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조작 의심 정황 ‘포착’

방송에서 현응스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해인사 주지 시절 현응스님의 처소라고 지목한 전각. 그러나 당시 현응스님의 처소가 아니었으며 주지실로 사용된 적조차 한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PD수첩' 유튜브 화면 캡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의 비리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 5월1일 방송분이 조작됐으리라 의심되는 구체적 정황이 포착됐다. 방송에서 현응스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인터뷰를 했던 여성이 당시 해인사 주지였던 현응스님의 처소라고 지목한 주지실은 주지실로 사용된 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이 현응스님을 그때 만나지도 않았고, 나아가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것이라 짐작되는 유력한 증거라는 지적이다.

“방송에서 주지 처소로
지목된 전각은
주지실로 쓰인 적 전혀 없어”

2013년 3월
‘극락전’ 편액 바꿔달면서
완전히 다른 건물이
‘극락전’으로...
현응스님 임기는
2008년 8월까지

‘당시 주지실은 극락전’
사전에 정보 입수해
여성 허위진술 가능성

5월1일 'PD수첩' 방송에는 배윤경(가명)이라는 여성이 현응스님의 처소로 극락전을 가리키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방송을 시청한 해인사의 어느 주요소임자 스님은 5월3일 “당시 해인사 주지였던 현응스님의 처소라고 가리킨 극락전(주지실)은 ‘극락전(極樂殿)’이라고 쓴 편액(현판)을 다른 건물에서 떼어와 붙인 건물”이라며 “원래 극락전은 따로 있었다”고 제보했다.

소임자 스님에 따르면 원래 주지실은 1997년 이후 현재까지 대적광전 우측에 있는 선열당(禪悅堂)이었다. 현응스님이 해인사 주지로 취임한 이후 마침 선열당은 해체복원에 들어가 거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스님은 율원(律院) 대중 건물로 쓰이던 극락전을 임시 거처로 사용했다.

측면에서 바라본 현재 극락전(과거 청백당). 방송화면과 구도가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현응스님은 이곳에서 산 적이 전혀 없다.

이후 2013년 3월 해인사의 노스님들이 극락전 별채에 거주하다 극락전 아래에 있는 청백당(淸白堂)으로 생활공간을 옮기게 됐다. 이때 노스님들은 “원로들이 주석하는 요사채는 ‘당(堂)’이 아닌 ‘전(殿)’이 격에 맞는다”는 의견을 제기해, 사찰 측은 극락전에 걸린 편액을 떼어 청백당에 붙이게 됐다. 결국 2013년을 전후로 극락전은 완전히 다른 건물이 돼버린 것이다. 현응스님의 해인사 주지 임기는 2004년 10월부터 2008년 8월까지였다.

정면에서 바라본 현재 극락전(과거 청백당). 방송에 나오는 여성이 현응스님의 처소로 지목한 전각이다.
실제로 해인사 주지 시절 현응스님이 머물렀던 전각. 규모와 주변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소임자 스님은 “여자는 ‘당시 주지실은 극락전이었다’는 정보를 누군가에게 사전에 입수해서 극락전이란 편액만 보고 그곳을 주지실이라 지목했을 것”이라며 “여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더구나 율원 건물이었던 원래의 극락전과 극락전 편액만 단 청백당은 규모와 구조가 전혀 다르다”며 “현응스님과 잘 아는 관계였다면 장소를 결코 혼동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자가 주지실이라 지목한 현재 극락전(과거 청백당)의 크기는 173.88㎡(53평), 현응스님의 진짜 처소였던 율원 건물은 266.87㎡(81평)이다. 게다가 실제 현응스님이 거주한 건물은 높은 기단과 돌계단의 웅장한 건물인 반면, 여성이 주지실이라고 가리킨 건물은 맨땅에 간단한 기초를 한 단출한 건물이다.

본지는 이와 관련한 PD수첩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박건식 PD수첩 팀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현재 전화를 받고 있지 않다. 관련내용을 문자메시지로 남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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