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는 이명의 원인을 크게 허(虛)와 실(實)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허(虛)해서 나타나는 이명은 소화기의 기능이 허약해졌거나 전반적인 기력이 떨어지거나 신장의 기능이 부실한 경우에 나타난다. 물론 여기서의 신장은 현대의학에서 지칭하는 콩팥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힘을 쓰게 만드는 한의학적 의미다. 

둘째로 실(實)해서 나타나는 이명인데 실(實)하다는 게 좋은 의미가 아니라 나쁜 기운이 지나치게 넘치는 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열이 발생한다든지, 스트레스로 간 기능이 울결되어 화(火)가 생긴다든지, 술이나 기름진 음식을 지나치게 먹어서 체내에 습하고 열한 기운이 생긴다든지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명이 허한 것인지 실한 것인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물론 전문한의사가 진료를 통하여 판단하는 게 제일 정확하겠지만, 증상을 통해 손쉽게 판단해 보는 방법도 있다. 우선 허해서 생긴 이명은 대체로 간헐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고, 손으로 귀 부분을 막으면 이명음이 감소되거나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실해서 생긴 이명은 양상이 돌발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손으로 이명부위의 귀를 막으면 오히려 소리가 더 커진다. 물론 가끔 예외가 있기는 해서 연세가 아주 많이 드신 분들의 이명은 허해서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귀를 막으나 안 막으나 여전히 소리가 심하게 들리기도 한다. 

이렇게 이명을 간단히 구분하는 방법 외에 실제 한의원에서 진료시에는 조금 더 세분해서 그 원인을 분석하고 나름 분류를 한다. 이것을 변증이라고 하는데, 변증에 의하면 풍열이명, 간화이명, 담화이명, 신허이명, 심신불교이명 등으로 나누고 이에 따라 약물치료, 침치료, 뜸치료 등을 시행한다.

변증에 따른 각각 이명의 치료 한약재 처방이 있으나, 여기서는 생략하고 침치료와 뜸치료에 대해서만 주로 말해보면, 귀 주위에는 많은 경혈자리가 있는데 특히 이문, 청궁, 청회 등의 혈자리가 이명치료에 대표적으로 쓰이는 혈자리이고 뜸치료에도 물론 쓰인다. 물론 이러한 혈자리가 지압하는 경혈로도 쓰이는 위치다. 

혈자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귀의 구조 중 귓구멍에서 얼굴쪽으로 향할 때 살짝 귓구멍을 덮고 있는 부분을 이주라고 하는데 이주의 정중앙 살짝 들어간 부부은 청궁혈, 그 위로 0.5㎝가 이문혈, 그 아래로 0.5㎝가 청회혈이다. 인터넷에 검색해보시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귀 주위의 경혈을 자극하여 귀의 기능을 활성화시켜서 이명을 줄여보자고 하는 치료법인데, 발병이 오래되지 않는 이명은 지압만으로도 금방 효과를 볼 수 있고, 침뜸시술을 통하여도 상당한 이명감소를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침뜸치료만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고질적인 이명은 전문한의사와 상담을 권해드리고 싶다. 

[불교신문3403호/2018년6월27일자] 

홍승욱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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