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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특집] 불교미술로 본 부처님 오신날

기사승인 2018.05.21  11: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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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탄생, 사자후를 토하다”

불기(佛紀)는 부처님 입멸을 기준으로 하지만, 불교의 역사는 위대한 탄생으로부터 시작된다. 과거생 보살로서 자비행을 실천하다가 인도 카필라국 싯타르타 태자로 태어난 석가모니부처님은 왕좌 대신 수행자의 길을 택했다. 오랜 수행 끝 정각을 얻은 부처님은 입멸할 때까지 진리를 설하며 생로병사 고통에서 시달리는 중생을 구제했다. 불기2562년 5월22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경전 속 부처님 탄생이야기와 불교미술에서 부처님 탄생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살펴보자.
포항 보경사 팔상도 가운데 비람강생상. 화면 하단에는 룸비니동산에서 마야부인 옆구리에서 태어나는 부처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중앙에는 탄생게를 외치는 부처님의 모습이 표현됐으며, 오른쪽에는 아홉 마리 용이 공중에서 나타나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장면이 있다.

부처님 탄생의 순간을 기록한 한역경전을 보면 1~2세기 생존한 마명보살이 지은 <불소행찬>이 가장 빠르다. 이어 198년 축대력 강맹상이 번역한 <수행본기경> 수나라 사나굴다스님이 번역한 <불본행집경> 당나라 지바하라스님이 번역한 <방광대장엄경> 송나라 구마라발타스님이 번역한 <과거현재인과경> 등이 있다. 경전이 한문으로 번역된 시기는 차이가 있지만, 부처님 탄생일화는 대동소이하다. 인도를 거쳐 중앙아시아, 중국, 우리나라, 일본 등에 전해지는 부처님 탄생과 관련된 조각이나 그림들은 이들 경전을 근거로 해서 조성됐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탄생불이 조성됐고 조선시대에는 부처님 생애를 8장면으로 나눠 그린 팔상도가 주로 그려졌다. 팔상도 가운데 도솔래의상과 비람강생상은 보살이 도솔천에서 내려와 세간에 태어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통도사 팔상도 도솔래의상 중 일부분. 흰 코끼리를 타고 마야부인에게 향하는 보살의 모습이다. 사진=문화재청

도솔천에서 내려오다

<본생담>에는 부처님께서 여러 생을 반복하면서 보살행을 실천했음이 전해진다. 싯타르타 태자로 태어나기 직전 보살은 도솔천에 태어나 언제 어느 곳에 누구를 부모로 해 출세해야 할지 등 다섯 가지를 관찰했다. 카필라국 정반왕을 아버지로, 마야부인을 어머니로 하고자 결심하고 도솔천에서 내려왔다. 부처님 생애를 서사시적으로 묘사한 <방광대장엄경> 2권 ‘태 안에 계시는 품’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 부처님께서는 어머니 마야부인에게 뱃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을 이렇게 묘사했다. “훌륭한 사람이 의탁하여 나려고 흰 코끼리 되매/ 산뜻하여 눈과 같고 여섯 어금니 갖추었나니 코와 발은 곱고 묘하며 머리는 붉고/ 뼈마디며 몸매가 모두 뚜렷하였네.// 오른편 겨드랑이로 들어감이 유희 같아서/ 불모(佛母)는 그 때문에 아주 기뻐졌으며/ 일찍이 본 일 없고 들은 일 없어/ 몸과 마음 편안함이 선정 같았네.”

성인의 탄생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이는 어머니 마야부인이다. 흰 코끼리가 몸속에 들어온 꿈을 꾼 마야부인은 탐진치 번뇌가 없어지고 마음이 선정에 드는 상서로운 기운을 느꼈다고 한다. 불교미술에서는 잉태의 순간을 묘사한 장면이 적지 않다. 누워 있는 마야부인 위로 여섯 개 상아를 가진 코끼리를 새긴 모습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때 조성된 팔상도 가운데 ‘도솔래의상’에서 주요하게 그려지는 장면이다. 보물 1041년 통도사 영산전 팔상도 중 도솔래의상에도 잘 묘사돼 있다. 화면 상단에는 둥근 원 안에 하얀 코끼리 위에 가부좌를 한 채 앉아 있다. 그 주변을 천신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이들이 밟고 선 구름의 끝이 향하는 곳은 마야부인이다. 천신의 호위를 받으며 도솔천에서 내려와 입태(入胎)되는 순간을 구름 끝자락으로 표현하고 있다.

출산이 가까워오자 마야부인 아버지 선각장자는 정반왕에게 편지를 보냈다. 룸비니동산에서 부녀의 정을 나누다가, 출산한 후 편안해지면 돌려보내겠다는 내용이다. 룸비니동산은 선각장자가 아내 ‘룸비니’를 위해 지은 동산이다. 보배장막이 얹어진 흰 코끼리를 타고 제바타하성으로 돌아온 마야부인은 아버지 선각장자와 룸비니동산으로 향했다. 부처님 탄생이 가까워졌다. 이 때를 두고 <태자서응본기경> <불소행찬>에서는 4월8일이라 하고, <불본행집경> <과거현재인과경>에서는 2월8일이라고 해 차이가 있다. 학자들은 인도력과 대당력의 차이를 들어 같은 날임을 설명하기도 한다.

네팔 카트만두 국립박물관 소장 부처님 탄생상으로, 마야부인과 어린 싯다르타를 새겼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룸비니동산서 태어나다

부처님이 태어나신 순간을 <과거현재인과경> 권1에서는 이렇게 묘사했다. “2월8일의 해가 처음 돋을 때에 부인은 그 동산 안에 있던 무우(無憂)라는 하나의 큰 나무가 꽃의 빛깔이 향기롭고 사뜻하며 가지와 잎이 널리 퍼지고 아주 무성한 것을 보고는 곧 오른손을 들어서 끌어당겨 따려고 하는데, 보살은 점점 오른 겨드랑이로부터 나왔다.”

부처님이 마야부인 옆구리에서 태어나는 희유함을 보인 것에 대해 <불본행집경> 7권 ‘수하탄생품’에서는 여래가 보여준 상서로운 징조라고 설명했다. “일체 중생들은 생(生)의 괴로움이 닥쳐오기 때문에 태 안에 있으면서 이리저리 옮기고 움직이나 보살은 그렇지 않다. 나오려 할 때도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서 모든 괴로움에 쫓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마야부인은 모든 중생의 어머니들이 자식을 낳을 때 느꼈던 아픔과 괴로움 대신 즐겁고 기쁨을 느꼈다고 한다.

부처님께서 탄생하면서 나타난 상서로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마야부인 앞에 두 개의 우물이 솟아났는데, 하나는 차고 하나는 따뜻했다. 부인이 우물물을 떠다가 씻을 때 여러 야차왕들이 에워싸고 태자와 마야 부인을 지켰다. 이 때 공중에서는 난타용왕과 우바난타 용왕이 물을 뱉어냈는데 각각 따뜻한 물과 찬물을 부어 부처님 몸을 씻겼다. 또 사천왕은 하늘의 비단으로써 태자의 몸을 감싸서 보배 책상 위에 놓자 석제 환인이 손에 보배 일산을 가지고 대범천왕이 또 흰 불자를 가지고서 좌우에 섰다.

이런 내용 또한 앞서 언급한 경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팔상도에서는 부처님 탄생부터 탄생게를 외치고 용들이 나타나 부처님을 씻겨주는 장면까지 상세하게 표현돼 있다. 포항 보경사 팔상도 ‘비람강생상’을 보면 화면 중앙에는 하늘을 향해 손을 올리고 탄생게를 외치는 부처님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또 제석천왕이 하늘의 비단을 가져와 아기부처님을 감싸고 천인들이 공양을 올리는 장면도 있다. 향우측에는 아홉 마리 용이 공중에서 나타나 물을 토해내며 부처님을 씻기는 모습과 마야부인 주변으로 솟아난 두 개의 우물이 보인다. 화면 오른쪽 하단에는 룸비니 동산에서 나뭇가지를 잡고 선 마야부인의 모습을 통해 부처님께서 탄생했음을 알 수 있다.

부여 규암면 출토 탄생불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일곱걸음 후 탄생게 외치다

위대한 탄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바로 아기부처님의 사자후다. 부처님은 태어나자마자 부축해 주는 사람이 없는데도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었다. 발을 내딛은 자리마다 큰 연꽃이 솟아났다. 일곱 걸음 끝에 부처님은 손을 위로 올리고 사자후를 외친다. 부처님 탄생하면 떠오르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의 게송을 외친 순간이다. 사전에서 ‘유아독존’을 “자신만 잘났다고 뽐내는 태도”라고 설명하면서 부처님 탄생게를 오해하는 이도 적지 않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유아독존은 석가모니부처님 자신만을 지칭한 말이 아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 모두가 존귀한 존재임을 알라는 가르침이다.

경전에서는 부처님의 사자후를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수행본기경>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탄생게와 가장 유사한 ‘천상천하유아위존 삼계개고오당안지(天上天下唯我爲尊 三界皆苦吾當安之)’를 전한다. 또 <과거현재인과경>에서는 “나는 일체의 천상과 인간 중에서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하도다. 한량없는 나고 죽음을 이제야 다하였다니, 이생(生)에 일체의 사람과 하늘들을 이익 되게 하리라”고 밝혔다. 윤회의 고리를 끊고 열반에 이르겠다는 뜻과 중생을 이롭게 하겠다는 서원이다. <장아함경> 권1에서도 생노병사로 고통받는 중생들을 제도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불설보요경>을 보면 “나는 천상천하를 구제하고 천상과 인간에서 높은 이가 되며 나고 죽는 고통을 끊고 삼계에서 위없을 것이요, 일체 중생들을 언제나 편안하게 하리라”고 서원했다. 중생구제에 뜻을 밝힌 것에 이어 <불본행집경>에서는 “이 세간 가운데 내가 가장 높구나. 나는 이제 생노사(生老死)의 뿌리를 끊을 것”이라고 해 적멸을 염원했다.

부처님은 탄생게에서 태어나 병들고 죽어야 하는 고통에서 벗어나 더 이상 태어나지 않을 것 발원했다. 윤회에서 벗어나 열반에 이르는 동시에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할 뜻을 밝혔다. 이는 곧 대승불교의 핵심인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의미한다. 부처님 탄생 후 26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많은 불자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따른다. 그러나 가끔 자신의 수행과 기도가 부처님 가르침에 맞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나와 내 가족에만 머물러 있지 않은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어떨까. 부처님 탄생게 의미를 떠올려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불교신문3394호/5월19일자]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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