님은 “금일 교권수호 비대위에서 전달한 입장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방송과 대조해 MBC가 잘못한 점이 있으면 사과방송을 할 것”을 정식 요청했다. 이어 “사과방송을 내보내지 않을 경우 MBC는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라 생각하고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묻고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본지는 이번 PD수첩 방송에 대한 경위,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방송을 제작한 점 등을 질의하려 최승호 MBC사장과 인터뷰를 또 다시 요청했지만, 이근행 본부장은 “방송 제작과 관련된 부분은 최 사장과 관련이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하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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