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동대문으로 향하는 중앙승가대 학인스님들

종로거리에 ‘우중연화(雨中蓮花)’가 활짝 피었다. 오후7시가 넘어간 현재 불기 2562년 연등회 연등행렬은 조계사로 향하고 있다. 취타대의 흥겨운 연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천왕등과 제석천등이 행렬 선두에 섰다. 

굵은 빗줄기에도 아랑곳 않고 연등을 든 스님들의 모습은 당당하기만 하다. 석가모니불을 정근하며 걷는 스님들을 지켜보는 불자들은 합장인사와 환호로 반겼다. 스님들 행렬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스님들은 비가 비켜가는 가보다”며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흥인지문 앞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연등회를 보기 위해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쓴 이들은 연등행렬을 찍기 위해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했다.

올해 연등회에는 남북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불자들의 염원이 담겼다. 행렬등마다 이웃과 사회의 평화를 기원하는 서원지를 단 것이다. 남북화해의 분위기를 담아 재현한 북한전통등도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956년경 출간된 <북한의 공예>에 실린 이미지를 토대로 재현한 연꽃수박등, 학등, 물고기등, 호로등, 사자등 등 19점을 볼 수 있다.

총지종이 평화통일한반도등을, 군종교구가 평화의등을 선보인다. 또 약사여래불등, 옴마니반메훔등, 녹야전법상등, 연꽃수레등, 용등, 평화통일한반도등 스키점프등 스노보드등 같은 장엄등이 등장한다. 애니메이션 로보카폴리의 등장인물인 폴리, 로이, 엠버, 헬리 등은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방불교권 여러나라의 전통등도 볼 수 있다. 우산도 없이 등을 들고 행렬하는 남방불교 스님들이 행렬을 이끈다. 태국, 대만, 스리랑카, 미얀마, 네팔불자들이 나라별 전통등을 만들어 행렬에 참여하며, 스리랑카는 사리탑등, 네팔불자들은 네팔부처님과 룸비니 마야대비등과 같은 장엄등을 선보인다.

연등물결이 끝나면 오후9시30분부터 종각사거리에서 회향마당이 펼쳐진다.

선두에 선 사천왕상 장엄등
코끼리등과 사자등
부처님을 이운하는 청소년 불자들.
로보카폴리 주인공을 장엄등으로 만들었다.
남방불교 스님과 불자들도 연등회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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